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저격수 vs 尹 호위무사’…‘여전사’ 추미애 당선
입력2024.04.11. 오전 4:06 수정2024.04.11. 오전 4:14
손잡은 이재명-추미애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후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시티 위례에서 추미애 하남갑
후보 지지 유세하고 하고 있다. 2024.04.07. 뉴시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후보가 당선됐다. 추 후보는 ‘친윤(석열계) 호위무사’ 이용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당내 최다인 6선 고지에 올랐다.
추 후보는 11일 개표가 99.95% 완료된 가운데 50.59%를 득표해 당선됐다. 49.40% 득표한 이 후보와
불과 1.19%포인트(1200표) 차이다.
앞서 민주당은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충돌한 ‘여전사’ 추미애 전 장관을 하남갑에
전략공천했다. 이곳은 하남시 인구 증가로 선거구가 2개로 나뉘면서 생긴 신설 지역구다.
추 후보는 이날 오전 당선 소감에서 “이 같은 박빙의 결과는 그것을 억누르기 위한 조직적인 관권선거,
불법선거가 자행됐기 때문이라고 보인다”며 “그러나 이렇게 윤석열 정권에 제동을 걸고 또 민생을 지키는
국민을 지키는 사명을 다하도록 저 추미애를 국회로 보내주신 하남 시민 여러분께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6선에 오른 추 후보는 유력한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꼽힌다. 그가 국회의장 자리에 앉게 되면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이 된다.
최재헌 기자
[분당갑] 이광재 누르고 살아돌아온 안철수 "여권 패배, 정부 책임"
입력2024.04.11. 오전 3:49
[현장] 방송3사 출구조사 예측 빗나가... 안,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 "쓴소리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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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0 총선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승리를 확정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11일 오전 3시께 선거 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환호하고 있다. ⓒ 김성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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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수성에 성공했다. 당초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는 보수
텃밭인 분당갑에서 이 후보가 안 후보에 앞섰다는 예상 밖 결과가 예측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이변은 없었다.
안철수 후보는 11일 오전 3시께 당선을 확정 지었다. 개표 초반부터 안철수 후보가 줄곧 앞서가긴
했지만, 한때 이광재 후보와의 격차가 300표차 안으로 좁혀지는 등 피 말리는 접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안 후보가 역전을 허용하진 않았다. 88.86% 개표가 완료된 오전 3시 현재, 안 후보는 54%를
얻어 45.99%를 얻은 이광재 후보를 따돌렸다.
"여권 참패? 정부 책임"… 생환하자마자 윤석열 정부 겨눈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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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0 총선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승리를 확정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11일 오전 3시께 선거 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환호하고 있다. ⓒ 김성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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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돌아온 안 후보는 곧장 윤석열 정부부터 겨냥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시 40분께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선거 사무소에 방문해 지지자들과 악수한 뒤, 여권 참패에 대해 묻는 지지자들에게 "정부의 책임"
이라며 "여당이니까 겸허하게 국민들 말씀에 귀 기울이고 제대로 잘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저도 초선·재선·삼선을 하는 동안 계속 20~30%p 차이로 당선됐는데, 이번에 제일 적은 차이로
이겼다"면서 "올해 정부에 대한 (심판) 바람이 너무 거셌다"고 했다.
안 후보는 여야 잠룡 대결로 주목 받은 격전지에서 승리한 동력을 바탕으로 총선 참패 후 균열이 예상되는
여권 내 주도권 싸움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그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경험했다"라며
"정부가 민생 문제 해결 등 책무를 다하지 못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정부가 잘 되기 위한 쓴소리를 하겠다"라며 "앞에 나서서 제대로 역할 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와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안 후보는 진땀 뺀 승리에 두 팔을 뻗고 박수치며 기뻐하긴 했지만, 축제 분위기는 지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구에선 이겼지만 당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안 후보 측은 지지자들에게도 과도한
축하나 환호성을 자제시켰다. 지지자들은 "안철수"와 "파이팅"을 연호했다.
안 후보 측 "빗나간 출구조사, '사전투표=진보' 깨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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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6시께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이광재 경기 성남시분당구갑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에 앞서는 결과가 나오자 후원회장인 조경래 작가 등 지지자들이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925번길 16 성남시외 고속버스터미널 1층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일제히 환호하고 있다. ⓒ 김화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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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힘 분당갑 후보가 10일 오후 6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선거 사무소에서 4.10 총선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방송3사(KBS·MBC·SBS) 출구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 김성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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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 지지자들은 밤새 개표 결과에 가슴을 쓸어야 했다. 앞서 10일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이광재 52.8% - 안철수 47.2%'로 오히려 뒤지는 예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개표가 65% 가까이 진행된 11일 오전 1시 이후가 돼서야 고무된 표정으로 "이겼다"는 탄성이 여기저기 터졌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이 높았는데, 종전과 달리 보수층이 사전투표에 대거 참여하면서
방송3사 출구조사 보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진보층이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공식이
성립됐지만, 22대 총선은 달랐다는 것이다. 실제 4.10총선 사전투표율은 31.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분당은 전국 평균보다도 높은 33.87%였다. 분당의 총 39만 7092명 선거인 중 13만 4489명이 사전투표를 한
것이다. 단, 방송3사와 달리 jtbc 출구조사는 '이광재 49.5% - 안철수 50.5%'을 예측하기도 했다.
"모든 건 제 책임" 일찌감치 패배 인정한 이광재… 눈물 흘린 지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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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1시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925번길 16 성남시외고속버스터미널 1층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낙선인사를 하고 있다. ⓒ 김화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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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광재 민주당 후보는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하며 "모든 패배의 책임은 제게 있음을 말씀
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는 새벽 1시께 선거사무소에 들러 5분간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많은 분들이 '꼭 이겨달라'
고 하실 때마다 심리적 부담이 컸는데 뜻을 이루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주민들의 선택을
겸허히 수용한다"라며 "안철수 후보를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사전투표 때는
이겼는데", "어떻게 이렇게 뒤집히냐"며 눈물을 흘렸다.
본래 강원도 원주갑 국회의원을 지냈던 이광재 후보는 지난 2월 26일에야 분당갑 전략공천을 받고 선거를
준비했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이 후보는 2년 전인 2022년 분당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민주당 김병관
37.49% - 국민의힘 안철수 62.40%) 때보다 국민의힘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보수 강세 지역의 벽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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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soungwookk@ohmynews.com),김화빈(hwaa@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