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세종대왕 작명 센스에서 ‘의문의 1승’까지,온천 없는 아산 여행 이야기

[련꽃]

또! 아산 온양, 또! 온천 이야기냐고? 오늘 여행 이야기는 좀 다르다. 제주 포도호텔, 방주교회를 지은 이타미 준의 국내 1호 건축을 알아보고 이종호 건축가가 충무공이순신기념관을 흙으로 덮은 이유도 살펴본다. 폐창고를 개조한 국내 최초의 코미디극장, 150m 높이 소각장 굴뚝 위가 전망대인 아산의 친환경 이야기도 귀담아들을 것이다. 모 방송 프로그램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2>(이하 알쓸신잡2)에 나온 지중해마을은 덤이다.

거북선을 닮은 구성아트센터 측면

잠깐, ‘알쓸신잡’ 온양

그래도 온양인데. 우선은 ‘알쓸신잡’ 스타일로! 온양(溫陽)이란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온양 사람들은 세종대왕이라고 말한다. 세종대왕이 치료차 온양을 찾았다가 온수현을 온양군으로 승격한 까닭이다. 세종대왕이 온양을 찾은 흔적이 문화재자료 제314호 온양어의정(溫陽御醫井)이다. 어의정은 온양중학교 가는 길목에 있다. <알쓸신잡2>에 나왔던 영괴대도 있다. 훗날 장조로 추존된 장헌세자(사도세자)는 아버지 영조와 온양을 찾았고 활을 쏘며 무술을 연마했다. 이를 기념해 느티나무 세 그루를 심도록 했다. 훗날 정조는 그 자리에 아버지 장헌세자를 기려 대를 세우고 친필로 영괴대(靈槐臺)라고 썼다. 느티나무인데 왜 회화나무 괴(槐) 자를 썼냐고? 선조들이 느티나무를 가리킬 때도 같은 자를 썼다고 한다.

[왼쪽/오른쪽]온양관광호텔 내에 있는 신정비(神井碑) / 온양민속박물관 또한 건축물이 아름답다.

온양, 제주에 의문의 1승

다시 원점으로! 방주교회와 수·풍·석(水·風·石)박물관은 제주 여행의 필수 코스다. 제주 포도호텔과 더불어 이타미 준(한국이름 유동룡)의 작품이다. 그는 프랑스 최고의 문화예술훈장 슈발리에상 등을 수상한 유명 건축가다. 하지만 그의 첫 건축은 온양에 있다. 포도호텔보다 약 20년이 빠르다.
온양온천역이나 영괴대에서 1.5~2km 거리에 온양민속박물관이 있다. 지방이라고 얕잡아 봐서는 곤란하다. 전시기획, 체험 등 전국에서 손꼽을 만하다. 박물관 내에는 또 하나의 보석이 있다. 옛 구정미술관인 구정아트센터. 바로 이타미 준의 국내 첫 작품이다.

[왼쪽/오른쪽]아산 흙으로 구운 구성아트센터의 벽돌 / 한옥과 조화를 이룬 구성아트센터 정면

그는 자연이나 지역 환경을 건축에 반영한다. 구정아트센터 역시 아산 황토로 직접 벽돌을 만들어 지었다. 전면은 한옥 기와 스타일이다. 내부는 ‘ㅁ’자의 충청도 가옥구조다. 좌우 전시실이 있고 벽을 사이에 둔 내부는 크게 비워 복합예술을 소화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한옥 정면과 교차하는 지붕이 흥미롭다. 거북선을 형상화했다. 이순신 장군이 아산 외가에서 자란 까닭이다. 그 모양새는 박물관 앞 도로(충무로)에서 살필 때 측면이 한층 또렷하다.

[왼쪽/오른쪽]구성아트센터의 전시 모습 / ‘ㅁ’한옥의 중정에 해당하는 건물 내부

이순신을 건물에 담은 또 한 명의 유명 건축가가 있다. 충무공이순신기념관을 지은 고(故) 이종호 건축가다. 그는 기념관을 짓고 흙으로 덮어 언덕처럼 만들었다. 영웅 이순신을 드러내기보다 그가 동감한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처럼 고뇌하는 인간 이순신에 주목했다. 그래서 전시관은 충무공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전시는 1층에서 지하 4D영상관을 보러 밖으로 나오는 구조다. 재미난 사실 하나. 건축가는 원래 4D영상관에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낭독과 함께 마지막 전시로 배치할 예정이었다. 현실의 날짜와 같은 날의 일기 낭독이 나오는 시스템이다. 아쉽게도 짓는 과정에서 바뀌었다. <난중일기>는 1층 전시실에 있다.

[왼쪽/가운데/오른쪽]언덕을 연상케 하는 충무공이순신기념관 외관 / 기념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전경 / 내부 전시실 모습

아산에서 유럽 여행을

영괴대 외에 <알쓸신잡2> 속 아산이 궁금하다면? 장영실과학관과 아산지중해마을을 추천한다. 장영실과학관은 <알쓸신잡2>에 나온 것처럼 글보다 체험으로 전달한다. 예를 들면 ‘우리 집 변기 속에서 빙빙빙’은 대형 변기 세트 안에 물 입자 대신 공을 넣어 놀이시설처럼 꾸몄다. 아이들은 은연중에 ‘사이펀 원리’를 체험한다. ‘출발! 후름라이드’나 ‘기찻길 놓기’ 등도 비슷하다. 아이들이 놀이하듯 과학과 친해진다. 장영실과학관 옆은 아산생태곤충원이다. 자연과학을 탐구하기에 알맞다. 어른들에게는 아산생태곤충원과 연결된 150m 높이의 아산 그린타워 전망대를 권한다. 전망대 위는 카페와 레스토랑이다. 아산시 풍경을 내려다보며 식사나 커피를 즐긴다. 실은 장영실과학관, 아산생태곤충원 주변은 하수처리장과 쓰레기소각장이다. 일대를 아울러 아산환경과학공원이라 한다. 물론 환경오염 제어시설을 적용해 감쪽같다.
탕정면 아산지중해마을은 온양온천역에서 8km 거리다. 현충사 충무궁이순신기념관을 지나니 연계해도 좋겠다. 탕정면 일대는 산업단지가 들어서며 바뀌었다. 원주민은 새롭게 거처를 정해 이동했는데 그 동네가 바로 아산지중해마을이다. <알쓸신잡2>에는 그리스 산토리니를 본떴다 나오지만 그 외 프로방스 지방 풍경을 포함한다. 동네가 화사해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왼쪽/가운데/오른쪽]장영실과학관의 체험형 전시 / 150m 소각장 굴뚝을 이용한 아산 그린타워 전망대 / 지중해 마을 전경

온천수보다 뜨겁게 웃긴다

다시 온천으로 돌아와서! 온양온천이 아닌 도고온천이 목적지라면? 아산쇼타임코미디홀은 어떨까. 우리나라 최초의 코미디극장이다. 지난 2014년 폐역이 된 옛 도고온천역 옆에 문을 열었다. 코미디홀은 크게 전시관과 공연장으로 나뉜다. 전시관은 새로 지었으나 공연장은 도고온천역에 붙어 있던 폐창고를 개조했다. 공연은 전체 관람가라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다. 개그맨 지망생들이 80분짜리 극을 올린다. 평일(월요일 제외) 오후 7시, 주말 오후 2시, 5시 공연한다. 최소 인원이 6명 이하일 때는 취소되니 미리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전시관은 1층 전시실, 2층 석양카페로 이뤄져 있다. 전시실은 우리나라 코미디 역사가 일목요연하다. 세대별로 눈에 익은 개그맨을 찾아 돌아본다. 2층은 창가가 있는 서쪽 바깥이 너른 들녘이라 시야가 탁 트였다. 공연 후 커피 한 잔 하며 노을을 기다려 볼 일이다. 코미디홀 앞으로는 철길이 놓였다. 지금은 아산레일바이크가 오가는 구간이다. 순환형으로 12월에도 운영한다. 코미디홀은 현 도고온천역에서는 2.5km 거리다. 파라다이스스파도고와는 같은 거리로 삼각형을 이룬다. 기차를 이용한 가족이나 연인들에겐 대중교통 여행도 알맞다.

[왼쪽/가운데/오른쪽]폐창고를 개조한 아산쇼타임코미디홀 공연장 / 전시 자료 속 낯익은 얼굴들 / 1층 전시장, 2층 석양카페로 이뤄진 전시관 외관

여행정보

구정아트센터(온양민속박물관)

• 주소 : 충청남도 아산시 충무로 123
• 문의 : 041-542-6001

현충사 충무공이순신기념관

• 주소 : 충청남도 아산시 염치읍 현충사길 126
• 문의 : 041-539-4600

장영실과학관(아산 그린타워 전망 & 아산생태곤충원)

• 주소 : 충청남도 아산시 실옥로 222
• 문의 : 041-903-5594

아산지중해마을

• 주소 : 충청남도 아산시 탕정면 탕정면로8번길 55-7
• 문의 : 041-541-2245

아산쇼타임코미디홀

• 주소 : 충청남도 아산시 도고면 아산만로 171
• 문의 : 041-542-5145

주변 음식점

• 여명회관 : 한정식 / 충청남도 아산시 충무로20번길 19 / 041-534-7777
• 온천정육식당 : 쇠고기·돼지고기 / 충청남도 도고면 기곡로62번길 21-13 / 041-542-3429
• 고려옥 : 곰탕 / 충청남도 아산시 번영로195번길 9 / 041-545-6254

숙소

• 온양그랜드호텔 : 충청남도 아산시 충무로20번길 7 / 041-543-9711
• 온양관광호텔 : 충청남도 아산시 온천대로 1459 / 041-540-1000
• 파라다이스스파도고 : 충청남도 아산시 도고면 도고온천로 176 / 041-537-7100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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