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 중순,봄의 절정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이른 봄을 수놓았던 매화와 벚꽃은 다음 세대를 남기기 위한 준비로 한창이고,목련과 진달래,개나리,철쭉,때죽나무꽃,조팝나무꽃 등 다른 다양한 봄꽃들이 그 바톤을 이어받아 꽃세상을 만들고 있다.어제 내린 비가 부족해서일까.오늘도 봄비가 내린단다.맑은 하늘은 언제 쯤 볼 수 있으려나.오늘 아침 출근 길 보았던 하얀 목련꽃이 눈에 아롱거린다.이번 주 지나면 이것도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한 때의 아름다움으로 자신을 뽐내고 다음 세대를 잊기 위한 준비를 마친 꽃,이것이 있어 봄은 아름답다.
목련,어딘가 이국적인 냄새가 풍기지 않은가?목련의 원산지는 중국이란다.목련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붓끝처럼 보이고,연꽃 봉우리와 닮았으며,중국 고전 악기인 비파와도 비슷하다.또한 꽃봉우리가 완전히 벌어지기 전 목련을 관찰하면 따스한 햇볕을 충분히 받은 남쪽 부분이 그렇지 않은 북쪽보다 더 빨리 자라 살짝 북쪽으로 기운 불완전한 타원형이다.누가 뭐라해도 목련은 완전히 개화하기 전 봉우리 상태가 아름답다.목련꽃도 서서히 제 갈 길을 준비하고 있다.
목련에는 백목련과 자목련이 있다 한다.말그대로 백목련은 하얀 꽃잎을,자목련은 자주색 또는 살짝 붉은색 그것을 띤다.백목련과 자목련에 대한 전설이 있다.
한 왕국의 아름다운 공주는 오로지 북쪽 나라의 왕을 사모하게 되었다.그러나 세상사는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하필이면 그 왕은 이미 결혼한 상태로 미모의 아내를 두고 있었다.어찌하랴.짝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걸.이룰 수 없는 사랑 즉 결혼이라면 차라리 이 세상을 산다는 게 아무 런 의미 없다고 생각해 그만 바다에 퐁당했다.이를 안 왕은 그녀를 양지 바른 언덕에 묻어 주었다.
짝사랑은 일방적이지만 그 상대가 그 사실을 안다면 둘은 오묘한 마음 상태을 갖는다.왕은 그녀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사랑하는 자신의 아내마져 사약(^^)을 마시게 해 죽게 한다.그리고는 아내를 자신을 짝사랑했던 공주 무덤 바로 옆에 뭍었다.그 후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공주 무덤에는 하얀 목련이,아내 무덤에는 보라색 목련이 피었다고 한다.
그러면 목련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첫째,이룰 수 없는 사랑이다.위에서 본 설화처럼 하얀 목련은 이루어 지지 않는 사랑을 의미한다.하얀 색,바로 순결?순수?슬픔 등을 의미한다는 걸 보면 이해가 간다.
두번 째,목련(나무 연꽃)이다.불교에서는 연꽃을 신성시한다.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맑고 고결한 꽃을 피우는 연꽃은 완전무결 그 자체이다.연 봉우리를 자세히 보면 목련 봉우리와 똑같다.그래서 목련을 나무에 핀 연꽃이라 해 사찰의 문살 등 장식에 6장의 연꽃을 전각이나 투각하는 경우가 있다.
셋째,선비의 고결한 정신을 의미한다.목련은 잎이 나기 전 꽃을 먼저 틔운 다음 잎이 난다.물론 이런 꽃은 진달래나 매화.벚꽃,개나리도 있다.이 중 매화에는 흰매화와 홍매화가 있는데 이 꽃 역시 선비의 고결함을 상징한다.목련과 매화가 선비의 상징인 건 바로 꽃의 빛깔에 있는 듯하다.흰색은 세속의 때묻지 않음 그 자체로 선비 이미지와 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은 가수 양희은의 <하얀 목련>가사이다.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어라 내사랑이어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얘기를 잊을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이 노래의 화자는 이별한 연인을 그리워하고 있다.하얀 목련이 피는 봄,왜 이렇게 그녀(그대)가 생각날까.봄 지나 여름 가고 가을의 쓸쓸함을 이기니 겨울이다.하얀 목련은 잊은 지 오래다.눈 오는 어느 겨울날,하얀 눈을 보니 또다시 잊었던 그(그녀)가 머릿속에 떠오른다.크리스마스가 다가 온다.거리엔 다정히 팔장을 끼고 가는 연인들이 눈에 들어온다.짝을 잃은 그는 외로롭다.언제 쯤 그녀와의 아름다운 사랑 시절을 잊을 수 있을까?시간은 흘러 또 다시 봄이 오고 하얀 목련은 피고 또 다시 진다.그렇게 그에 대한 옛 추억은 잊었다 다시 회상하기를 반복 한다.하얀 목련,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다음은 가수 박강수, 박창근의 <목련 >노래 일부이다.
목련이 필 때 따라 웃던 사람
목련이 지면 눈물짓는 그댈 알게 된 날에
목련의 노랠 들었지
그댈 기억하는 지금 목련도 따라 졌지
목련이 지네 목련이 지네
(후렴 생략)
목련이 필 때 내게로 온 사랑
목련이 지면 슬퍼했던
그대 떠나 간 날에 목련의 노랠 들었지
그댈 추억하는 지금 목련도 따라 폈지
(이하 생략)
이 노래 화자 역시 목련이 필 때 그와의 사랑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것이 질 때면 다시 슬픔 속으로 빠져든다.목련꽃이 피면 추억이 되살아 난다.
이번 노래 가사는 가수 윤영배의 <목련> 일부다.
목련이 지네.멍들어 지네
누구에게도 이기려하지 않고 지네
너마저 (생략)
너를 잊지 못해 떨어 지네
너마저(생략)
사람이 지네.아프게 지네
누구에게도 앞서려하지 않고 지네
(생략)
목련이 지면 사랑도 아픔도 너도 진단다.암튼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은 슬프다.^^
끝으로 말로의<목련>가사 일부다.
사랑 떨어지려 오르는 운명
홀로 타오르는 가여운 불꽃
사랑 대답 없는 외로운 몸짓
홀로 부르다가 사라질 노래여
못 견뎌 그리운 마음 하얗게 눈물처럼 터져가네
바람 부는 날 그 몸 지고 나면
푸른 잎들 무성해 흔적도 없겠지만
뜨겁던 마음을 잊지는 말아요
이 봄 가기 전에
나의 사랑 허공 속에 새겨둔 약속
홀로 나부끼다 사라질 노래여
사무쳐 그리운 마음 이 봄을 불 밝히며터져가네
어느 바람이 부는 날 그 몸 지고 나면
뜨거웠던 마음은 사라져 가겠지만
가여운 내 사랑 잊지는 말아요
(생략)
이 노랫말에는 목련이 등장하지 않는다.그러나 간접적으로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다.'바람 부는 날 그 몸 지고 나면 뜨거웠던 마음 사라져 가겠지만',이 구절만 보아도 봄을 배경으로 하는 꽃이 무슨 꽃인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목련의 여러 의미 중 이루어 지지 않는 사랑만이 노랫속에 등장하고,나머지 군자의 이미지와 목련은 사용되지 않았다.예나 지금이나 사람인 이상 사랑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나보다.오늘날 군자를 찾기란 하늘에서 별따기만큼 어려워 고결함을 노래하지 않았을까 싶다.^^
참고)
●가수 양희은의 <하얀 목련>은 머릿속에 저장된 것을 출력했음.
나머지 <목련>가사는 인터넷의 힘을 빌었음을 밝혀둔다.
●목련꽃 관련 이야기는 인터넷 '목련꽃설화'를 참조.
●'별목련'은 창경궁 내에서 찍었음.유일하게 한 그루.^^
첫댓글 목련 ~ 나무에 피는 연꽃
목련에대한 논문 한권을 읽은듯 많이 배워갑니다 ^-^~
누님,감사합니다.
비 온 후라 조금 싸늘하네요,
건강 유의하십시요.^^
목련꽃
필때는 넘 예쁜데
질땐 넘 지져분해...
누나도 그렇게 생각하셨네요.^^
저도 살짝 그런 생각이 들었요.
빨리 피고 빨리지는 꽃의 약점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