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군님,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마침 제가 직장산악회에 썼던 글이 있어서 이를 첨삭하여 제가 아는 그 지역정보 몇가지를 보충하고자 합니다. 물론 이순신과 관련없는 이야기도 섞겠씁니다.
순천을 지나서 구룡역 들판을 지나면 약간 고갯길이 나옵니다. 이를 진토재(진톳재) 라고 합니다. 소설 태백산맥에서는 진토재에서 반란군들이 열차방해 행위를 해서 열차를 정차시킨 후 물자를 탈취하는 장면도 나오던 곳이지요. 그 고개를 넘으면 보성군 벌교읍입니다. 고갯마루에는 흥양휴게소가 있습니다. (흥양은 전남 고흥군의 옛이름)
벌교 북쪽에는 진산인 제석산(해발560m)이 우뚝하고 남쪽에는 들판이지요. 벌교는 한 때 인구 5만에 육박(1973년 48,000)하던 큰 도시였습니다. 벌교는 1937년에 보성읍보다 4년이나빨리 읍으로 승격되었다고 합니다. 일제시대에는 일본인들이 그 조그마한 읍에 135가구에 515명이나 살았다고 하니 그만큼 도시화가 빨리 되면서 유동인구가 많아지고....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벌교가서 주먹자랑"말라는 말이 생긴 모양입니다.
벌교에는 꼬막과 짱뚱어탕이 유명합니다. 저도 아직 못가봤는데, TV에서 보니까 꼬막은 獐島(장도)에서 많이 난다더군요. 왜 하필 이름이 獐島일까 했더니 섬모양이 노루를 닮았다고 했네요. 저는 꼬막 정식 보다는 짱뚱어탕이 더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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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에서 2번국도를 타고 조금 서쪽으로 조금만 가면 열가재 고개가 나옵니다. 고개를 넘으면 조성면 소재지가 나오지요.
조성은 鳥城, 옛 어른들은 조성이라고 아니하고 "새재"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부터 조성, 예당, 득량이 연이어 들판입니다.
국도변 멀지 않는 곳에 庫內(고내)마을이 있습니다. 여기가 "조양창"이 있던 곳, 군량미를 보관 창고가 있던 곳인가 봅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아직 이곳을 못 가봤네요.
이순신 장군이 감옥에서 나와서 백의종군하다가 진주 수곡리에서 삼도수군통제사에 임명을 받고 수군조직을 재건하기 위하여 남도를 순시하게 됩니다. 하동, 남원,곡성, 낙안.... 이때 여기 고내마을 조양창에을 점검하고 김안도라는 사람 집에서 이틀을 지냈습니다(1597. 8. 9 ~10), 그리고 득량면 송곡리 박실(박곡)마을 양산항의 집에서 다시 사흘을 머무르지요(8.11~13)
(아래 지도 참조, 박실마을(붉은색)은 글상자가 줄어들어 버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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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박실마을 가는 길에 조성면 봉능리 봉산마을 앞을 지나가게 되는데요. 이곳이 선거이장군 생가(?)라네요.
저는 그곳도 아직 못 가봤습니다만, 제가 예전에 조성남초등학교 못 미쳐서 인근 도로변에 비석이 하나 서 있어서 이를 읽어 본 적이 있는데, 아마 그 장군 유적비였던가 봅니다. 이배사 가입 후였다면 똑똑히 기억해 두었을 텐데....
得糧... 얻을 득, 양식량(粮이라고도 씁니다).... 득량면의 지명유래는 흔히 임진왜란때 득량만에서 군량미를 보충했다고 하는데, 글쎄요... 정말 그런 사실이 있는 것인 지, 아니면 원래부터 득량이라는 지명이 있었는데, 그렇게 갔다붙인 것인 지 모르겠습니다. 득량만 앞바다에 得粮島라는 섬이 있는데 그 섬과 연유가 있을 듯 싶고요...
아무튼 인근에 대단히 넒은 예당 간척지가 있습니다. 1937년 일제시대 때 바다를 막았다고 합니다. 米質도 매우,매우,매우 좋지요. 아래 사진은 2007년도에 인근 오봉산 등산 갔을때 산위에서 찌은 것입니다. 오른쪽 끝에는 바다가 있지요.
혹시 오봉산 산행을 하시려면 득량남초등학교 뒷편에서 올라가면 남도 바다와 들판 전경을 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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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량면에는 군머리라는 곳이 있습니다. 軍머리.... 임진왜란 의병장 최대성 장군이 순국한 곳이라고 해서 軍머리가 떨어진 곳... 그래서 軍頭(군두)라고 합니다. 군머리 삼거리에 있는 최대성 장군 사당 충절사 사진입니다.
최대성 장군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李舜臣)을 따라 한후장(捍後將)이 되어 거제‧옥포‧한산‧합포‧마산포‧가덕도‧당항포‧웅포의 해전 등에서 활약하였고 그 뒤 1597년(선조 30) 정유재란 때 조선의 관군마저도 무너진 상태에서 의병을 결성하기 위해 아들 최언립(崔彦立)‧최후립(崔厚立) 및 집안 노비들까지 동원하여 의병 수천여 명을 모아 모의장군(募義將軍)이란 기치(旗幟)를 달고 의병장으로 나선 분이랍니다.
특히 순천‧광양‧고흥‧보성 등 20여 곳에서 송대립(宋大立)‧전방삭(全方朔)‧김덕방(金德邦)‧황원복(黃元福) 등과 함께 크고 작은 전투에서 전공을 세웠는데, 다음 해 6월 전라남도 보성의 안치전투(鴈峙戰鬪)에서 적을 추적하던 중 적의 유탄을 맞아 전사하였다. 이후 그의 순절을 기리기 위해 이곳의 지명을 ‘군머리〔軍頭〕’라 하였다고 하지요.
기러기 휴게소가 있는 재를 우리는 기럭재, 그럭재(雁峙)라고 불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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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군머리 거기서 멀지 않는 곳에 박실마을이 있습니다. 이순신이 3일을 머물렀던 곳, 양산항의 집이이죠.
보성에는 마을 터가 좋은 곳으로 一道開, 二堂村, 三朴室(實?)이라는 말이 있는데, 마을 입구에 으뜸 박실이라는 표석이 있고, 그리고 그 인근에 유명한 강골마을이 있습니다. 강골마을은 廣州李氏 집성촌인데 우리는 강골이가라고도 불렀지요. 6선 국회의원 이중재 씨 생가 등...
또한 거기서 멀지 않은 곳, 쇠실마을(薪田?)에 김구선생 은거지가 있습니다. 김구선생이 23살때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하수인인 쓰치다를 맨손으로 죽인 후 체포되어 인천 감영에 있다가 탈옥하여 삼정리 쇠실마을에서 45일동안을 지냈답니다. 백범 선생은 나중에 해방되어 1946년9월 이곳을 한번 더 찾아 옵니다. 중국에서 귀국한 이후 48년만에 이곳을 들렸지요. 가보면 기념관이 건립되어 있고 안동김씨 후손이 그 옆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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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군머리에는 보성강 발전소가 있는 곳입니다. 아니, 댐도 없는데 무슨 발전소냐고요? 아하... 그림의 산넘어에 강을 막아서 댐이 있고, 땅속으로 약2.3km를 물이 흐릅니다. 이곳은 나중에 가보시면 알지만, 지형이 남북간에 고저차가 큽니다. 그래서 85m의 수준차이를 이용하여 물이 쏟아지면서 발전기를 돌려서 3500kW(? 미확인)우리나라에서는 보기드문 유역변경식 발전소입니다.
일제시대 1937년도에 준공된 시설로서 발전기를 돌리고 난 물은 위의 사진에서 본 간척지 들판에 농업용수로 사용됩니다.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여 학생 들 소풍가던 곳.... 처녀총각 연애할 만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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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뒷편 산넘어에는 보성군 겸백면 용산리... 땜이 있지요.
그 댐 옆에 침동(針洞)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 바늘굴(반느굴, 반오굴?...) 이라고 불렀지요.
아마 그 마을 밑으로 득량면 발전소로 가는 수로(바늘 굴)가 있는 모양입니다. 터널을 뚫은 것인 지, 과거 부터 바늘 길 처럼있던 수로를 이용한 것인 지는 모르겟네요. 우리 선조들은 훗날 이런 시설물이 설치될 것을 예견하여 이름을 붙였는지.... 신기합니다. 득량이라는 이름도 훗날 간척지가 생길 것이라는 뜻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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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aver.me/GFmoGWJJ
이상,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 한 낮에 컴퓨터를 노닥거려 보았습니다.
첫댓글 자료를 읽어 보니 지난해 당포님 주관하에 거닌 수군 재건로 답사가 생각납니다.
불행하게도 위 소개한 곳은 가지 못했네요...
언젠가 여유있게 걸으며 보며 공부하고 싶은데...
알찬 기행문이네요.
송현님의 박식함과 예사로 다니지 않는 눈썰미가..감탄이옵니다.
저는. 십 수년 전에 기러기 휴게소의 이름이 특이해서 한참을 본 기억과 그기서 바라본 해 질 녘의 바다가 그리움에 추억을 보태서 따라오네요!..ㅎㅎ
아히쿠!, 무슨 과분한 말씀을...
저는 단지 여기저기서 보고들은 것을 쪼매 적었을 뿐입니더...
송현님!! 좋은 자료 잘 감상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10박 11일 답사 중에 김구선생 은거지와 모의장군 최대성 사당을 방문하였습니다.
답사기와 사진은 천천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ㅎ
맛있는 음식도 먹고, 멋진 산행도 하고, 살아있는 역사 공부도 하고....
정말 잔잔한 감동입니다^^ 좋은 정보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