응원 글의 의미
이렇게 완성한 글 한 편.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마지막 과제는 지금까지 쓰고 다듬어 완성한 글을 둘레 사람에게 보여주며 전체 글에 대한 댓글을 받는 겁니다.
한마디로 ‘응원 글’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이 과제는 복지관 관장님, 부장님, 팀장님과 같은 선배 사회사업가에게 응원 글을 부탁합니다.
복지관 선배의 응원 글 받기는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선배는 후배 사회사업가가 정말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알고 싶어도 의미 있게 일한 뒤 찾아와 살갑게 나눠주는 후배는 거의 없습니다.
글이 있어야 후배의 실천을 이해합니다.
그렇게 신뢰가 쌓입니다.
자기 실천을 글로 써서 나누는 후배가 반갑고 고맙습니다.
더하여, 후배의 실천을 읽은 선배는 이에 대한 생각을 응원 글로 전합니다.
의미 있는 나의 실천을 읽고, 어떤 대목이 와닿았는지 인용하여 글을 써서 응원해주는 선배가 있으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한 해 수고를 보상받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 응원 글을 다른 기관 동료나 친구, 가족에게 받기도 합니다.
자기 실천을 기록하고 이를 서로 나누는 문화가 다른 기관에도 자극을 줍니다.
우리 복지관도 그렇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렇게 다양한 현장에 쓰고 나누는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가족과 친구에게 응원 글을 받기도 합니다
. 아마도 그 글을 읽는 가족이나 친구는 바르게 실천하고 글까지 쓰는 사회사업가인 그가 자랑스럽게 느껴질 겁니다.
가족과 친구에게 인정받고 응원 받는 사회사업가는 현장에서도 허투루 일하지 않을 겁니다.
사례1)
‘구슬꿰는실’ 사회사업 글쓰기 모임을 함께한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는
양해승 선생님 글 마지막, 양해승 선생님 어머니 응원 글
박미옥, 양해승 사회복지사 어머니
소중한 기록 잘 읽어 보았습니다. 올 한 해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이 많아 분주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틈틈이 기록한 소중한 글을 전달받아 읽어보며, “내 아들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구나.”
내 아들이 너무나 예쁘고 소중한 일하는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생각하고 내 옆을 내어준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누구나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막연한 꿈들을 품기도 하지만 막상 실천하기에는 너무 외롭고 힘든 일이지요.
그럼에도 당사자 분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호흡 맞추려 노력하며 내일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니 느낀 점이 정말 많았습니다.
“존경스럽고, 감탄스러웠습니다.”
잠시 내 어릴 적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장애인은 무섭다.”, “장애인과 함께 있기는 불편하다.” 하는 생각들에 짓눌리지 않기 위해
일부러 그들과 함께하기를 마다하지 않고 피하고 싶어도 꾹 참곤 했습니다.
그런데 양해승 선생님께서 당사자분들의 손과 귀, 그리고 마음이 되어 드리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반성도 해봅니다.
힘든 세상입니다. 세상 누구도 기꺼이 나를 위해 마음과 몸써주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외로워질 수 있고, 지쳐 힘들어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아들과 같은 가슴을 가진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많이 계신다면, 우리 세상도 충분히 살아 볼만한 세상 일겁니다.
일 년 동안 정말 고생 많이 한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대단합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었으니, 오늘보다 내일은 더욱 밝아지리라 믿습니다.
정말 수고 많이 했어요. 아드님!
사례2) ‘구슬꿰는실’ 사회사업 글쓰기 모임을 함께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김태권 선생님 글 마지막, 김태권 선생님 아내의 응원 글
언제나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를 지지해주는 영원한 나의 편인 남편의 글을 읽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마음이 설렜습니다.
그리고 함께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보여줬던 열정 그대로 초심을 잃지 않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같은 사회복지영역 안에 다른 실천을 하고 있는 저의 태도를 뒤돌아보고,
제가 만나 뵙는 분들도 각자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마음을 깊이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진심을 담은 말과 행동, 다른 사람의 인생 그 자체를 존중하며 아무리 대상자라 할지라도
무엇이라도 배우는 모습에서 진정성 있는 사회복지란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는 기회를 준 거울과 같은 나의 남편!
일 얘기, 힘든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아 늘 궁금하고 걱정이었는데
이 기록으로나마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분들과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함께 나눠주어 무척 고맙습니다.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례3) 어느 종합사회복지관 글쓰기 모임을 함께한 김민정 선생님 글 마지막,
김민정 선생님 어머니의 응원 글
김연화. 엄마
‘딸, 더욱 행복한 삶을 살기 바란다.’
사랑하는 딸. 너는 어릴 때부터 참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였단다.
엄마와 같이 시장을 가면 물건 파는 할머니들을 보며 꼭 사주라고 엄마를 조르고
혹 구걸하는 사람이 있으면 꼭 돈을 넣고 지나가야하는 아이.
항상 남을 먼저 배려하는 아이였지. 학교 마치고 오면서 길 가는 할아버지 할머니 짐 들어드리느라
항상 집에 늦게 와서 엄마는 걱정도 많이 했지.
그런 너를 키우는 엄마는 험한 세상 속에서 저 여리고 착한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염려가 되었었단다.
하지만 너의 타고난 성품대로 사회복지사가 되고 사람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따뜻하고 밝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큰 몫을 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딸.
네가 행복해야 주위 사람들에게도 행복바이러스를 터트릴 수 있기에 더욱 행복한 삶을 살기 바란다.
사례4) 어느 장애인복지관 글쓰기 모임을 함께한 김광옥 선생님 글 마지막,
김광옥 선생님 시어머니의 응원 글
김경순
사회 초년생으로 노인복지관을 시작으로 주간보호, 요양원 등 불편한 어르신들을 지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18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혼자에서 다섯 식구가 되었고, 과천시장애인복지관으로 직장을 옮겼지요.
가족 돌봄과 더불어 함께하는 장애인과 가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경험하며 성장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참 대견하지요.
동전의 양면 같은 대상자 찾아 나서기, 가정방문의 어려움,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 자원 활용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고, 이론과 실제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노인복지와 장애인복지는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올해 동료들과 실천한 내용을 글로 남겼다며 응원 글을 부탁받았을 때,
이 또한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자체만으로 응원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직 생활을 마치고 발달장애인 재활 도우미로 봉사한 적이 있는데,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같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돌발적인 행동과 사고 위험들, 그들과 함께하는 실무자들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천에서 우리 며느리도 저렇게 일하겠구나 싶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원고를 읽으며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하게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원하는 것을 이뤄주는 것이 아닌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천 근거로 글을 써서 남기는 것은 어렵지만, 귀중한 자료로 성장 발판이 되기에 의미 있는 일입니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애쓰며 의미 있는 만남을 이어가는 우리 며느리를 늘 응원합니다.
사례5) 구슬꿰는실 사회사업 글쓰기 모임에 참여한 김가영 선생님.
팀장 고진실 선생님의 응원글
글을 보고 놀랐습니다. 당사자를 잘 지원하기 위해 고민했고, 성찰하며 일했구나 싶었습니다.
당사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편한 양식을 궁리하고 현장에 적용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사자에게 어떤 것이 더 나은지 묻고 점검했습니다.
모든 과정을 당사자와 함께하고자 했던 마음이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이 마음을 칭찬, 응원하고 싶습니다.
글 주인공 채민 님 이름을 보자마자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딱 한 번 봤을 뿐인데 바로 생각난 것이 신기합니다.
면접 장소에서 처음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합격 소식 듣고 퇴사했으니 글로 근황을 만납니다.
채민 님이 직장 생활하며 많은 일이 있던 것 같습니다. 계약이 종료되었으니 결과만 보면 아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사회사업은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합니다.
채민 님 그동안 땀 흘려 열심히 일했고 직장 상사, 동료와 어울리며 또 다른 사회를 경험했습니다.
이런 점을 높게 봐준다면 좋겠습니다.
채민 님 어머니 말씀 중 ‘근로 연장이 되지 못하더라도 잘 넘어지는 방법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여전히 당사자의 취업을 불가능에 가까운 일로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일이 취업하게끔 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패도 잘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임을 상기하게 됩니다.
채민 님과 채민 님 어머니 덕분에 다시 배우고 성찰합니다. 고맙습니다.
문득 가영 선생님을 처음 만났던 때가 생각납니다. 첫 직장이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컸을까요?
사회사업 현장에 대한 설렘으로 눈을 반짝이면 모습도 선명합니다.
선배로서 후배를 잘 지도하고 싶었습니다.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책임감이 무거웠습니다.
팀장의 역할에 대해 늘 고민했고 후배와 무엇을 나눌 수 있을지 궁리했습니다,
나의 지난 경험을 돌아보니 사회사업 인생에 스승 동료 공부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재밌고 의미 있게 일했습니다.
선생님께 이 세 가지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글쓰기 모임이 분명 좋은 자리가 될 것 같았습니다.
모임이 끝날 때쯤엔 훌륭한 스승, 응원과 격려 주고받을 동료를 만났기를 바랍니다.
사회사업 공부, 글쓰기를 통해 성장하는 기쁨을 느꼈다면 좋겠습니다.
신입 때는 누구나 잘하고 싶은 마음만 저만치 앞서서 허둥지둥합니다.
근데 그때 저는 기록하며 성찰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죄송하고 부끄러운 일이 많습니다.
다행히 선생님은 성찰하며 일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분명 잘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아낌없이 응원하겠습니다.
만약, 사례관리 업무처럼 한 개인을 돕는 일을 하였다면 더욱 그 글의 주인공인 당사자와 나누기를 권합니다.
개인 상황에 따라 읽어드리기도 합니다.
당사자에게 답글을 써달라고 부탁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 거절할 수 없는 당사자의 상황을 살펴야 합니다.
때때로, 어떤 당사자는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이를 생동하게 거든 사회사업가의 글에 답글을 쓰기도 합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사회사업가와 당사자의 인격적 만남의 순간입니다.
신뢰가 쌓이는 경험입니다. 당신을 잘 돕겠다고 나선 사회사업가의 기록인데, 당사자에게 읽어드리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회복지사사무소 ‘구슬’에서 진행하는 여러 글쓰기 모임은
글 쓰는 사회사업가의 성장과 함께 그 글로 둘레 사람과 관계를 살리는 데도 뜻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