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들과의 첫 만남, 상견례를 갖다"
저희 가족 소개
고향인 청주를 떠나 서울에서 대학과 직장생활한지 어언 20년이 되었습니다.
시골생활은 해본적이 없구요. 현재 부천 고강동에 살고 있고, 아이들은 이제 중3, 중1
두남매가 있습니다.
아내는 충북 영동과 옥천에서 자랐구요.
장모님 먼저 하늘로 가시고 몇년전 장인어른 마저 저희가 모시다가 장모님 뒤를 따라 가셨습니다.
그 후 옥천 처가가 없어지게 되니 저나 제 와이프 모두 고향을 잃은 듯한 허전함이 생겼죠.
처가댁 같은 고향이 필요하다.
아랫 동서들과 명절 뒤풀이를 항상 처가에 모여서 즐겼는데 모두들 옥천에 본거지를 다시
만들기를 바라고 있었죠. 옥천 인근에 농가나 전이든 조금이라로 가지고 싶은 욕심이 지속되더군요.
박봉에 시달리느라 벌어놓은 자금도 없고...
와이프가 열심히 조사하고 공부하여 이번 여름에 충북 영동지원에서 경매로 옥천군 청성면 산계리에
있는 농가를 비교적 작은 예산으로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문제로 아직은 그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상황이 안되지만... 솔직히 이집이 장래의 터전이
될지 주말주택으로 유희적으로만 이용될지 확실한 결정은 유보한 채 그저 와이프의 어린시절 고향
바로 이웃마을이란 이유로 정을 갖기 시작했죠.
계하마을은...
금강 상류인 보청천과 산들 가운데 넓직한 논이 있고 산과 경계에 형성된 마을인데 시골답지 않게
청결한 마을 모습이 너무도 좋게 보였습니다. 다른 농어촌 마을과 같이 이곳도 주중에는 젊은이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마을 이장님이 가장 젊은사람이죠. 저희 집은 마을의 가운데에 있고 뒷집은 이장님댁, 그 바로 옆집은
노인회장님댁이더군요.
도시를 떠나 드디어 계하마을로...
처음 갈때는 청소하는라 정신이 없어 마을 주민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는데... 우선 급한대로 뒷집과
그 옆집에 음료수 한박스를 드렸습니다. 이번 세번째 방문인 추석 연휴를 맞아 역시 두집에(계획은
이웃집 모두에게) 작은 선물을 전달했습니다.(추석 음식때 쓸 식용유 세트)
이때까지는 노인회장님은 인사했으나 이장님은 바쁜관계로 직접 만나지 못했었죠.
하여간 첫 방문때 부터 저희 아이들이나 저나 그리고 놀러온 아랫동서들 모두 마을 어른만 만나면
무조건 인사했습니다.
마을 주민들도 저희에게 많이 관심을 갖더군요. 원래 시골마을 분위기란게 그런거겠죠.
어쨌거나 기존 주민들께 미움받지 않게 조심스럽게 행동했습니다만... 처조카들이 모두 모이니
온동네가 시끌시끌해지는 것은 막을 수 없더군요.
이상한 것은 아이들이 시끄럽게 해도 어른들 모두 아무 말씀이 없더군요.
마을주민 상견례를 준비하다.
추석 전날 오후, 이장님과 부인께서 저희 집에 오셨습니다. 저는 도배하다가 맨발로 나가 인사하고...
생각보다 훨씬 잘생기고, 진보적인 사고를 가진 분이더군요. 면과 군에 일이 많아 그간 만날 수 없었던
것이었고... 명절의 한가함 덕에 첫 인사를 하게 되었죠.
이장님께서 마을 주민들과 인사하는 자리를 갖자고 제안하시더군.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내는 좀 불안해 하고... 그러나 어차피 한번은 넘어야 할 일인지라... 추석 다음날 하기로 하였습니다.
간단한 음료와 술, 안주거리를 만들어 다과상을 준비하고...
드디어 이장님의 방송이 있었습니다.
"새로 이사온 분과 마을 주민들 간의 상견례가 있으니 회관으로 모이시오"
17가구의 마을... 그중 홀로 계신분들이 많으니 오신분은 약 15분 정도.
이장님의 소개사와 저의 인사말이 오가고...
물론 당분간 주말주택처럼 들르겠지만... 또한 반쪽짜리 주민이겠지만 마을 어른들께서 아주 반갑게
맞아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더군요. 기대 밖의 호응이라 정말 안심도 되고...
상견례가 끝나고 노인회장님께 주민드 모여 막걸리 드실때 군것질거리라도 사드시라고 적은 금액이지
만 봉투에 넣어 드렸습니다. 어른들 모두 좋아하시더군요.
이제부터 이곳이 고향이다.
글들을 보면 기존 주민들의 텃세로 인해 마음 고생하시는 분들도 자주 눈에 띄던데 저의 경우 앞으로
완전히 정착하는데 일단 큰 걱정은 사라진 듯합니다. 제2의 고향으로 만들려는 계획이 성큼 다가선
느낌이고...
어젯밤 귀경길 준비하는데 정말 떠나기 싫더군요. 며칠 더 묵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우선 현재생활이 있으니... 밤중인데도 주민 몇분이 나와 인사를 건네 주시고...
명절 연휴 며칠 지내면서 이곳 청성면 산계리(계하마을)에 정이 듬뿍 들어 자꾸 발길을 잡는군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중에 이곳 계하마을에 정착하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겨우 주택 한채 있는것 뿐이니까요.
이제부터 농사를 지을건지.. 아님 농업관련 사업이나... 직장을 구할것인지 결정해 나가야 하고
생계 수단을 분명히 마련해두어야 귀농이 가능할테니까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공부하고 준비 하렵니다. 횐님들 도움과 조언도 많이 들어야 하구요.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아주 맑은 밤하늘에 무너져 쏟아질듯 선명한 은하수 구름들이...
...
첫댓글 귀농의 바람직한 부분을 보는것 같아 글을 읽으면서 흐뭇한 마음이 들었습니다...마음가는곳이 고향인것인데.. 마을분들이 그렇게 좋으시니 귀농준비 첫발은 완벽하신듯합니다..^^
첫걸음에 이렇게 마음이 가벼우시니 축하를 두배로 드리고 싶네요. 짝짝짝~ ^^
인심 좋은곳에 자리 잡으셨네요... 문제없이 귀농하시길..
글속에서 인품이 보이네요, 시골밤하늘에서 바라보는 별은 정말 환상적이지요.원주민들과 무난하게 어우려질것같군요
제가 겪어야 할 부분이기도 해서 배우는 자세로 읽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겠네요.
제 일에 위의 여러분들이 기뻐해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생각만 하지 실행하기 어려운데 ...부럽습니다.
제 마음까지 훈훈해지네요. 그야말로 인심이 좋은 동네인곳같네요. 대한민국의 어느 귀농지라도 이런분위기가 되어야 할텐데...먼저 귀농하신 횐님들 많이 도와 주세요...
출발이 좋으십니다. 한결같은 맘으로 귀농 성공하시길!
^^..축하 드립니다. 모쪼록, 포근한 보금자리로 자리하시길 빕니다.
츄카 드립니다. 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지금과 같이 술술풀릴겁니다. 평화로운농촌살림 되십시오.
축하드립니다.. 글을 읽으면서 왜 제 맘이 설레이는지..... 부럽습니다. 좋은 보금자리 잘 만들어 가시길 기원드립니다.
정 붙이고 지낼 시골집을 마련하셨으니 얼마나 기쁘시겟습니까? 이웃과 잘 어울리며 텃밭도 잘 가꾸시고 시골인정의 맛도 많이 보시길 바랍니다.축하합니다.
좋은 곳 터 잡으신것 같군요.. 대부분의 시골은 누군가 이사 오면 다들 좋아라 합니다. 귀농사모 회원님들이 좀 더 넓은 생각을 가지심이 좋을 듯 하군요..
우선 축하드립니다! 참 예의바르신 분들이시군요~ 저도 꼭그렇게 따라해야겠습니다 ㅎ ㅎ~
이제 겨우 관문을 통과한것 뿐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란 생각이구요... 지금 당장 이사하는 것이 아니라 걱정됩니다. 시차를 길게 두면 않좋을것 같은데... 자주 가보는 수 밖에... 나중에 뒷소식 올리죠. ^ ^.
조화로운 삶을 기대합니다..행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