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갑진(甲辰)년 ‘푸른 용띠’의 해다. ‘청룡(靑龍)’의 해, 청룡열차 타고 24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784년도 갑진년이었다. 이승훈(李承薰, 베드로)이 북경에서 세례를 받고 기도서와 교리서 및 천주교 예식과 관련된 여러 서적을 가지고 들어왔다. 이벽(李檗)은 이승훈이 북경에 가기도 전부터 천주교에 관심이 많았고 천주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는데, 북경에 가는 이승훈에게 천주당에 가서 신경(信經)과 세례를 받아오도록 독려하였다. 이승훈은 북경에서 돌아오자 이벽과 함께 교리를 더욱 연구한 후, 세례를 받았던 기억을 되살려 한문예식서를 보면서 수표교 인근 이벽의 집에서 세례식을 거행하였다. 이벽은 「성년광익(聖年廣益)」에 나오는 여러 성인 가운데 자신이 본받고 싶은 요한 세례자를 자신의 주보(主保, patronus)로 선택하였다. 작은 평신도의 세례 공동체로 출발하는 한국 천주교회의 선구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록 짧은 삶이었을지라도 그가 바라던 대로 이벽은 한국 천주교회의 시작에 있어서, 길을 닦아놓는 요한 세례자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