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희선 계룡성평등가족상담소소장/충남대학교 외래교수 © 놀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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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나 교육을 진행 할 때 간혹 질문을 한다.
가족 간에 혹은 부부간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나요?’라고 물으면 대다수 사람들은 “대화요” 라고 말한다. 대화가 잘 되는지 다시 물으면 그냥 웃기만 하거나 “ 잘 안되죠...” 라고 한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대화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청소년기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부모들이 주말에 ‘간만에 대화 좀 하자’라고 말하는 순간 피하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은 서로 주고 받는 대화가 아니라 부모들의 일방적인 훈계가 시작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대화가 잘되는 것일까?
대화를 많이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공감인 것이다.
그렇다면 공감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실제 상담공부를 하면서 읽었던 글을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옛날 어느 나라에 어린 공주님이 살고 있었는데, 공주는 하늘 높이 금빛을 내며 떠 있는 달을 보고 불현듯 그 달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공주는 왕에게 달을 따다 달라고 보채기 시작하였고 왕은 공주를 열심히 설득하였으나 공주는 계속 조르기만 하였다. 결국 왕은 유명하다는 학자, 의원을 불러 온갖 노력을 다 하여 공주의 병을 고치려 하였으나, 그들은 한결같이 공주에게 달은 따올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공주님, 달은 너무 멀리 있어 가까이 갈 수가 없습니다.’, ‘달은 너무 커서 가까이 간다 하더라도 따올 수 없습니다’, ‘공주님이 달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셔서 병이 든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달을 생각하면 큰일납니다’. 등등.
이 때 어느 한 사람이 나타나서 공주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공주님 달은 어떻게 생겼나요?, 그러자 ’달은 동그랗게 생겼지‘ 라고 공주가 말했다.
‘아.. 그러면 달은 얼마나 되나요’, 공주는 다시 ‘그것도 몰라? 내가 가지고 싶어 매일 밤마다 자세히 보니 내 손톱만 했어, 손톱으로 가려지잖아.’
‘아.. 그런가요? 그러면 달은 어떤 색인가요?’, 공주는 ‘달은 황금빛이 나지’ 라고 말했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공주님, 제가 가서 달을 따 올테니 기다려 주세요’라고 하면서, 남자는 손톱만한 크기의 동그란 황금 구슬을 만들어 공주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러면서 걱정이 된 남자는 공주에게 물었다.
‘공주님 달을 따왔는데 오늘밤 또 달이 뜨면 어떻게 하지요?’라고 하자 공주는 ‘이런 바보야, 이를 빼면 새 이가 나오지? 그런 것처럼 달은 하나를 빼면 또 나오게 되어 있어, 달은 호수에도 있고, 물위에도 있지. 그래서 하나 빼온다고 해서 없어지거나 하지 않어’ 라고 말했다.(동화로 열어가는 상담이야기 中에서)
이 우화에서 보듯이 남자는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달을 해석한 것이 아니라 공주의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몇 마디 물은 것뿐이다. 공주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따지고 물으며 설득하지 않았다. 다만 달에 대한 공주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고 그에 적절한 행동을 한 것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게 되면 자신의 입장을 이해시키고자 상대방을 설득하고 판단하고, 심지어 비난이나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어떤 경우엔 그 상황에 대해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판단하여 평가하기까지 한다.
상대방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나의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자녀가 ‘공부하기 싫어요’라고 하면 대다수 부모들은 ‘왜 공부하기 싫어?’, “공부를 잘해야 원하는 대학을 갈 거 아니야?”, “ 그럼 공부안하고 학생이 뭐할 건데?”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든다 할 지라도 먼저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공부하기가 싫구나, 엄마(아빠)도 예전에 그런 생각을 했거든. 그런데 숙제는 해야 하고 그럼 잠시 쉬었다 하든가 너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볼래?’라고 물으면서 자녀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대화보다는 서로 상대방의 마음 읽는 연습이 먼저 시작되어야 한다.
<출처: 놀뫼신문. 2015. 11.04>
첫댓글 공감~~합니다~~ 그런데 아들한테는 어려워요~~
그래서 가족이 더 힘든듯 해요^^
참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다~~그런데...그 읽히는 마음이 밉고, 화가 날때가 있어요...이건 어떻게 해야 하나요??애들의 잔꾀도 보이고...
ㅋ~ 그렇다 해도 그냥 그대로... ㅎㅎ~ 믿을만 하니 꾀도 부리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