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보여행 ] 제주 올레 100km 걷기
어제 누보님이 제주올레를 물으시길래 여행후기 올려봅니다.. ^_^
제주올레에 다녀왔어요. 5코스에서 10코스까지, 5일동안 100km쯤 걸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었고, 지금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 다녀왔어요. 지금까지 여행 중에 가장 얻은 것이 많네요.
여행 3일 전에 계획해서 광클릭으로 티켓을 간신히 잡았답니다. 숙소도 없고, 항공권도 없고... 여행 전부터 지쳤어요.ㅎㅎ
제주 올레는... 제주도 구석구석을 걸어서 다니는거예요.
바람소리 파도소리 들으며~ 산, 들, 바다, 마을을 둘러둘러 걷는 답니다.
저도 제주도는 관광으로만 다녀왔는지라 제주도의 속살이 이리 알찬지 몰랐어요.
이렇게 몸이 고생한 여행은 처음입니다. 제가 운동을 안해서, 평소의 10배쯤 걷는 것이 많이 힘들긴 했어요. ㅎㅎ
첫째날 ; 장이 많이 약해요. 1km가다가 화장실 찾고, 또 찾고... 결국은 5일 내내 지사제로 버텼답니다. ㅠ_ㅠ;;
둘째날 ; 한라봉 먹다가 채해서, 3시간 동안 딸국질했습니다. 딸국질 무섭더군요. ㅠ_ㅠ;
셋째날 ; 어찌나 힘든지... 난생 처음으로 눈다래끼가 나서 안과갔습니다. 눈에서 고름이 나더군요. ㅠ_ㅠ;
다섯째날 ; 옷입은 채로 바다물에 풍덩~ 빠졌습니다. ㅠ_ㅠ;
하루면 걷겠는데... 그 다음 날 걷고... 또 걷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많이 지치더군요.
중간중간 힘들어서 포기하고도 싶었어요. '사서 이 고생을 하나?' 가도가도 끝이 안보이니까 미칠 것 같았어요.
그래도 매일매일 끝까지 갔네요. 스스로가 대견했어요. ^_^;;
국내선이어서 수속 시간이 별로 안걸릴줄알고, 공항에서 놀았지요.
안으로 들어가니 수속 줄은 대박... 출발 1분 전에 탑승했습니다. 비행기 못탈뻔했어요. ㅠ_ㅠ;
게이트까지 미친듯이 뛰었습니다. 살면서 이리 열심히 뛴적은 처음이예요..
제주행 저가항공은 처음타봤는데, 소음이 조금 심한 것 빼고는 괜찮았어요.
비행기표는 택스포함 12만원 정도 들었어요. 언제나 애용하는 비상구석!! 공간이 넓어서 좋아요.
승무원언니가 또다시 < 비상시 승객들을 도와야합니다!! > 2번 말씀하셔서 부끄러웠어요.
제주도에서는 버스타고 다녔어요. 6일동안 티머니 카드로 약 15000원정도 쓴 것 같아요.
숙소는 도미토리(6~8명, 2층침대에서 다같이 자는 방)는 1만원~2만원 정도예요.
아침은 누룽지, 점심은 김밥, 저녁은 현지식(?)으로 연명했답니다. 도보여행이 목적 이었으니까요.
제가 걸어온 곳들이예요. 관광지에서 내려다 본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죠??
천지연폭포를 지나, 들판을 지나, 해안가 돌길을 지나, 마늘밭을 지나 걷고 또 걷습니다.
제주도에 이리 마늘밭이 많은지 몰랐어요. 푸른 마늘밭을 멀리서 보면 보리밭 같아요.
마늘밭을 뚫고 지나, 강을 건너면 또다시 바다가 나옵니다. 물이 참 맑죠?? 바닥까지 보이더군요. ^^
내려다본 사진이 아니라, 사진에 보이는 곳들을 모두 걸었어요.
저는 바다하면 모래사장만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바다에 대한 환상이 많이 깨졌어요.
특히, 이름은 모르겠는데... 마그마가 굳은 곳에 푸른이끼(?)가 생긴 곳이 참 인상깊었어요.
마지막 모래사장은 길을 잘못들어서, 이 비탈길을 기어서 올라왔답니다. ㅠ_ㅠ;
경사 70도에 잡을 것도 없어서 낑낑낑~ 몇번을 미끄러지면서 간신히 올라왔어요. ㅋㅋ
말방목장에는 말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녀요. 동물원에서만 보다가 초원에서 이 녀석들을 보니까 참 신나더군요.
마라도 선착장 옆에 있는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송악산'이예요. 산에 오르면 마라도까지 훤히~ 보인답니다.
육지에 있는 산들과는 또다른 맛입니다. 화산산이어서 바닥이 미끄러워요. 비탈길을 내려갈 때 아찔~해요. ㅎㅎㅎ
하루에 한라봉 1개, 김밥 2줄로 배를 채웠어요. 배 부르면 포기하고 싶을까봐 빈곤모드로 일주했어요.
등산을 잘 안다니는 저는 산이 이런 다채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좀 놀라웠어요.
바윗길을 지나, 들판을 접어들어, 산길을 오릅니다. 돌길을 지날 때 마다 발에 긴장감이 느껴져서 제일 재미있었어요.
등산화를 신고갔으니 다행이지... 운동화를 신고갔으면 발바닥에 물집 제대로 생길뻔했습니다. ㅎㅎ
파도 구경하면서 발담근다는 것이... 순간...!! 바위에 미끄러져서 청바지 입은채로 풍~덩!! 했어요.ㅋㅋ
아놔... 등산화는 푹 젖어서 물이 좔좔 흐르고~ 옷은 허리까지 젖었답니다. 하하하!!
저러면 마를까 싶어서 한 30분 앉아있었어요. 갈 길은 먼데 1/3지점에서 풍덩했으니 앞이 깜깜하더군요.
청바지는 젖어서 쫙~달라붙고, 신발은 걸을때마다 물이 출렁출렁~ 저날 고생 좀 했어요. ^^
옷 젖은 것을 싫어해서 포기할까 하다가, '마지막까지 가보자..!!' 젖은대로 또 걸었답니다.
이렇게 제주올레 100km 도보여행이 끝났습니다.
도보여행에 집중한다면, 5일정도 '항공료+숙박+교통비+식비'포함해서 30만원정도면 다녀올 수 있어요.
저는 급하게 잡아서 항공비가 12만원쯤 나왔고요, 여행 한두달전에 예약하시면 2~3만원짜리 티켓도 있어요.^^
도미토리(단체숙소)는 1만원~2만원쯤이면 구할 수 있어요. 버스비는 서울이랑 비슷하고, 환승가능합니다.
두손 꼭 잡고 걷는 어머니와 아이를 보면서 참 부러웠어요.
그 언젠가 내 아이 손을 잡고, 이 길을 다시 한번 걷겠노라고 다짐했어요. ^_^;;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의 양식을 가득 채운 여행이었습니다.
마음이 무거운 당신~!! 제주 올레로 떠나세요. *^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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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올레는 무료예요, 예약하는 상품아니예요.
* 저가항공 ;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은 한두달 전에 예약하면 2~3만원(편도)에 티켓 구할 수 있습니다.
* 숙박 ; 도미토리는 각 올레코스마다 있어요. 제주올레 홈페이지 '숙박'부분보면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 결론 > 항공권, 숙박만 구하시면되요. 올레에서 유명한 숙소를 제외하면,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 근처보니 널린게 민박, 여관이었어요. 며칠동안 광클릭한 것을 후회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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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넘 좋습니다~~~ 저도 꼭 올레와 오름을 걷고 싶어요.. 오름에서는 구르기 놀이 하면 넘 재미날 거 같아요~~~
껄껄껄~~~ 다녀왔구료~~ 난 9월쯤 고고싱 예정~난 자네와는 다른 코스를 생각하고 있는데.. 제주올레를 갈지.. 지리산둘레길을 갈지.. 아직 미정~~ 난 왜 이렇게 지리산에 집착하는지 모르겠구료..운동싫어한다고 들었는데 의외얌~+_+
전생에 지리산 반..곰. 이었을지도 모르지 그러니 만날 야생 야생 외치지...
요즘.. 내 안티활동하고 댕기지.. 내 공구글에 달았던 댓글은 잊지않겠음 !!-_ㅡ^
아니 내가 뭘 어쨌다고... 나만 미워해... ㅠ_ㅠ
멋진 닐바양 ~
낯익은 곳이 보이네요 ㅎㅎ 수고하셨어요~
시간만 있다면 꼬옥 해보고 싶네요...걷는거 좋아라 하는데...^^
고생하셨다고 해야하나? 암튼 즐건시간 되셨고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니 축하드립니다.....저는 언제쯤 제주올레 스타트를 끊을수 있을지...부러울 따름입니다...역시 제주 최고~
나도 생각 중인데 좋은 참고자료~! 땡스~~
짝짝짝!
우와 보기 좋습니당 ^^
우와 부럽습니다. 전 여름 휴가로 생각중입니다^^ 참고가 되겠네요
Gooooooooooooooooood~!!
우와..멋지네요. 올해 한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 혼자 다녀오신거에요? ^^
멋지시네요 ~ 전 저번주에 제주도 관광지 위주로 한바퀴 돌았어요 ~ 천지연에서는 올레길 걸어가시는 분 만나서 얘기도 했고 쇠소깍 근처도 올레길 걸으시는분들 많으시더라구요 ~ 저도 아기 좀 크면 한두 코스정도는 걸어보고 싶어요
와~ 저도 정말 제주도 올레길 걷고 싶은데 맘처럼 안되네요.. 대단하세요.. 사진 잘 봤습니다.^^
와우.. 멋지네요.. 작년 연말에 제주도 갔을때 렌트해서 여기저기 다녔었는데, 도보여행 하는 분들보면서 올해엔 한번 도전해볼까 했는데.. 4~5월까진 제주도 가면 딱 좋을거 같은데.. 요즘엔 맨날 어디 싸돌아다닐 궁리만 하는거 같아서 자제해야 하는뎁..
지난번엔 저동 관광지 위주로 놀다 왔는데 이번여름휴가는 요길 다시 갈 생각이에요 근데 제주도의 여름은 진짜 장난이 아니라는 타들어간다는~
전 자전거 타고 올레길 가보는게 소원입니다 ㅠ,.ㅠ 휴가를 안 내주네요 사람없다구...ㅡ.ㅡ;;; 내꺼 연가 내가 쓴다는데 왜 허락을 안해주는거여?? 이거 왠지 씁쓸하구만~~ ㅋ
올레길은 자전거 타고 가는 길이 아닙니다... 갈수도 없구요....
독해~
넘 멋지세여...
저도 4월에 4개코스 걷고 왔습니다... 후기도 올렸었죠...ㅋㅋ... 지금이 딱 좋은데... 너무 사람 많아지면... 거기도 변하겠죠? ㅎㅎ 그래도 저도 막 자랑중이랍니다... ㅋㅋ
신혼여행으로 제주도 갔다 아무런 준비없이 1코스 걷고는 검게 그을려 고생중이네요^^ 전체적인 코스를 보니 다 걷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제주도 갈 기회가 생긴다면 다 걸어보고싶네요~
예~~전에 부산에서 서울까지 혼자 걸은 기억이 나네요..... 무릎 무지 아팠다는 기억밖에... 여행 중 배운건.... 14일간 숙식비면 근사하게 놀 수 있었을텐데라는 안타까움....
이야 >ㅁ</ 나도 곧 갈 거야! 나도 곧 갈 거야!! 그럴람 바깥양반하고 사이좋게 지내야지 ㅇㅅㅇ;;;;; 오늘부터 급친한척! ㅎㅎㅎ
제주는 마을 곳곳이 올레길이에요........굳이 올레홈피를 안보셔도 발길 닿는대로 다니시는게 더 굿이에용ㅇ^^
멋지네요..^^* 멋져요~ 정말~
부러워여~~~
앗? 이거 얼마전에 다녀온게 아니라 5월에 다녀오신거였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