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용아장성 |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산12-21 |
내설악의 중심에 자리한 용아장성은 용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암봉들이 연이어 성처럼 길게 둘러쳐 있으며, 20여개의 크고작은 암봉들이 용의 송곳니처럼 솟아 있다. 용아장성은 운해가 암봉들을 휘감을 때면 마치 신선이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듯신비롭고 경이로운 비경을 보여주며, 가을철 단풍이 울긋불긋 물이 들면 용아장성은 더욱 비경을 보여준다. 봉정암 사리탑을 기점으로, 동으로는 가야동계곡과 만경대, 공룡능선을 거느리고 서로는 수렴동계곡, 구곡담계곡을 끼고서북 주릉이 장대하고 웅장하게 펼쳐져 있어 신비로운 경관을 보여준다. |
날카롭게 선 공룡의 등줄기,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창파를 잡아 다려 발밑에 깔고 내로라 빼러 오른 설악산 청봉 매월이 놀던 데가 어디메던고
노산 이은상(李殷相)의 시집 <조국강산>에 실린 설악산에 대한 묘사다. 동해 푸른 바다를 바다에 두고 기암괴석으로 솟아오른 설악의 장엄한 자태 그 비경에 일찍이 심취한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은 설악 풍류를 통해 노산은 아름다운 설악의 선경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 이처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설악은 사시사철 신비스러운 경관을 연출한다. 신비의 설악 그중에서도 산봉우리의 정상에서 발 아래로 굽어보는 운해가 들어온 모습은 비경 중의 비경이다. 구름 바다는 참 아름답다. 삐죽삐죽 연이어 솟아오른 공룡의 등줄기 같은 날카롭게 줄지어 선 공룡의 이빨 같은 험준한 바위들이 날을 세운 산 능선 아래 구름 바다가 넘실된다. 운해가 자욱하게 깔려 빚어내는 이 비경은 설악의 정상에서 볼 수 있는 신비의 풍광이다. 세상에 신선이 존재한다면 아마도 그는 분명 설악에서 살 것이다. 강인하고 웅장한 산줄기 설악의 공룡능선과 용아장성에는 이렇듯 신비스러운 운해의 비경이 장엄한 모습으로 펼쳐진다. 이처럼 선악의 능선을 감싸고 골짜기를 가득 메운 구름 바다의 풍경을 운악무해(雲嶽霧海)라 하여 설악 팔경의 하나로 꼽는다. 공룡능선이나 용아장성 같은 산봉우리가 구름에 덮히고 안개에 차인 비경을 일컫는 말이다. |
설악의 너른 품 안에는 수많은 많은 경승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비경을 뽑으라면 아마도 설악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은 주저 없이 공룡 능성과 용아장성을 들 것이다. 공룡능성은 능선을 따라 솟아오른 바위가 마치 공룡의 등줄기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백두대간의 설악산 산역을 지나는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르는 주능선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바로 아래 남쪽을 파고든 가야동 계곡과 계곡 너머로 흘러내린 용아장성이 한눈에 보이고 외설악의 천불동 계곡부터 멀리 동해의 푸른 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는 설악산 최고의 전망 장소이기도 하다. 용아장성은 뾰족하게 솟아오른 암봉들이 공룡의 이빨처럼 줄지어 솟아 마치 긴 성곽 같은 모습을 한다고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곳의 풍경은 내설악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내설악 계곡의 본류를 이루는 수렴동 계곡은 영시암을 거슬러 오르며 두 개의 계곡으로 갈라지는데 북쪽으로 이어지는 계곡이 가야동 계곡이며 남쪽으로 난 계곡이 구곡담 계곡이다. 용아 장성은 가야동 계곡과 구곡담 계곡 사이로 뻗어내린 능선을 일컫는다. 산줄기를 기준으로 보면 설악의 주봉인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서북주릉의 능성상의 공룡 능선이 자리에 있으며, 용아장성은 그 아래 소청봉에서 갈라져 서북 방향으로 연결되는 능선에 위치한다. 용아장성 길은 칼날 같은 바위로 이어져 있어 암벽을 위주로 산을 타야 하는 암릉 등반 코스이다. 용아장성은 814미터 높이의 옥녀봉부터 1,200m 고지에 위치한 사리탑까지 이어지는데 이곳을 지나면 설악산의 산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봉정암(鳳頂庵)에 이르게 된다. 뾰족한 입석이 바위 병풍을 두르고 있는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아 용아장성 같은 험악 험한 설악의 산릉과 기묘하게 어울리는 사찰이다. 이곳은 부처님의 뇌사리를 봉안하고 있어 설악의 성지를 순례하고자 하는 불자들이 즐겨 찾으며 용아장성을 산행하는 등산객이 머물다 가기도 한다. 공룡 능선은 마등령에서 시작된다 해발 1,220m의 마등령은 백두대간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고갯마루다. 마등령의 정상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는데 서쪽 방향으로 가면 오세암을 지나 백담사로 이어지고 남쪽으로 가면 공룡 능선으로 연결된다. 이 분기점에서 남쪽으로 난 산길을 오르면 아라한(여래가 되기 바로 전 경지에 오른 성자)의 모습 같다는 나한봉(1,298m)에 이른다 나한봉을 지나 1.5km 정도 가면 천화대로 이어지며, 이곳에서 다시 1.5킬로 정도 더 산행을 하면 신선대에 다다른다. 공룡능선은 영동지방과 영서 지방을 가르는 분수령으로 雲霧가 자주 끼고 기상 변화가 매우 심한 곳이다. 길 또한 가파르고 평탄한 곳이 없어 등산하기가 힘들며 안전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
용아장성과 공룡 능선은 험준한 설악산의 산릉을 대표하는 곳이다. 산의 능선이 험하다는 말은 그만큼 골짜기가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줄기가 가파르게 솟아 있고 골짜기의 깊이가 깊고 너른 설악의 험준한 산역은 희귀한 동물을 비롯해 다양한 식물이 그 품 안에 깃들어 있다. 예전에 설악산은 호랑이, 곰, 사향노루, 늑대, 여우, 곰 같은 희귀한 야생동물이 많이 서식하던 곳이다. 지금은 대부분 멸종되었지만 아직도 깊고 험한 지역에는 산양을 비롯해 숲속에 날아다니는 하늘 다람쥐 같은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희귀 동물을 직접 만나기는 어렵다. 사람이 다니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설악의 깊은 골짜기에 주로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설악을 찾는 등산객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이러한 야생 동물이 편히 살 수 있는 환경은 점점 사라져가는 상황이다. |
설악산에는 고산에서만 서식하는 고산 식물을 비롯해 희귀한 야생초와 또한 많이 자라고 있다. 금강초롱, 금낭화 등 이름이 예쁜 산야초를 비롯해 솜다리도 암벽 지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귀한 식물이다. 솜다리는 알프스 고산지대의 풍광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영화 사운더브 뮤직의 영화 음악으로 유명한 에델바이스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야생화다. 노란 꽃이 한여름에 피는 작은 식물인 솜다리는 바위가 많은 고산지대에서 잘 자라는 단연생 초본인데, 입에 뒷면에 흰색 솜털이 나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솜다리는 과거에 케이블카가 올라가는 권금성 바위 주변에서 많이 자랐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오랫동안 이어진 지형의 침식과 함께 현재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2013년 10월경 배양한 개체를 다시 옮겨 심는 복원 작업을 대대적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최근 많은 사람이 찾는 탓에 침식과 훼손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설악산 대부분의 지역은 아직도 자연의 모습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다. 설악산은 천지수(天地水) 삼원(三元)과 도교적 팔채지경색(八采之景色), 즉 원경(元景), 시경(始景), 현경 (玄景), 영경(靈景), 진경(眞景), 명경(明景), 통경(洞景), 청경(淸경)의 경지를 모두 갖추고 있는 산이라 한다. 정녕 신선이 살 만한 곳이다. 기암 개석과 암봉 수려한 계곡과 폭포, 구름 안개가 감싸는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의 모습은 가히 선계를 상징하고도 남는 비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