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맺은 기막힌 사연

[wind]

 멧돼지크럽과 산행을 약속했건만  심신이 피로하여 오랜만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차를 놓쳤다.

바지런을 떨면 내 차로 따라 잡을 수 있겠건만 나른한 기운에 취한 몸을 깨우기가 싫어서 차라리 산을 놓치기로 하였다.

 느그작하니 일어나 옥정원 손질을 하였다.

화분의 위치도 바꾸고, 틈바구니 속에서 싹을 틔운 수련목, 소사나무는 앞쪽으로 어여삐 보여지도록 옮기고

묵은 잎들은 잘라내고 ...... 잎들도 깨끗하게 반들반들 윤이 나도록닦아주고 씻어주고......허리가 다 아프다.

130여개나 넘는 야생화분을 들었다 놓았다....씻어다 닦았다.....3시간 동안 코를 쳐박고 일했더니

허리, 어깨, 팔 다리가 다 아프다.

아아, 꽃 키우기가 사람 키우는 일보다 더 힘들다.

그러나 사람은 배반하기도 하고, 등 돌리기도 하고, 내 맘 있는 그대로 알아주지 못할 때도 있지만

꽃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반기고, 변함없이 서 있는 채로 내 맘 깊은 곳까지 알아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있겠는가?

 내가 꽃을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하겠거니

인간은 믿지말되 꽃은 믿나니

돈이 아무리 좋다해도 꽃의 빛깔만큼은 못하고

사람이 아무리 좋다해도 꽃의 향기만큼은 못하고

사랑이 아무리 좋다해도 꽃이 피고 지는 그 힘만큼은 못하나니

내사마 이 세상에서 꽃이 제일로 좋다.

오후에 지나가는 길이라며 친구가 잠시 들러주었다.

참 오랜만이다. 이사한지 두어달 되었나?

먼곳에서 오랜만에 벗이 찾아왔으니 내가 꽃 좋아하는 만큼이나 좋다.

차를 몰고 숲을 찾아 나섰다.

개좌산. 처음 가 보는 숲이다.

살랑대는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 그리고 연둣빛 짙은 숲

아아, 좋다.     

지금 이대로.......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의 .....숲과 벗이 얼마나 예쁘고 고운지 모르겠다.

가끔 잊을만 하면 전화해 주고, 찾아와 주는 벗이 있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이파리를 뒤척이며 오수에 졸고 있는 굴참나무도 있고

높은 키를 세우고 하늘로 사다리를 타는 느티나무도 보이고

새 순 넝쿨로 땅 위를 기는 칡도 보이고

막 기지개를 켜고 있는 싸리나무도 보이고.....

생명과 푸르름이 살아있는 숲

숲도 푸르지오

내 마음도 푸르지오

그대 마음도 푸르지오....

온 천지가 다 푸르지오였다.

개좌산의 풀과 나무와 꽃이 내 가슴에 박혔다.

3시가 훨 넘어서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우리꽃사랑모임의 열두번째 회원전시회에 도착했다.

내가 야생화와 인연을 맺게 된 기막힌 사연을 안겨다준 모임이다.

2004년인가보다.

그들의 첫 전시회를 다녀와서부터 꽃에 미치기 시작했다.

수수하고 ,아름다운, 청초한, 담백한 우리꽃에 빠져들기 시작한지 이제 6년.

그동안 옥정원도 생겨났고 꽃과 맺은 인연의 귀한 사람들도 많이 생겨났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게 아니라

나에게는

꽃이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거라고 오늘 내 눈 속에 꼭 꼭 박힌 개좌산의 푸른 숲과

우리꽃사랑모임의 꽃들에게 살째기 소곤대고 싶다.

-우리꽃사랑모임 12번째 전시회를 다녀와서-

                                                             **윤판나물

                                                       **좀씀바귀

                                                       **미나리아재비

                                                             **화살나무와 양지꽃

                                                             **백화등

                                                    **금낭화

                                                        **고사리와 백화등

                                                           **가락지나물꽃

                                                            **분경

                                                     **조개나물

                                                                **등나무꽃

                                              

**전시장 풍경

                                                  

[나무사랑]

우와...멋집니다.^^

[남촌]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