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드론’ 3대 동시에…韓美 ‘방어→반격’ 기동훈련 부활
尹, 을지연습-UFS 국무회의 주재
25일까지 4일간 을지연습 실시… “尹, 전쟁 변화 맞춰 대비태세 정비”
UFS, 여단급 과학戰 등 13개 훈련… 드론-사이버戰 실전 시나리오 추가
내년 상반기 훈련부터 규모 더 확대
한민 연합훈련시작… 주한미군기지 ‘킬러드론’ 출격대기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첫날인 22일 경기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이른바 ‘킬러 드론’이라 불리는 미군의 무인드론 그레이 이글(MQ-1C·붉은 점선 안) 3대가 출격 대기하고 있다. 길이 8m, 날개폭 17m인 그레이 이글은 최대 30시간 동안 최고 시속 280km로 비행하며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을 장착해 발사할 수 있다. 그레이 이글 위로는 아파치 헬기(AH-64) 2대가 하늘을 날고 있다. 평택=김재명 기자
“실전과 똑같은 연습만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보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다.”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와 연계해 정부 차원에서 실시하는 ‘을지연습’이 시작된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는 지난 5년간 축소돼 시행돼 온 을지훈련을 을지연습으로 정상화해 군사연습인 UFS와 통합해서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UFS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이래 중단된 연대급 이상 대규모 연합 야외기동훈련(FTX)이 부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전시·사변 등 실제 국가위기 상황을 전제로 군사연습과 병행해 강도 높게 현장 연습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尹 “을지연습과 UFS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미연합 ‘임진강 도하훈련’… 尹, ‘녹색 민방위복’ 입고 을지 NSC 주재 북한 도발에 대비하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가 시작된 22일 경기 파주의 훈련장에서 수륙양용 전투차량이 임진강을 건너는 훈련을 하고 있다(윗쪽 사진). 훈련 첫날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이 입은 녹색 민방위복은 기존 노란색 민방위복을 대체하기 위해 새롭게 마련한 5가지 색상의 시제품(다크그린, 네이비, 그린, 그레이, 베이지) 중 하나다. 파주=전영한 기자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을지 국무회의에서 정부연습인 을지연습과 군사연습인 UFS의 정상화 및 통합 시행에 의미를 부여했다. 을지연습은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해 연 1회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정부의 비상대비훈련이다. 2019년 이후 한미 연합훈련과 별도로 재난 등 비군사적 위기 대응 위주로 시행해왔다. 이번에는 UFS와 통합돼 이날부터 25일까지 나흘 동안 시행된다. 윤 대통령은 “정부연습인 을지연습과 군사연습인 UFS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신(新)안보위협을 거론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빈틈없는 안보 태세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의 전쟁은 과거와는 판이하게 그 양상이 다르다”며 “국가기간정보통신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비롯해 항만, 공항, 원전과 같은 핵심 산업 기반,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시설, 주요 원자재 공급망에 대해서도 공격이 이뤄지고 우리의 전쟁 수행 능력에 타격과 무력화를 시도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을지연습은 변화하는 전쟁 양상에 맞춰서 우리 정부의 비상 대비 태세를 새롭게 정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어떠한 국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정부의 기능을 유지하고 군사작전을 지원하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이 연습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 軍, “한미 연합훈련의 정상화”
매년 두 차례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서 대규모 FTX가 함께 진행되는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연합훈련 때마다 미 본토에서 입국하는 미 측 증원 병력도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22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격퇴·방어(1부), 반격(2부) 시나리오로 진행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훈련과 별개로 연합과학화전투훈련(여단급), 연합대량살상무기제거훈련(대대급), 연합공격헬기사격훈련(대대급) 등 13개 FTX를 실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준비 기간 등으로 대규모로 볼 수 있는 여단급 FTX는 1개 훈련이지만 정부는 내년 상반기 연합훈련부터 전방위적으로 FTX 규모를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 분산, 축소된 FTX가 본 훈련(컴퓨터 시뮬레이션) 작전계획(작계)에 연계돼 실시된다는 점에서 ‘훈련의 정상화’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UFS 훈련에선 드론, 사이버전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새로운 전쟁 양상의 변화를 반영해 전시에 발생 가능한 실전적 시나리오도 추가됐다. 또 항만, 공항, 반도체공장 등 주요 산업시설, 국가 주요 시설에 대한 북한의 공격을 가정해 민관군경이 참여하는 방호 훈련 및 피해복구 훈련도 병행된다.
전주영 기자, 신규진 기자
한미훈련 첫날 뜬 美 정찰기, 北 미사일 기지 집중감시
北, 단거리→ICBM 단계적 도발후
9·9정권수립-10·10당창건일 맞춰
‘7차 핵실험’ 긴장 극대화 노릴수도
1, 5, 6차 핵실험도 같은 기간 감행
한민 연합훈련시작… 주한미군기지 ‘킬러드론’ 출격대기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첫날인 22일 경기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이른바 ‘킬러 드론’이라 불리는 미군의 무인드론 그레이 이글(MQ-1C·붉은 점선 안) 3대가 출격 대기하고 있다. 길이 8m, 날개폭 17m인 그레이 이글은 최대 30시간 동안 최고 시속 280km로 비행하며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을 장착해 발사할 수 있다. 그레이 이글 위로는 아파치 헬기(AH-64) 2대가 하늘을 날고 있다. 평택=김재명 기자
22일부터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가운데 북한이 정권수립일(9월 9일)이나 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을 종착점으로 한 도발 시나리오를 실행에 옮길지 한미 정보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UFS를 앞두고 17일 순항미사일을 쏜 북한이 본격적으로 한미를 겨냥한 단계적 강대강(强對强) 도발 수순에 나설 수 있다는 것. 한미는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UFS를 빌미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같은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부터 시작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어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자산이 주둔 중인 괌 기지와 미 본토를 사정권으로 한 화성 계열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 뒤 정권수립일이나 당 창건일에 맞춰 7차 핵실험으로 도발의 대미를 장식하고 긴장을 극대화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기에 이룩한 핵무력 성과의 최대치를 한미에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대적투쟁(김 위원장)”, “강력보복(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거론한 데 이어 최근 기관지와 선전매체를 통해 핵무력 완성을 강조하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군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정권수립일이나 당 창건일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의 ‘디데이’를 잡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한미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북한은 대내결속 차원에서 정권과 당 기념일에 맞춰 핵실험 단추를 눌렀다. 1차 핵실험(2006년 10월 9일)은 당 창건일 전날, 5차 핵실험(2016년 9월 9일)은 정권수립일 당일에 강행했다. 6차 핵실험(2017년 9월 3일)은 정권수립일 엿새 전에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UFS 첫날인 22일 미 해군의 신호정보수집기 애리스(EP-3E)가 수도권에서 장시간 대북감시 비행을 했다. 애리스의 주임무는 미사일 발사 전후 방출되는 전자신호를 포착하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 전역 미사일 기지의 도발 징후를 면밀히 들여다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中관영매체 “美, UFS로 中억제 노려” 견제
“아태 화약고 한반도 긴장 고조” 주장
22일부터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이 대북 전면전을 가정한 본훈련에 돌입했다. 경기 평택 주한미군 험프리기지에서 헬기가 기동을 하고있다. 평택=김재명 기자
중국 관영 매체가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대해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인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한미 훈련을 앞두고 대만 해협 주변에서 진행하던 군사훈련을 한반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산둥반도와 보하이만 인근 서해로 확대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북한뿐 아니라 중국이 직접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훈련을 벌이거나 비난하는 양상이 선명해지고 있다.
중국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2일 “UFS는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자신의 군사력을 과시하면서 북한뿐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훈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화약고로 여겨지는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고, 한반도 정세 변화는 동북아와 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훈련에서 미국은 항공모함과 전략 폭격기 등을 배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국은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한반도 혼란은 중국의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며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쑹중핑은 “이 훈련은 일본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고 향후 한미 군사훈련에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이 3국 군사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