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에 여항문학(閭巷文學)을 선도한 장 지완(張 之琬)이 쓴 글이라고
합니다. 진사 급제는 하였으나 여의치 않아 충북 단양군의 춘양(春陽)으로
아주 떠나는 친구에게 보낸 글입니다.
사람들에겐 네 등급의 계급이 있고 선비들에게도 네 부류의 편당이 있으니
계급과 편당에 따라 일거수일투족 조심하고 말도 생각해보고 골라서 해야하
는 사회 분위기에 짓눌려 있는 모습이 절로 떠오릅니다.
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라고 했으니, 입을 통해
스스로 화(禍)를 불러올 말이 나가고, 혀는 제 몸을 베는 칼이 되어 돌아
온다는 말처럼, 시류(時流)를 타고 살아가기도 만만치 않음이 오늘날이나
200년 전이 다를까요....
서울을 떠나야만 하는 친구에게 연민을 느끼면서도, 들과 산에 곡식과 나
물이 자라고 물에는 고기가 춤추는 전원생활에 오히려 부러움이 일어, 떠나
시오 떠나시오 하고 권합니다. 마치 스스로에게 말하듯..
답답한 마음을 누구누구처럼 내놓고 미치광이처럼 살 수도 없는 성품에,
서책과 악기를 즐기며 욕심없는 생활을 향해 훌쩍 떠나지도 못하는 자신을
향해 부르짖는 외침입니다.
진(晉)의 장한(張翰)은 가을 바람이 차니 불현듯 생각나는 농어회와 순채
국을 맛보려 벼슬을 버리고 아주 떠났다지요... 결과는 어떠했던 간에, 열심
히 노력한 당신.. 떠나시오.. 떠나시오.. 떠나시오!
첫댓글 농어회와 순채국..벼슬과 바꿀만한 그 맛의 즐거움을 보려 이 가을 떠나고싶네요...감사합니다. 저녁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