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섬산 조망 산행] 신안 임자도 르포 2

[줄루]

‘천사(1004)의 섬’ 신안을 살찌우는 임자도 산줄기 밟기
벙산~불갑산~함박산~삼각산~대둔산 11km 종주 산행

산행 길잡이 Guide

산행과 여행 겸한 1박 2일 산행 대상지

▲ 신안툴립농장에서 바라본 벙산(맨왼쪽)~대둔산(왼쪽에서 두 번째) 능선.

신안군은 매년 관내의 섬을 대상으로 돌아가면서 등산대회를 열고 있고, 임자도 벙산~불갑산~함박산~대둔산 능선 코스는 2009년 섬 등산대회가 열렸던 산행 코스다.

코스는 3개 구간으로 나뉜다. 산행안내도에 따르면 제1구간 벙산~불갑산~장목재 6.5km, 제2구간 장목재~삼각산~부동재 4.5km, 제3구간 부동재~대둔산~원상리 4km로 총 15km코스이지만, GPS 측정 결과 제1구간 5.77km, 제2구간 3.12km, 제3구간 2.43km로 총 11.3km 정도 되며, 산행시간은 5~6시간 걸린다.

산행은 대광해수욕장 민박단지 부근에서 벙산을 오르면서 시작한다. 정상 직전 암벽은 오른쪽으로 우회하게 돼 있다. 능선에 올라선 다음 오른쪽으로 틀면 팔각정 조망대가 올라앉은 벙산 정상이다.

벙산에서 불갑산으로 가려면 일단 독우치까지 표고차 100m 가까이 내려서야 한다. 커다란 물탱크가 들어선 고갯마루가 독우치로 비포장 임도를 가로질러 능선으로 올라붙노라면 또다시 희미한 농로(필길치)를 가로지른다. 이후 불갑산 정상까지는 능선길이 헷갈릴 염려는 없다.

▲ 갯벌 해안과 해안절벽이 멋지게 조화를 이룬 어머리해안.

밋밋한 등성이에 벤치가 있는 불갑산 정상을 넘어서면 무선기지국이 나온다. 기지국을 세우기 위해 닦은 한 임도를 따라 50m쯤 내려서면 왼쪽 숲으로 산길이 나타난다. 함박산으로 가려면 이 산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함박산 정상에 올라서면 산길은 왼쪽(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뚝 떨어지다가 아스팔트길로 내려선다. 여기서 왼쪽 고갯마루로 올라 다시 능선으로 올라붙어도 되고 고개를 넘자마자 나타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콘크리트길을 따르다 산행안내도가 세워진 장목재에서 시작해도 된다.

장목재에서 산행할 경우 산을 마주보고 왼쪽 농로를 따라 100m쯤 걸어가면 ‘삼각산 1.5km’ 팻말이 나타난다. 214m봉과 삼각산에 이어 152m봉과 154봉을 넘고 흔들바위처럼 생긴 망바위를 지나면 부동재 고갯마루. 여기서 30분 정도면 대둔산 정상에 올라선다.

▲ 어머리해안의 해안절벽에 있는 용난굴.

정상 직전 삼거리(부동재·은동·원상리 갈림목)에서 오른쪽(원상리 2.6km) 방향으로 틀어야 정상이 나온다. 한쪽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는 헬기장을 가로질러 최정상으로 올라서면 원상리로 내려서는 산길이 나온다. 원상리에서 진리선착장행 노선버스가 1일 2회 운행하지만 시간을 맞추기 어려우므로 택시를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임자도는 해안 곳곳에 조망과 경관이 뛰어난 곳이 많다. 대광해수욕장은 12km 길이의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백사장이 넓기로 이름난 해수욕장이다. 1990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이 해수욕장은 백사장을 따라 넓은 야영장과 잔디운동장을 비롯한 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특히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 임자도 염전. 신안 소금은 질 좋기로 이름나 있다.

비금도 명사십리, 암태도 추포, 도초 시목해수욕장과 더불어 신안의 4대 해수욕장으로 손꼽히는 대광해수욕장은 신안군의 군화(郡花)인 해당화가 대규모로 자생하고 있는 곳으로 임자도 바닷가에는 해당화가 둘러 핀 모래언덕이나 산중턱에 오아시스가 형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임자면소재지 남쪽 해안에 위치한 어머리해수욕장은 대광해수욕장에 비해 규모(1.7km)가 작기는 하지만 여름철 호젓한 피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신안 일원의 바다가 한눈에 바라보일 만큼 조망이 뛰어나다. 물이 빠졌을 때면 지프가 다닐 만큼 단단한 모래사장 동쪽에 위치한 용난굴(용출굴)은 높이 5m, 폭 2m 규모의 자연동굴로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바위굴에서 용이 나왔다는 전설이 흐르는 곳이다.

대광면사무소 옆길을 따라 남쪽으로 향하면 조선후기 서화가의 대가로 알려진 조희룡(趙熙龍·1789-1866)의 적거지였던 이흑암리 육암마을을 거치고 이어 1.7km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어머리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어머리해안에서 은동해안이나 부동재 너머 부동마을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나 산림도로 또한 조망이 좋은 드라이브코스다.

▲ 전장포 새우젓토굴. 마을 뒷산에 107m 길이의 굴이 4개 뚫려 있다.

깨가 많이 나와 깨 임(荏) 자를 이름삼은 임자도는 대파와 양파뿐 아니라 소금과 새우로도 유명하다. 섬의 주변 곳곳에 염전이 들어서 있다. 주민들은 “소금 좋다는 신안에서도 최고”라고 자랑한다.

새우는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할 정도. 섬 북단의 전장포는 가을이면 새우잡이 어선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으로 판매장과 함께 새우젓토굴을 볼 수 있다. 마을 뒷산에 107m 길이의 토굴 4개가 있다. 새우를 저장하기에는 온도가 높아 새우젓은 보기 어렵지만 밴댕이젓이나 황새기젓은 늘 볼 수 있다.

임자도 산행을 섬관광과 더불어 하려면 쉽지 않다. 따라서 입도 첫날은 섬 곳곳을 둘러보는 여행 일정으로 잡고 이튿날 일찍 숙소를 나서 점심 전후 때쯤 산행을 끝마친 다음 섬을 빠져나가는 게 바람직할 듯싶다.

당일에 산행과 섬 관광을 즐기고자 할 경우에는 벙산에서 불무산과 함박산을 잇는 제1구간(약 3시간) 정도로 산행을 끝내고 대광해수욕장~어머리해수욕장~장전항으로 이어지는 관광지를 둘러보도록 한다.  

교통
임자도행 여객선은 신안군 지도면 감정리 점암선착장에서 다닌다. 서울에서는 지도나 무안 혹은 광주에서 점암행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서울→지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센트럴시티)에서 무안 경유 지도행 고속버스가 07:30(우등·2만3,900원), 16:20(일반·2만300원) 출발. 4시간10분. 인터넷 예약은 이지티켓(www.hticket.co.kr).

지도→서울 신안군 지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9:00(일반), 14:30(우등) 문의 061-275-0108

지도→점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7:30~19:00 약 1시간 간격 운행. 15분, 1,200원.

무안→점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6:45~20:00 약 30분 간격 출발. 1시간, 5,300원. 버스터미널 061-453-2518.

광주→점암 유스퀘어광주종합터미널에서 06:45, 07:45, 09:50, 11:30, 14:25, 15:30, 16:30, 18:55 출발. 2시간30분, 9,700원. 062-360-8114.

점암→광주 점암 선착장 정류장에서 06:50, 10:00, 10:30, 14:35, 16:45, 17:30, 18:30 출발. 농협호 매표소 061-275-8335.

점암→임자도(진리 선착장) 선착장에서 07:00~13:00·14:30~18:30 1시간 간격 이후 20:00, 22:00 출발. 20분, 왕복 2,600원, 승용차 1만8,000원(배삯과 도선료는 임자도 매표소에서 받음). 진리(농협)매표소 문의 061-275-7303

임자도→점암 06:30~12:30·14:00~18:00 1시간 간격 이후 19:30, 20:30, 21:30 출발.

섬 내에는 하우·대광과 전장행 신안군공영버스가 다니지만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대신 약 1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배시각에 맞춰 부두에서 대기하는 택시를 이용하면 빠른 시간 안에 벙산 산행기점인 대광해수욕장(6,000원), 대둔산 하산지점인 원상리(6,000원)까지 다가갈 수 있다. 장전항은 1만  원. 임자택시 011-645-2594, 개인택시 011-624-6465.

드라이브 코스 서해안고속국도 무안 나들목에서 국도로 갈아탄다. 무안읍 입구에서 24번 국도를 타고 현경, 해제, 지도를 거쳐 점암 선착장까지 간다.

숙식 (지역번호 061)
대광해수욕장 부근에는 숙박업소가 많이 있다. 털보네모텔(262-0010), 해송모텔(262-0100), 유랜드모텔(261-5454), 광주민박(262-6493), 방주민박(262-0400), 은혜민박(261-6494). 대개 공동취사시설이 갖춰 있다. 4인 기준 평일 3만~4만 원, 주말 5만 원. 시즌에는 방값이 배 가까이 올라간다.

먹거리

임자도는 한겨울에는 고기잡이를 하지 않아 생선이라고 해야 숭어 정도에 불과하지만 3월 18일 첫 출항 이후 계절별로 다양한 해산물이 나온다. 3월 말에는 간재미, 4월 꽃게·갑오징어·광어, 5~6월 병어·농어, 6월 말~8월 민어, 9월에는 서대가 많이 잡히고, 이후로는 새우잡이 때문에 물고기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 임자도 접근로 상에 위치한 무안읍내의 낙지시장.

대광해수욕장 관광단지에 위치한 털보네식당은 동네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음식점이다. 백반 6,000원, 생선매운탕 4만 원. 면소재지에는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이 여럿 있다. 진리선착장 부근의 제일식당(275-3193)은 백반(6,000원)이 맛깔스럽고, 계절 생선도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 글 한필석 부장 ㅣ사진 정정현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