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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생님 운남성 차밭 답사 여행기 살짝 보기7 (페북에서)
61. 2012.02.22
1.
나는 사람입니다.
너도 사람입니다.
우리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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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숨을 쉬며 살아 있는 '라'입니다. '라'가 빛을 내는 것을 '숨'이라 합니다. 강아지, 고양이, 소, 말도 숨을 쉽니다. 개미와 풀벌레와 더 작은 벌레도 숨을 쉽니다. 나무와 풀과 흙도 숨을 쉬며, 우리가 살고 있는 별도 숨을 쉽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숨을 쉽니다. 그 안에 '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나는 '라'를 나누어 가진 하나의 사람입니다. 나가 아닌 많은 사람을 너라고 합니다. 나가 아는 너도 있고 나가 모르는 너도 있습니다. 나가 모르는 너는 '너의 너'이며, '나'가 아닌 모든 사람은 다 너입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은 다 사람입니다.
나와 너는 함께 살아 갑니다. 너와 나는 모습이 달라도 같은 사람이며, '우리'입니다. 우리는 나와 너가 만나서 벗이 된 것을 말합니다. 사람은 우리가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어소풀이>
나: '라'를 나누어 가진 것, 아는 양阳
너: 나의 뒷 모습, 어는 음阴
사람: 사(밝다, 숨쉬다)+라(태양)+ㅁ(형상)이므로 형상을 갖추고 숨을 쉬는 태양
우리: 울타리와 비슷하며, 세계라는 뜻, 세계는 살고 있는 세상의 뜻
@참고
이렇게 짧게 끊고 압축해서 올리겠습니다. 첫째 읽기 편하도록 하기 위함이고, 둘째로 뒷날 정리를 할 때 예상되는 문제점을 걱정해서입니다.
첫 내용이 좀 심심해서 저의 애 늙은 껍데기 '나'를 사진으로 붙여 올립니다.
자기다운 말이 없는 마을은 마을다운 구실도 제대로 하기 어렵고, 마을로서 오래 가기도 어렵다는 생각에서 이렇게 다시 말공부를 하려 합니다.
2.
하늘은 크고 땅은 아름답습니다.
사람은 그 사이에서 삽니다.
사람의 마음은 하늘을 닮아 큽니다.
사람의 몸은 땅을 닮아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이렇게 배웠더라면, 우리들의 삶과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그러다가 문득 아예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다면 또 어땠을 지를 생각해 봅니다. 참 아찔합니다. 배움이라는 것, 참 무섭고도 소중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쉬지 않고 배워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댓글)
3.
하늘에는 많은 별들이 있습니다. 해와 달도 있습니다.
해와 달과 별들은 늘 제 자리를 지키면서 쉬지 않고 제 길을 갑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어울려 빛을 내면서 더불어 살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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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모든 별들의 집이고, 우리들의 큰 터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별도 그 터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많은 별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해는 우리별보다 크며, 우리 별에 제 빛을 주어 낮을 밝힙니다. 달은 우리별보다 작으며, 우리의 밤을 밝힙니다. 크든 작든 해와 달도 한 하늘에서 살아 가는 뭇 별들의 하나입니다.
해와 달과 별들에는 다 제 자리가 있고, 제 움직이는 길이 있습니다. 달은 우리들의 별을 꼭지 삼는 것이 제 자리이고 그 꼭지를 둥글게 도는 것이 제 길입니다. 해는 우리 별이 둥글게 돌며 움직이는 꼭지입니다. 그것이 해의 자리이고 우리별의 길입니다. 누가 누구의 꼭지가 되고, 누가 누구의 딸림이 되더라도, 별들은 모두 한 하늘에서 어울려 사는 '겨레붙이'들입니다.
하늘의 별들은 서로가 서로의 꼭지가 되어주고 서로가 서로의 딸림이 되어주면서, 언제나 쉬지 않고 살아 갑니다. 마치 언니와 아우처럼 서로 딸림과 꼭지가 되어 어울려 살아 갑니다. 서로 지켜주고 서로 안아 주면서 아름답게 살아 갑니다.
4.
사람은 하늘의 별들과 같습니다.
사람은 늘 사람다운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고르게 사는 것이 맞습니다.
그것이 사람다운 자리입니다.
사람은 언제나 사람다운 길을 가야 합니다.
언제나 더불어 살아 가야 합니다.
그것이 사람답게 살아 가는 반듯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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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한 하늘을 이고 살아 갑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하나같이 고르게 살아야 합니다. 가진 것이 많아도 같은 사람이고, 가진 것이 적어도 같은 사람입니다. 생각하는 것이 달라도 같은 사람이고 얼굴 빛깔이 달라도 같은 사람입니다. 솜씨가 다르고 생김새가 달라도 다 같은 사람입니다. 사람 위에 사람이 없고, 사람 아래에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은 모두 같은 땅에서 살아 갑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땅에서 살고 있는 다른 목숨들과 더불어 살아야 하고, 사람들끼리도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몸피가 큰 목숨과 몸피가 작은 목숨도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움직임이 빠른 목숨과 움직임이 느린 목숨도 어울려 살아 가야만 합니다. 힘이 센 목숨과 힘이 여린 목숨도 같이 살아야만 합니다. 하나 하나 살펴보면 '너'가 있어야만 '나'가 살아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늘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사람은 더러운 짐승이 아닙니다. 이 길을 깨닫고 길대로 살지 않는다면 마침내 더러운 짐승의 굴레를 쓰게 됩니다.
<어소풀이>
고르다: 반듯하다: 함께: 더불어:
@참고
지금 눈이 침침해서 어소풀이는 좀 미루어 두겠습니다. 사진으로는 오래된 하늘그림을 올립니다. 앙관천문도의 하나인 천상분야열차지도입니다.
62. 2012.02.23
오늘 새벽에 윈난 지역 차마고도 문화대동맥 답사를 함께 하셨던 이상민 선생님께서 고맙게도 저를 찍은 사진 몇 장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가운데 한 장을 올려봅니다. 이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63. 2012.05.04
오랜만에 시력을 좀 다스려서 들어왔습니다. 지난주 홍콩을 거쳐 썬전에서 일을 보고 왔습니다. 썬전에서 있었던 행사에서 찍힌 사진 하나 올리고 들어갑니다. 이제 조금씩 들어올 수 있을 듯도 합니다.
64. 2012.05.08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꾸어온 저의 꿈이자 제 선배들의 꿈인 모울도뷔 마을! 태백산맥 가운데 줄기, 이름이 무등곡无等谷인 곳에 세우려는 이 마을도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밖으로야 비록 생약연구재배단지이지만, 이 마을이 이제는 길어도 두 해 안에 주민을 맞이하게 될 듯 합니다. 오늘은 행정적 인가를 받기 위해 만든 서류에 포함된 간단한 조감도나마 올려서 저의 설레임을 나누려고 합니다. 30여만평의 산골 땅에 8만여평의 마을이 들어서는 일이 그토록 염원했던 2114년 푸른말이 달리는 해에는 이루어진다 생각하니, 설레임을 떨쳐버리고 싶질 않습니다.
선생님의 설렘을 나누어 갖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함께 기쁘고 기다려 집니다. 그리고, 이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은 어떤 분들이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댓글)
2014년이 맞습니다. 저 2114년까지 살 것같지는 않아요.
요즘 한국문화정품을 찾아 여기저기 다니는 중입니다. 두 달 쯤 뒤에 창덕궁 앞 옛 신혼회관 자리에 한국문화정품관이 들어서는데, 그 준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몇 분께 죄송한데 몰래 전주에도 다녀왔습니다. 그때 한 가죽공방에서 찍힌 사진입니다. 우리 가죽공예도 수준은 상당한데 아직 2%가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때 자사호를 만드는 분들이 차생활을 하지 않고 술을 즐기시느라 차호가 2%부족했던 게 생각납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문화관입니다. 무척 기대가 됩니다. 여러모로 유익한 것을 정립하시려는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직접적인 도움이 되어 드리지는 못하지만, 뜻하시는 대로 이루어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댓글)
진짜들은 숨어 있거나, 말이 없으니 찾아 내시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닐듯 합니다. 마음으로나마 지지하고 잘 되시길 기원합니다. (댓글)
65. 2012.05.09
어디서나 친구를 사귀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록차티숍乐茶轩의 주인장이자 홍콩차구문물관의 멘토이고 로꾸이샹罗桂相의 후계자인 입윙치叶荣枝 선생과의 만남도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는 한국 도자기를 아끼는 분이기도 하고, 차문화의 바른 방향과 올곧은 현대화의 방식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인연이 이어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억의 한 가닥을 적어 봅니다.
66. 2012.05.23
얼추 마무리 지을 일도 있고, 행사도 두어 개가 겹쳐 있어서 중국 이싱으로 잠시 나들이를 갑니다. 하나는 제가 다리 노릇을 해야 하는 한중의학 학술행사이고, 다른 하나는 이싱 자사계의 가장 큰 행사인 도도풍陶都风행사입니다. 새벽녘에 굴을 나서기에 짐을 챙기다 글을 올리면서 사진을 뒤적여보니 3년 6개월 전에 이싱에서 찍힌 사진이 하나 있네요. 사진을 들여다보다 웃었습니다. 그리 긴 시간이 흐른 것도 아닌데, 곰땡이 모습이 지금과 견주어 나름대로 청춘이네요. 그 만큼 흐른 뒤에 다시 오늘 모습을 보고 또 그런 생각을 할까 싶습니다. 정말 잘 살아야겠습니다.
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성전용 이발소가 아닌 이른바 헤어숍에 머리를 들이밀었습니다. 아 이거 러닝 셔츠만 입고 외출하는 느낌입니다. 유감스럽게 사진이 없어서......사진으로 보신다면 많은 분을 개콘 모드로 옮겨드릴 수 있을 텐데......그렇지만......사진이 없어서 참 다행입니다......
67. 2012.05.29
석탄일 상하이를 거쳐 돌아 오는 길에 교역기금회 이사장인 리우야친刘雅琴 여사를 만났습니다. 한때 17개 자동차회사를 거느린 상하이자동차그룹의 당서기로서 중국의 개혁개방과정에서 작으나마 나름대로 역할을 했었고, 뒤에는 상하이시 창닝구长宁区의 인민대표 주임(의장)을 맡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그녀도 이제는 생각이 좀 복잡한 모양입니다. 세월이 사람을 바꾸는지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지 참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어제의 중국이 오늘의 중국이 아닌 것처럼 내일의 중국도 그렇겠지요. 아무튼 돌아오는 길도 이런저런 생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결론은 간단했습니다. 우리는 우리답게 내일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술을 즐기지는 않는데 마셔야만 할 때도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점심때였습니다. 적지 않은 양을 마셨는지 늦은 오후가 되어서도 술기운이 깨끗하게 걷히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태로 옛날 오나라 손권이 하늘제사를 올렸던 선권사善卷寺에 들러 옛 종 앞에 섰습니다. 그때 제가 그 종을 쳤는지......
이번에 이싱에서는 도도풍행사만 열린 것이 아니라 경기도와 중국 이싱병원이 학술연토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나름대로 의미가 큰 행사였습니다. 저는 의학 관계자는 아니지만, 그 행사의 다리 구실로 그 자리를 지켜야 했습니다. 저는 이 행사 보면서 너무 간단한 생각을 했습니다.
"몸 아픈 걸로 고생하는 사람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고 그걸로 돈 버는 일도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중국 이싱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사진 하나 올려봅니다. 먼저 도도풍陶都风행사에서 쉬다밍徐达明대사를 만나 그의 새로운 작품에 대해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역시 진보는 구조의 혁신이 아니라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쉬다밍 대사는 이야기했습니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지 못할까 고민하지는 않고 새로운 인간이 못될까 걱정이라고 말입니다.
68. 2012.05.30
결국 종을 쳤군요. 그것도 꽤나 세게 쳤군요. 왜 쳤을까요? 아직까지 명승지에서 종을 찾아 친 적이 없는데 말입니다. 아마 이제는 나름대로 종을 치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사실 아직은 경칩의 개구리일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그래도 어음 한 장 끊어볼 마음이 나름대로 간절한가 봅니다.
69. 2012.06.06
나그네, 길손, 떠돌이! 말뜻이 조금씩 다른 듯합니다. 떠돌이는 말 그대로 부평초처럼 뿌리가 없이 이리저리 돌아 다니는 이를 가리킵니다. 아울러 이 말은 떠돌아 다닌다고 하는 특정 행위의 양식을 중심으로 어떤 이를 표현하는 말이어서, 그 이의 내면에 대해서는 일체의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 말이라 생각됩니다. 이에 비해 길손은 특정한 길을 중심으로 그 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으면서 그 여정의 과정에 있는 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에 견주어 나그네는 그 어근에서 상당히 격이 다른 표현입니다. 옛 신화에 나오는 어떤 신의 이름이 보통명사로 된 것이니까요.
70. 2012.06.13
우연히 인터넷에서 13년 전의 제 몸뚱이 그림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그 몸을 빌어 TV란 매체에서 횡설수설로 꺼내놓았던 이야기를 돌이켜 헤아리면서 잠을 청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몸뚱이는 또 그렇게 시간을 토해놓겠지요. 지금까지 몸을 빌어 토해놓은 시간은 어디로 흘러 모이고 흩어지고 있을지......
덕분에 몸의 소중함을 절실히 알았습니다(댓글)
7회분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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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름다운 글들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제 뜻대로 되지않는게 일이라는데,
간절한 마음을 냈나 돌아보게 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