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K-뷰티 디바이스’로 승부하라!
혁신과 기술 발전으로 뷰티테크 유행
중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던 K-뷰티가 코로나19와 세계 경기 둔화 등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에 나서면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미용을 집에서 해결해주는 홈뷰티 디바이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입지 넓히는 k-뷰티=뷰티 시장은 스킨케어, 헤어케어, 색조화장, 향수, 위생용품 등 5가지로 세분되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통계 전문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코로나19 전인 2018~19년 글로벌 뷰티시장에서 스킨 및 헤어 등 케어제품 비중은 늘고 색조화장의 비중은 줄었다.
색조화장 부문에서는 눈 화장 관련 제품이 시장을 주도했다.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달라졌기 때문인데 피부 보정을 위한 메이크업 제품 위주로 구매하던 심리가 건강한 본연의 피부 유지와 관리 쪽으로 점차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K-뷰티는 미국 내 입지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세계 최대 뷰티시장인 미국은 수입액 상위 국가 대부분이 2020년 대비 2021년에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은 프랑스, 캐나다에 이어 수입국 3위(7억1200만 달러)에 올랐지만 증가율에서는 프랑스와 캐나다를 앞질렀다. 스태티스타가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K-뷰티의 인기를 실감한다’고 답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K-뷰티가 미국에서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하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웰니스(Wellness) 라이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더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이런 니즈에 한국 뷰티 제품들이 좋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호응하고 있다.
●바르는 스킨케어 그 이상을 찾다=K-뷰티 스킨케어 제품 중에서도 급성장하면서 시장에 등장한 것은 가정용 피부관리 디바이스다.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미국 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2020년 176억2310만 달러에서 2030년 994억6800만 달러로 연평균 19.6%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뿌리고 바르는 화장품만 사용하자니 효과가 부족하고 피부과를 방문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특히 미국 내 노인인구 급증과 중장년층의 소득 증가는 안티에이징 관련 디바이스 수요를 일으켰으며 청소년을 위한 여드름 관리 디바이스도 인기다. 미국피부과학회(AAD)에 따르면 미국인의 85%가 적어도 한 번은 여드름으로 고민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탈모 개선을 위한 두피관리 디바이스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관심받고 있고 색소 침착이나 기미 개선 제품도 수요가 많다.
●소비자 직접 판매 유통채널들=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급성장에는 변화하는 유통채널도 한몫하고 있다. 최종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소셜미디어나 인플루언서가 영향을 끼치면서 제조업체가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온라인 매체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와의 직접 소통이 가능해졌고 유통단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제조업체들은 소비자 중심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인증받은 효과, 연구 자료들, 사용자의 긍정적인 리뷰를 온라인에 직접 공개하면서 제품의 기능 자체가 마케팅의 핵심이자 전략이 되고 있다.
●뷰티시장의 차세대 주자 뷰티테크=집에서 직접 하는 피부 관리로 효과를 봤다는 입소문을 타고 미국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부터 중소기업, 의료기기 전문업체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제품과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는 기존에 판매하던 ‘프라엘’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를 눈가 주름, 탈모 등 특정 부위에 대한 집중 케어가 가능하도록 기능을 세분화해 제품 라인을 확장했다. LED 특허를 기반으로 태양광 조명과 LED 조명을 제조하는 IL사이언스는 미세 전류 기술과 실리콘 렌즈 LED 기술을 접목해 두피 전용 홈케어 디바이스 ‘폴리니크’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임상 시험을 거쳐 두피 미세혈류량, 모발 굵기, 모발 인장강도, 두피 피지 개선 등 탈모 관련 주요 항목에서 효과를 입증받았다.
미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혁신적인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기술과 만나면서 ‘뷰티테크(Beauty-Tech)’라는 차세대 시장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뷰티기업 로레알이 선보인 ‘입생로랑 루즈 쉬르 매쥬르’는 모바일 앱과 연동해 즉석에서 원하는 색상을 촬영하면 같은 색상의 틴트를 곧바로 제조해준다. 이 컬러는 가상화면을 통해 발색 테스트가 가능하며 자신의 피부색과 그날의 의상에 따라 다른 톤을 추천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기능이 획기적일 뿐만 아니라 입생로랑의 기존 베스트셀러 틴트 제품과 성능이 같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차별화된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이크업을 위한 AR 가상 시착 솔루션과 스킨케어 브랜드를 위한 AI 피부 진단 기술도 미국 소비자들이 쉽고 빠르게 여러 제품을 비교한 뒤 구매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에스티로더, 맥, 베네핏코스메틱, 타르테, 아베다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가상 시착 앱을 도입해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소비자 소통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우리 기업 시사점=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이제 거의 모든 산업에서 주요 트렌드가 됐고 뷰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얼마나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이며 효율적인지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미래 경쟁력을 준비했는지가 나타난다.
코로나19는 미국 뷰티 업계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오랜 마스크 착용은 피부 손상을 초래하기도 했고 건강한 삶의 추구는 피부 본연의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동기부여에도 영향을 미쳤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이제 성분을 따져서 먹고 바르고 자기 맞춤의 피부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집에서 편한 시간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피부 타입별 뷰티 디바이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미용기기(HS코드 8543.70)의 미국 수입액은 2021년 3억2344만 달러로 전년보다 34.5%나 증가했다. 미국 전역에 뷰티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에서 10년 이상 바이어와 셀러로 일한 L씨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한국 뷰티 및 미용 관련 제품들이 높은 인지도와 함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미 식품의약청(FDA) 등록 및 수입 규정을 숙지하고 글로벌 검증기관을 통해 안전과 효과 관련 인증을 받는다면 한국 뷰티 디바이스 제품들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소비자 직접판매(D2C) 유통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찾고 얻는 MZ세대 소비자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쌓고 소통하는 마케팅 전략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