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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무속인들의 모임(신내림굿 신병 빙의 치료 천도 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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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굿문서★ 스크랩 인천 서구 연희동 도당산에서 맥이 끊긴지 60년 만에 다시 올리기 시작한 도당제
삼불제석 추천 1 조회 120 08.12.09 18:3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인천시 서구 연희동 도당산에서 당제를 지내기 전에 제관과 무당들이 기념활영. 도당굿  

      의 명맥이 끊긴지 60년 만의 재현이다. (사진촬영 <한국의 샤머니즘> 지경용) 

 

 

 인천 서구 연희동 도당산에서 맥이 끊긴지 60년 만의 도당굿 재현


글,노중평 (역사천문학회 부회장, 상고역사가, 민속연구가)


인천에서 무업을 하고있는 무당 이용녀씨가 당주무당이 되어 인천 서구 연희동 도당산에서 도당굿을 재현한다고 하여 도대체 어떤 굿을 어떻게 복원하는가 궁금하여 가 보기로 하였다. 

 

날씨는 굿을 하기에 좋은 날이다. 춥지 않고 바람 불지 않아 괜찮다. 저녁에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날은 신령이 감응해서 그런지 대체로 비가 오지 않는다.

 

      

      이 고장을 18대 째 지켜 온 문화원장 정인표 할아버지가 감개어린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촬영 <한국의 샤머니즘> 지경용)

 

도당산은 물어물어 갔는데, 연희동連喜洞의 아파트와 빌라촌의 뒷산이었다. 얕은 야산인데 도당할아버지 산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디엔가 도당할머니 산이 있다는 말이 된다. 현지에 도착해 보니 당주무당 이용녀 씨. 김혜숙 씨와 김혜숙 씨의 신딸 김선미 씨가 있고, 천안의 숭인당 임영선 씨도 있다. 그 외에 다른 분들이 있으나 나와는 안면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도당할아버지 산 주변을 둘러보니 당굿을 하는 장소 아래쪽에 북쪽으로 터를 다지고 돌을 깎아 제단과 함께 토지지신비土地地神碑를 세워 놓았고 그 아래쪽에는 돌제단과 함께 무문비無文碑를 하나 세워 놓았다. 


인천 서구 문화원에서 만든 팸플릿을 펼쳐 보니 오늘 도당굿을 하게 된 연유를 소상히 밝혀 놓았다. 1960년대까지는 도당굿을 행했으나 1990년대에 명맥이 끊겼다고 한다. 인천 서구문화원장을 2대째(임기 4년) 해오고 있는 정인표鄭寅杓 (75세, 그는 18대를 살아 온 원주민이다)문화원장의 말에 따르면, 그가 어려서 도당굿을 많이 보았는데, 당대에 명맥이 끊어지는 것을 애석히 여겨 복원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근의 교회에서 죽은 귀신을 왜 불러들이느냐고 반발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김포의 검단이 인천 서구에 통합되는 바람에 인천에서 가장 큰 구가 되었고, 인구도 40만으로 불어나 제일 인구가 많게 되었는데, 이고장의 인천 토박이는 15%도 안 된다고 귀 뜸 한다. 그러니 외지인들에 불과한 그들이 이 고장의 향수 어린 전통에 무슨 애착이 있겠냐는 것이다. 

 

        

        경인지역 황해도굿의 大母 이선비 선생과 김매물 선생, 그리고 오늘의 당주무당 이용녀씨

        (사진활영 <한국의 샤머니즘> 지경용)


인천의 대 무당 김매물 선생이 모습을 드러내신다. 잠시 인사를 나눈다. 초대장을 보냈는데 받았느냐고 묻는다. 12월 1일 굿 공연이 있다고 한다. 나는 가겠다고 약속한다.


도당굿은 유교식으로 3헌관이 제사를 올리면서 09시 15분에 시작되었다. 3헌관이 차례로 막걸리와 소주로 헌작하며 2배하였다. 집사는 문화원부원장이었고, 당주무당 이용녀 씨가 도왔다. 헌작하는 동안 피리가 은은하게 소리를 내었고, 징도 부드럽고 느리게 쳤고, 장구도 엷은 소리를 내었다. 제관들이 모두 합동으로 배례하면서 제사를 끝냈다. 이어서 제관과 무당들이 도열하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제사에 소요된 시간은 10분이었다.

 

     

      칠성굿 한 거리라.......굿 잘하기로 소문난 연희동 도당산 당주무당 이용녀씨

     (사진촬영 <한국의 샤머니즘> 지경용) 


무당이 도열하여 북쪽에 차려진 제단에 합동으로 배례함으로써 굿이 시작되었다. 먼저 꽃갖 쓰고 홍철릭을 입고 의대단장을 한 당주무당 이용녀 씨가 장구 앞에 서서 “모여라오 모여라오 ······· 본산신령님 전·······”하면서 신들을 청배한다. 그의 좌우에는 오늘 도당굿에 한 거리씩 할 무당들이 도열해 있다. 마이크와 스피커 장치를 하지 않아서 듣기에 불편하다. 주의해서 들으니, “일심정성으로 ······· 에헤헤 ······· 주역선생 생기복덕 가려다가 한국 신당에 모셔놓고 ······· 상탕에 머리 감고 중탕에 ······· 하탕에 수족 씻고······· 모시랴오 모시랴오”라는 말들이 귀에 잡힌다.


이용녀 씨가 한 거리 하고 나서 문화원부원장 사회로 간단한 식이 진행된다. 문화원장이 인사말을 한다. 구청장이나 구의회의장은 참석하지 않은 모양이다. 내가 강북문화원에서 당시의 문화원장(지금의 구청장)과 10년 전에 삼각산에서 한인한웅 단군왕검에게 제사지내는 삼성제례를 복원하고 굿판을 벌렸을 때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당시에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지금은 구민들이 삼각산축제를 통하여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수준에까지 와 있다. 8년의 세월을 공을 들여야 그제야 사람들이 호응한다.

 

    

    칠월칠석 날 광화문 네거리와 인천 월미도에서 칠석제 굿판을 벌여 칠석제 무당으로 잘 알려

   진 김혜숙씨   (사진촬영 <한국의 샤머니즘> 지경용)

 

그러나 노인정의 멤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잔칫날이라도 만났다는 듯 화기애애하다. 문화원장이 인사한다. “도당제는 이미 60년 전에 맥이 끊겼고, 그나마 매년 10월에 길일을 택하여 밤 12시에 몰래 고사를 지내오다가 이도 명맥이 끊겼는데, 당대에 도당제가 사라지는 것이 아쉽고 죄송스러워 복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문화원장은 전통문화계승과 향토문화발전을 목청을 높여 외친다. 당연한 말씀이다. 내 것을 버리고 남의 것을 가져다 문화 어쩌고 해 보았자 원숭이 흉내에 불과하다.


식을 마치고 김혜숙 씨가 한 거리 들어간다. 복장은 당주무당과 같은 복장이다. 사설을 좀 들어 보려는데, 문화원장께서 내게 열변을 토하고 계셔서 서울보살이 무슨 사설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다. 노인정의 어른인 듯싶은 헌관들은 계속 서계시기만 한다. 김혜숙 씨가 헌관들에게 공수를 준다.


할아버지 도당산 건너편에 아파트가 들어선 할머니 도당산이 있는데 원래 옛날엔 그곳에서 굿을 나흘 하고 이곳 할아버지 도당산에 와서 이틀 동안 굿을 하여 마무리를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할머니 도당산 쪽에서 모모한 사람들이 반발을 하는 바람에 새벽 2시경에 몰래 가서 할머니를 할아버지 도당산으로 모셔왔다고 한다.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할아버지 도당산에서 할아버지를 모시고 할머니 도당산에 계신 할머니에게로 가야 하는데 후손이 불민하고 무식하고 몰상식하여 무조건 소음타령· 귀신타령· 삿대질을 해대기 때문에 굿을 거꾸로 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나는 문득 눈앞에 버티고 있는 산을 올려다보며 묻는다.

“저 산이 무슨 산이지요?”

“계양산이라고 합니다.”

계양산이 이 고장의 진산일 것이므로 연희동산을 도당산으로 정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도당산은 이 고장 사람들이 도당을 짓고 제사지내도록 나라에서 승인해준 산이라는 뜻이다.


“3년 있어야 제대로 된다!”

고 김혜숙 무당이 소리치는 바람에 도당제가 자리매김을 하려면 3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가 된다. 어쨌거나 도당굿을 시작했으니 끌고 나가기만 하면 성공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어서 이용녀 씨가 칠성거리, 강화 출신의 정오철 박수의 별상거리로 이어진다. 임선영 씨도 영정물림으로 거든다. 예정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소놀이굿의 인간문화재 이선비 노 만신이 등장하여 그의 제자인 이용녀 씨와 김혜숙 씨를 격려한다. 노 만신은 별로 움직이지 않아도 쌓아 온 연륜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장내를 압도하는 힘이 있다. 김매물 만신도 자리를 뜨지 않고 사라진지 60년 만에 재현되는 굿판을 정성스럽게 보고 있다.

 

      

      군응거리에서 군웅칼을 들고 멋진 춤을 보이고 있는 김미성씨. 역시 인천지역의 황해도굿

     의 명인들이다. (사진촬영 <한국의 사머니즘> 지경용) 


김미성 씨가 군웅거리로 들어가서 벌거벗은 돼지 한 마리를 사슬 세우려고 하나 장소가 경사가 져서 설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는 마침 가지고 있던 나침반을 꺼내어 본다. 제물의 방향을 남북으로 하지 않고 동서로 한다면 설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제물의 방향을 동서로 트니 드디어 벌거벗은 돼지가 만신과의 싸움에서 항복하고 만다. 문득 이 곳의 도당산 할아버지와 도당산 할머니가 젊은 분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마지막으로 정오철 박수가 대감거리를 하면서 오늘 연희동 도당산 도당굿은 막이 내린다. 속전속결 하듯 숨차게 지나간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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