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성곽 탐방[보송회 398차]

[厚默채희묵]

★일시: 2023년 3월 29일(수) 10:00 날씨 맑음, 5~19도

★집합장소: 수인분당선 매교역 5번출구

★코스: 세천교 – 남수문- 화홍문(북수문)-동북각루(방화수류정) –용연 장안문 – 화서문- 화성장대(서장대) - 효원의 종- 서남각루- 팔달문 – 지동시장 (시장순대곱창타운, 늦점) - 행궁 - 간식

★참석자(9명): 운암 김종철, 묵거 박평순, 석계 송명수, 청안 양완식, 송원 장용관, 양우 정상범, 백사조운제, 박여사, 후묵 채희묵

★식대: 총 101,000원 (시장순대곱창타운)

- 순대국밥 9,000원x9=81,000원

- 막걸리 4,000원x5=20,000원

-수입: 개인회비: 10,000원x8=80,000원, 21,000원(후묵 후원)

행궁 정문 신풍루앞에서 단체 인증샷

신풍루 옆에 보이는 영조 친필의 화성행궁

*******

아침은 영상 5도로 좀 옷을 여미게 한듯 했으나 한낮에는 20도까지 올라 봄맞이 하기에 알맞는 날이었다.

이날은 박여사의 안내를 받으며 남쪽 멀리 수원 화성을 한번 걸어보기로 해 필자는  개포동역에서 매교역까지 1시간 5분이나 걸렸다. 북쪽인 도봉산역이나 노원역에서 오면 2시간이 넘게 걸렸을 것이니 굉장히 먼데다.

운암, 양우, 백사는 1호선을 이용해 수원역에서 환승해 수인분당선 한 정거장을 갈아타고 왔다.

수원 화성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수원천은 개천이 낮아 담벼락너머로 좁은 도로, 상점, 공구상, 재래시장들이 인접해 있어 간판과 함께 정감이 넘치고 마음도 편안해진다.

개천 서쪽에는 능수벚나무가 하얀꽃으로 짧게 머리를 하고 줄지어 서있고 물가의 능수버들은 연록색 세(細)가지를 축축 늘어뜨려 봄의 한가운데임을 말해주고 있다.

수원천변의 능수벚나무

남수문 (홍예9개) ... 북문과달리 누각없이  있어 방어용  성가퀴만 있다.

광교산에서 발원하고 아산만으로 흘러가는 수원천의 수양버들

얕고 좁은 천에는 물에 뭔가 덩어리들이 흘러 내려 깨끗해보이지 않지만 오리들이 놀고 있고 왜가리, 백로들이 사람눈치도 보지않고 먹거리 사냥을 하고 있다.

30여분 여기저기 쳐다보며 걸어갔더니 전서체(篆書體)의 화홍문(華虹門) 현판이 걸려있는 북수문 누각이 떡버티고 서 있다. 아치형 수문 7기가 물이 광교산에서 흘러내려오면 거침없이 내려보내주겠다는 당당한 모습니다.

북수문인 화홍문과 7개의 홍예수문

전서체의 화홍문

박여사는 8명 일행을 돌출부에 서있는 군시설인 동북각루(東北角樓)로 안내한다.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이라는 별명의 선계를 연상하는  기역자 정자다. 세검정(洗劍亭)이나 창덕궁 부용정(芙蓉亭)보다 너욱 멋있는 정자다. 정자의 백미다. 군병(軍兵)이 보초를 서있다가 시인이라도 될 것 같다. 암문을 통해 성곽밖 소나무 아래로 자리를 잡는다. 박여사는 미나리가 금방 일어날것같은 맑은 초록색의 미나리전을 내놓는다. 필자는 국산 쌀로 빚은 서울막걸리 한병과 아직 온기가 오르는 순대를 꺼내놓았다. 청안은 콩찰떡을 내놓는다. 부족한 듯 해야 맛있는 법. 다들 맛있게 먹는다.

능수버들이 우거진 둥근 용연(龍淵) 역시 수류정과 찰떡궁합이다. 220여년전 화성성곽을 쌓을 때 땅을 파서 돋우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연못이 시인묵객들의 눈과 발을 꼭 붙들어놓을 것이다. 섬에도 멋진 소나무가 있고 성벽 아래도 여인네 S라인처럼 멋지게 휘어진 소나무들이 화성성역의궤 그림과 다르지 않다. 화성 최고의 경치란다. 그런데 5월 12일까지 공사중이라 접근 금지 비닐줄을 쳐놓았다.

방화수류정에서 내려다본 용연

서쪽으로 꼬불꼬불 비비꼬면서 달아나는 성벽을 따라 걸었다. 평일인데도 오고가는 탐방객들이 많다.

포(砲)가 있었던 포루(砲樓), 초소로 쓰였던 포루(鋪樓), 정문인 장안문(長安門) 양쪽으로 적을 살피기 위한 적대(敵臺), 화재시 물을 내릴수 있는 다석 구멍의 오성지(五星池), 속이 비어있는 망루인 공돈(空墩), 반듯한 성곽에 적을 감시하기 위해 본성에서 약간밖으로 튀어나온 치(雉), 적의 동태를 살피기 위한 성벽모서리에 지은 누각인 각루(角樓), 봉화대와 돈대를 겸한 봉돈(烽墩).

비슷비슷한 것 같은 각종 적을 대비한 구조물들이 성곽 중간중간에 설치되어있다. 모든 것이 감시와 방어용이며 포와 총구가 벽에 뚫려있어 공격용이기도 하다. 이런 성곽이 220여년간 한번도 써보지 못하고 지금은 수원시민들이 산보하며 힐링하고 건강 증진하는 헬쓰시설이 되었다.

서쪽 대문이 화서문

서쪽 대문인 화서문(華西門)을 지나면서 성곽은 가파르게 꿈틀거리며 산정상으로 힘겹게 기어올라간다. 산은 머리에 흰버짐이 생긴것처럼 벚꽃으로 허옇다. 개나리도 오르는 길을 샛노랗게 장식하고 분홍 진달래는 촌새악시처럼 숲속에서 수줍어하듯 힐끗힐끗 얼굴을 내밀고 있고 나일락 사촌인 자주색 정향나무꽃도 우리를 쳐다본다.

힘이 드는가 싶더니 정상이다 (145m). 넓은 공터에 동쪽이 확트인다. 물론 2층의 서장대인 화성장대는 동향이다. 성곽를 따라 서 있는 군병들에게 지휘하는 장수의 위엄을 보태준다. 남한산성의 수어장대와 유사하다. 우진각지붕의 화성장대가 용마루가 긴 팔작지붕의 수어장대보다 더 작다는 것은 성곽 길이로도 알수 있다. 화성이 5.7km, 남한산성 본성 길이가 8~9km. 그러나 수원 성안이 다보이고 멀리 신시가지까지 다 들어온다. 영조가 모친 회갑연에 이 행궁에 왔다 서장대에서 친위대 장용영 군사들을 모아놓고 얼마나 마음이 든든했을까?  신기전같은 기계로 쏘는 노대인 서노대(西弩臺)가 서장대 뒤로 있다.

아버지 사도세자를 향한 정조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만들고 시민이 작명한 ’효원의 종‘에서 송원은 딸 이름이라며 돈을 주고 한번 쳐본다. 딸에게 효원의 종 사진을 보내주기 위한 것.

서남암문과 서남각루(西南角樓)가 팔달산에서 마지막 눈길을 끄는 곳. 일반적으로 암문이 땅속으로 잘 안보이는 곳에 만들어져 성밖과 통하게 되어있는 것과 달리 서남암문은 평지 위에 있고 누각이 있고 밖으로 나가면 성밖이 아닌 서남각루 화양루(華陽樓)가 있다. 그 통로를 유사한 남한산성은 옹성(甕城)이라 했는데(예; 연주봉옹성) 화성에서는  용도(甬道, 골목길)라고 쓰여있다. 처음보는 용어로 어려운 말이다.

암문같지 않은 서남암문

서남각루인 화양루

여기서부터는 급경사 계단으로 지붕에 눈높이로 가까운 남포루(南砲樓), 남치(南雉)가 있고 내려서면 정동으로 팔달문이 보이는데 성곽이 끊어져 서울 남대문처럼 섬처럼 되어있다.

정조대왕이 남쪽 화산(花山)에 있는 부친의 묘 현융원을 갈때면 행궁에서 나와 이곳 팔달문을 통해 갔다. 지금은 승용차로 30분 거리.

팔달문 주위에는 재래시장이 모여있다. 성곽까지 밀어내고 수원 제일큰 재래시장인 팔달문시장, 남쪽의 패션1번가시장, 수원남문시장, 지동교 서쪽 수원영동시장, 지동교를 지나 순대타운으로 유명한 지동시장, 못골종합시장 등. 정조가 상업발달을 위해 만들었던 수원 화성을 지금 환생해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우리는 지동시장 순대타운으로 들어갔다. <시장순대곱창타운>. 지난 21일(화) 답사차 와서 식사했던 순대국밥집. 맛있게 먹었던 집이러 적극 추천했다. 2시가 되어 그렇게 넓은 홀이 텅비어있다. 1시정도만 해도 발디딜틈이 없었다는 홀 아주머니 말이다. 제일 좋은 3테이블자리를 잡았다.

송원이 다른 것 주문할 필요없이 국밥 한그릇씩 일단 주문해서 먹어보잔다. 순대국 9그릇에 막걸리 5병. 막걸리 한잔씩 따라 ’건강을 위하여!‘ 좀 더운듯하고 지친듯해 시원하고 좋다. 8일만에 다시 먹어보지만 역시 감칠맛 나는 국밥이다. 순대보다 머리고기살이 많고 쫀득쫀득하다. 돼지냄새도 없다. 다들 맛있어한다. 가운데 자리 (운암, 묵거, 필자)에서 각1병을 비웠다.

3시반 해설이 있는 행궁으로 갔다. 해설사를 따라 한바퀴 도니까 50분정도 걸린다.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홍씨의 환갑잔치를 위해 8일간의 행차를 한 내용을 가지고 건물 하나하나를 설명한다. 행차 8일은 사도세자가 뒤주속에서 8일만에 죽은 것과 겹쳐진다. 해설사는 화성성곽건설보고서인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와 8일간의 화성행궁방문정리보고서인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가 있어 가능하단다. 묵거는 저녁모임 때문에 먼저 서울로 떠났다.

행성 중삼문인 중양문

화성관련 얘기가 어제 일인 듯 눈에 선하게 들어온다. 동쪽 성곽은 생략하자고 한다. 박여사께서 승용차에 커피와 물, 귤이 있다며 가져와 공터공원에서 먹자고 한다. 커피와 귤로 벤치에 앉아 이날의 보행을 마무리. 5명은 승용차로 떠났고, 운암, 양우, 필자는 남아 치맥을 한잔 하고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씩 입가심을 한후 매교역에서 방향을 달리 했다.

박여사님 가이드에 고마웠고, 같이한 보우회원들 수고 많았습니다.

다음 수요일(4월5일)은 석수역에서 안양천의 벚꽃놀이를 하면서 구일역(8.7km)까지입니다. 그리고 4월 12일(수)에는 안산을 트레킹하고 초포 소종섭 회원과 같이하겠습니다.

★2023년 1/4분기 개인별 참석일수, 공금 사용 및 찬조 현황★

[장용관]

너무 오랫만(10년전?)에 가본 수원화성과 행궁! 친구들과 수다떨고 간식먹고 수원팔달문주변 맛집 순대촌에서 막걸리에 순대안주! 23년 최고 봄 소풍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