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곳의 인력난이 화급하고 절실하여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 두 명을 채용했다.
영어권도 아니고 동유럽이나 러시아의 생활 방식에 익숙한 우즈베키스탄 애들이었는데
취업 절차를 마치고 입국한 그들을 무슨 물건처럼 받아들고 보니, 성인이기는 하나 너무 앳되어
아들처럼 애처로웠고, 지금이야 잘 사는 우리지만 최빈민국으로 전락한 전후 시기에는
빈곤과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많은 이웃이 이민을 가거나 해외 취업 전선으로 떠났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타국에서 겪어야 할 설움이나 외로움을 내가 더
가중시키지는 말아야 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러한탓으로 부모일 수는 없지만
부모 같은 심정으로 대하고 싶었기에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했다.
그게 불과 서너달 전이다.
주말을 보내고 출근한 그 애들에게 구글 번역기를 써가며 뭐 했냐고 물으니
인접해 있는 도시 김해에 다녀왔다는 말을 종종했다. 회사에 일이 뜸하여 휴무 시킨 다음날도
물으면 그곳에 다냐왔다고 하면서 그곳에 아는 형님이 있고 우즈베키스탄 수퍼도 있다고 하면서
그곳에서 장을 본다고 하기도 했다.
그려려니 했다. 누가 괴롭히거나 작업이 과중하여 지칠만한 일이 없어도
타국에서의 생활은 외로움이 동반된 고난일 수 밖에 없기에 동족을 만나것 만으로도
큰 위안이고 기쁨이라 그곳에 들락이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내 착각이었다. 안쓰러워 부성애가 발동한 나머지 이 냉혹한 자본주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거나, 그래도 아직까지는 다 사라지지 않은 나의 순박함이 가혹한 이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탓인지 모르지만 그들의 행동을 그윽하게만 바라봤다.
그러나 된통 당하고 말았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정확하게 금을 그을 수는 없지만
태업의 기미가 보이는가 싶더니 한 놈이 결근한 날이 있었다.
출근한 그 한 놈한테 물었더니 여지없이 '김해'라고 했다.
까닥을 물으니 배를 쓰다듬으며 찡그린 얼굴을 하기에 배탈이 났구나 짐작하며
병원에 가봤느냐고 물었다. 그때까지도 난 염려했고 안쓰러웠다.
그렇게 몇일이 지난 후, 전에 결근한 놈이 출근하고 출근한 놈은 결근했다.
전과 마찬가지로 연유를 물었더니 배를 까뒤비고 긁는 시늉을 하기에
식중독인가 싶으면서도 일면 의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내 생각을 일축했다. 명확한 증거도 없으면서 보여진 일련의 행위들을 정황증거 삼아서
멀쩡한 사람을 의심하는건 아닌가 하는 내 양심의 질책같은 것 때문이었는데
돌이켜 보면 그저 안쓰러운 마음에 믿는 게 능사는 아니었구나 싶다.
그렇게 마음의 굴곡이 있은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또 한 놈의 결근을 보았다.
따지듯 물었다. 황당한 기색을 보이며 머뭇거리는 뽄새를 보니 여태 신뢰하고
변변찮지만 보였던 나의 호의가 농락당하는 느낌이 들어 더 파고 들었다.
'김해 갔다가 아직 안 와서 출근 못했다'고 했던 좀전의 말을 홱 까뒤집으며
'기숙사에 있는데 지금 온다'고 했다.
그 말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한 놈이
나타나서 대뜸 '회사 안 다닐 거다'라고 했다.
난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아닐거라고 그럴리 없다고 그들을 믿으면서도
그들이 보여준 행태에 차츰차츰 녹아내리는 처마의 고드름처럼 믿은이 녹아내리고
있는 중이었는지도 몰랐고, 또한 여태 살아오면서 보아왔던 수 많은 종류의
인간을 보아온 단련탓이기도 할터다.
난 단호하고 매몰차게 말했다.
"알겠다...그 대신 너희들은 계약 기간 동안에는 다른 곳에 취직할 수 없고
그게 싫으면 귀국해라."
하지만 그들도 나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했고
그나마 한국말이 능통한 김해 형님이라는 놈에게 전화해서 나를 바뀌주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데 야간을 안시킨다. 그래서 그만 두려고 한다.'는 말이 요점이었다.
나는 여태껏 마음써준 것에 대한 꽤심함으로 한국에서 돈벌이 못하게 강제 귀국시킬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러한 조치는 현행법으로는 불가했고 다만 계약기간 동안 그들은
이직은 불가함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니 놈들이 귀국을 하든가 회사에서 일을 하든가 둘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겠다고...하지만 그 마음도 하룻밤 지나고 나니 유연하고 물렁해져 그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결국 회사에 끼친 모든 경비를 변상하는 조건으로
이직을 허락해 주었다.
그 놈들이 국적만 같을 뿐 고국에서 강원도,전라도처럼 떨어진 곳에서 온 놈들이라
기 취업해 있는 고향 사람들이 있는 곳은 다른 모양이었다. 한 놈은 김해로 가고
다른 한 놈은 구미로 간다고 했다. 그 두 놈은 각각 회사에 들러 이틀 간격을 두고 각자 떠났다.
구미로 간 놈 이름이 '슐탄'인데 이놈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이었다. 갈 때 눈물을 글썽이기도 한 반면
주도적이고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그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갔다.
한편 이해는 된다.
단지 내가 느낀 서운함에 내 스스로 화가 나긴 했다.
그러한 그들을 보며 뉘우쳐서 나쁠것 없는 한 과거가 떠오른다.
내 20대 초반 군용 백을 메고 어느 유리 섬유 공장에 두 달 알바 한 적이 있었다.
그곳 식당부부는 내게 친동생처럼 대해 주었다. 맛난 반찬을 더 담아 주었고
약한 내가 일을 잘하는지 세심히 살펴주기도 했다. 그랬던 사람들에게
나는 온다간다 말도 없이 그 회사를 그만 두고 나온 적이 있는데
그때 나의 그 배은망덕을 생각하면 저 한놈이라도 내게 비친 눈물은
나보다 휠씬더 양심있고 인간적인것 같다.
그걸 생각하면
떠난 놈들의 서움함도 꽤심함도 다 녹여진다.
"이 놈들아, 우리 인연은 그리 길지 못했으나
다른 곳에서라도 돈 많이 벌어서 가거라"
첫댓글 쓰는중
ㅋㅋ
오케이~~^^
울엄마 말씀이 생각나네요
'세상사람 마음이 다 네맘 같지 않단다'
김해만 가면 술마셔서 술병나는 거 아녀요?
이런 말도 있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
@더하기 빼기 그러게요
그노무 시키들
어딜가든 그런 요령 부리면 안되는데
@벨라 일종의 사기지...
일단 입국해서 그럴 계획이었다면~
@더하기 빼기 그람 정말 나쁜 시키들 ㅡ..ㅡ
@벨라 어쨋든 계약기간 내에 그같이 한다는 건 기만이고
그렇게 해도 특별한 제지가 없다는 우리 법을 아는거지.
암튼 외국인 고용법을 어찌 그렇게 개떡같이 만들어 놨는지....성질나.
@더하기 빼기 공무원들 하는 일이 그렇죠 머
탁상행정 ㅡ..ㅡ
@벨라 웬만한 공기업들의 불필요한 임원들은 다 정리했으면 좋겠어.
연금 공단을 비롯하여~~
모두 맛점들....
오늘은 글 진도도 안 나가는데 억지로 쓴다고 식겁했네.ㅋㅋ
맛점하세요^^
넘 길어여~~ ^^
길어서 미안~ㅋ
다른곳보다 임금이 안좋았나?
임금이야...출국 전에 지들이 수긍한 부분이니.
@더하기 빼기 ㅋㅋ똥 싸기 전과 후는 다른디~^^;
@뽀돌 긍거 같어...
만넘들 똥 칠갑해버려.ㅋㅋ
@더하기 빼기 ㅋㅋ
거봐요...ㅎ
정 주지 말랬자너요
그러게...니 말을 들었으야 했는데~
앞으로 잘하께.ㅋ
이상하게 목요일은 지루해요
그러게~
오늘도 잠 오고 지겨워 죽겠네.ㅎㅎ
난 오늘이 목욜인줄도 모르고 점심때즘 알고 마음이 어찌나 말랑말랑하던지요 ㅋㅋㅋ
@스윗드림 오늘도 거의 다 갔고 낼은 금요일이라...
말랑말랑 좋으다 ㅎㅎ
@더하기 빼기 저도 졸다깨다
@벨라 444가 다가오니 더 말랑말랑!!
@더하기 빼기 지났어요
이제 말캉할듯 ㅎㅎ
저것들 나도 첨엔 좀 안쓰럽게 여겼더만 영~ 아니네요.;;;;
그러게~
한창 젊었을 때였다면 쌍욕이라도 퍼부었을지도 몰라.ㅋㅋ
@스윗드림 아들이가?
울 아들은 게임만 하는데~~ㅜㅜ
@더하기 빼기 넹.어제 후쿠오카 가서 실시간으로 사진보내네요 ㅋ
백팩 메고 가랬드니 굳이 저걸메고 가는 ;;; 저러고 다니고싶대요
@스윗드림 ㅋㅋㅋ 처제 아들도 외아들인데 SW이처럼 엄마한테 소통을 잘 하더라구.
울 아들은 나가면 들어올 때까지 감가 무소식.ㅋ
@스윗드림 저만한 나이가 되면
부모님의 사랑스러운 관심조차 자칫 간섭이 될 수도 있는데
SW이는 잘 하나보다. 착해^^
@더하기 빼기 그니까요.딸 없는데 아들이 좀 살가운거 같아 좋아요
@스윗드림 오~~신나겠다 sw이
엄마만 걱정하는겨
하나도 안 무거울걸 ㅎㅎ
@더하기 빼기 자희집에 나가면 연락 거의 안하는 딸 있어요 3호
@벨라 그게 나쁜 건 아니잖어.
좋게 말하면 자립심이나 독립심이 강한 거니까...
@벨라 더하기님 아들은 이름이 뭐였드라? 언니는 알듯 ㅋㅋ
@스윗드림 J.W
@더하기 빼기 ㅋㅋㅋ 진우?
@스윗드림 DJ 넌 진정 천재다.ㅋㅋㅋ
@더하기 빼기 대지 ㅋㅋㅋ
@더하기 빼기 독립심이 강한 것 같어요
엄마아빠 안닮음 ㅎㅎ
오늘은 어제 해 논 두부 조림과 돼지찌게면 그만이고
운동 삼아 파바에 빵 사러 갔다와야겠다.ㅋㅋ
어제 친구만나 칼국수에 치킨에 너무 먹어서 오늘 쫄쫄 굶고 있어요.......... 가 아니라 계란 2개 먹었네요 ㅋㅋㅋ
이씨끼들을 확 기냥~~
잘 해줄필요가 없다닌깐
당하고보면 속만 상하고..
쇠주한잔 드시고 잊어버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