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맑음
:배추밭 김매고 마지막 옥수수따기
배추밭에는 여전히 명아주, 가막사리 등 풀이 많다. 큰 일교차에 안개와 이슬이 많아 비 없이도 배추는 잘 자란다.
뿌리가 말라 죽은 모종이 있어 무씨를 넣고 물을 주었다.
감자 헛골에 심은 옥수수가 제법 많이 열려 여러 번 따먹고 마지막 옥수수를 따고 배추가 크면 베어내자.
옥수수를 까면서 드는 생각은 옥수수수염은 왜 있을까?
사람과 같은 이치일까 아니면 성장과 영양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일까 의문이다. 수염이 있는 열매가 별로 없다.
옥수수를 많이 심은 이웃 농사꾼에게 묻거나 해야겠다.
30일/ 맑음
:개복숭아 효소담기
검산리 산꾼이자 심마니 순도아저씨가 요새 심심하셨는지 개복숭아를 따가라고 재촉한다.
남들이 달라는 것을 마다하고 그래도 친?한 나에게 넘긴 걸 보면서 마음나눌 이웃하나 생긴 걸 감사한다.
비닐깔고 작대기로 나뭇가지 꺽어져라 힘껏 내리쳐 반푸대를 얻었다. 뭐 실하기보다 벌레먹은게 더 많다.
송이버섯따러 산에 오르자고 벼르고 있었는데 요즘 마음도 심란하고 일하는게 내키지도 않아 답답한데
아직 때가 아니라고 이야기하신다. 아저씨는 돈 벌 궁리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시고 산에 오르지 않는 날에는
너무 심심해서 자주 기와빌라에 들르신다. 점심에 고기에 소주 한 잔하고 싶은 데 고기가 없어 아쉬워한다.
개복숭아를 물에 씻어 물에 뜬 것은 버리고 묵직한 것들만 골라 말려 털을 닦아내고 효소를 담았다.
12kg에 설탕도 그만큼 필요하니 옆집에서 좀 얻어와야겠다. 개복숭아는 아저씨가(나보다 2살 형이지만 아저씨다),
설탕은 내가 제공해서 공동합작을 하고 나중에 효소 맛있으면 내년엔 직접 담그신다고 한다.
소주 곁들여 점심먹고 용오름캠핑장에서 잠시 쉬니 졸음이 쏟아진다. 개복숭아를 따서 심심하지 않은 하루다.
:논물대기-12시간
31일/ 맑음
:논병충해 방제 - 목초액 50배, 현미식초 100배 희석살포
33도까지 오르는 날씨에 아침에는 안개와 이슬이 많다. 목초액 뿌려야하는데 옷이 다 젖게 생겼다.
20리터 분량의 물통 3개와 분무기에 물을 가득 담고 목초액2리터와 현미식초를 조금 준비했다.
뭐 벌레들이 목초액에 달아날 것 같지 않지만 50배 희석으로 조금 강하게 뿌리고 나방들이 덜 달려들었으면 한다.
주위에서는 경운기에 달린 분무기와 600리터 물통, 긴 연결줄로 빠르고 넓게 뿌린다.
20리터 분무기를 메고 논을 걸어가자면 중심잡기가 힘들다. 넘어질 뻔하다 벼도 쓰러뜨리기도 한다.
분부기를 어깨에 메고 왼손으로 펌프질을 하고 오른손으로 분무를 하며 50m코스를 8번정도 왔다갔다를 하면
닷마지기 600평은 2시간여 걸려 뿌려진다. 지나다니며 열매맺힌 피도 뽑아 밖으로 던진다.
경운기보다는 느리고 적은 양이지만 내 힘만으로 천천히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보람을 느껴본다.
12시간 논물대니 두더쥐 구멍으로 물이 샌다. 대충 발로 밟아 막는다.
아침이슬에 바지가 다 젖고 물장화에 물이 꽉 찼다. 뜨거운 햇볕이 나기전에 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