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화물터미널 개발 '위기' |
채권단, 시행사에 대해 파산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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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업 진척이 부진했던 서울의 양재동 복합터미널 개발사업의 시행사가 결국 파산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시공사인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게 한 바로 그 사업이다. ;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6일 '양재 파이시티 개발사업'의 공동시행사인 파이시티와 파이랜드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파산을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 채권단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12일 대출만기가 돌아오지만 시행사가 이 사업을 계속 이끌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권을 회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시행사의 파산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 파이시티 개발사업은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백화점·사무실로 이뤄진 대규모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입지가 좋은 지역이라 사업 초기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건설 인허가에만 6년 가까이 걸린데다, 2008년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사업이 기울었다. ; 채권단은 당초 지난해 3월이었던 대출금 만기를 두 차례 연기해줬다. 이후 올 4월과 6월 시공사인 대우차판매와 성우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 8720억원의 대출금에 대한 세번째 만기(8월 12일)가 돌아오기 직전, 채권단은 파산을 신청했다. ; 익명을 원한 파이시티 관계자는 "새로운 시공사를 구해 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채권단이 더 이상 기다려 주지 않았다"며 "법원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 경부종합유통에서 이름을 바꾼 파이시티는 양재 복합터미널 사업을 위해 대우건설 출신인 이정배 대표가 2003년 7월 설립한 시행사다. 공동 시행사인 파이랜드도 사실상 같은 회사다. ; 법원 관리 하에 시공사 다시 찾을 듯 ; 법원이 채권단의 신청을 받아들이면, 이 사업은 법원의 관리를 받게 된다. 채권단은 법원이 임명하는 파산관재인과 협의해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믿을 만한 시공사도 다시 구하고 있다. ; 우리은행 고낙현 기업개선2부장은 "현재 시공능력 순위 5위권의 대형건설사들과 협의 중"이라며 "1~2개월 내에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연면적 77만㎡ 규모의 이 사업에 앞으로 들어갈 공사비는 9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사업비와 이자까지 포함하면 추가로 투자될 금액은 총 1조3000억원~1조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 이미 나간 대출금까지 포함하면 2조2000억~2조7000억원이 된다. ; 계획 대로라면 양재동 복합터미널은 이르면 2014년 상반기 완공될 전망이다. 당초 3조3000억원의 분양수익을 예상했던 채권단은 최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예상금액을 3조원 내외로 낮춰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