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생소하지만 커피산업 급성장에 유망직으로 부상
큐그레이더는 볶기 전의 커피콩(생두) 등급을 매기고 레시피(조리법) 개발 및 커피 상품 기획을 하는 이른바 ‘커피감정사’다. 커피 관련 전공이 특별히 요구되지는 않지만 큐그레이더가 되기 위해선 자격증은 필수다. 던킨도너츠, 스타벅스, 카페베네, 카페 드롭탑 등 커피 관련 회사에서 일할 수 있다. 생두를 직접 볶아 파는 커피숍을 창업하거나 커피 관련 학과 강사로도 활동 가능하다.
ⓒ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대학 전공이나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고민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가 장래성이다. 현재 뜨고 있는 학과 및 직업이 평생 인기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반면 지금은 크게 주목받는 분야가 아니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발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인 커피전문가 ‘바리스타’도 5~10년 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거나 별로 조명받지 못했던 직종이다.
근래 들어 바리스타를 잇는 또 다른 커피 전문직이 유망직으로 떠올랐다. 바로 ‘큐그레이더(Q-Grader)’다. 이 같은 전망에 참고가 될 만한 자료가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1월 펴낸 ‘2013 신생 및 이색 직업’이 그것.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최근 5년 사이 새롭게 등장한 150개 직업 중 향후 발전 가능성을 평가해 추려냈다. 큐그레이더를 포함한 33개 직종이 ‘블루오션’으로 꼽혔다.
큐그레이더란, 문자 그대로 커피 품질(Quality)을 따져 등급(Grade)을 정하는 사람이라는 뜻. 10여년 전, 미국에서 탄생한 이 직업은 생두 등급을 매기고 레시피(조리법) 개발 및 커피 상품 기획을 하는 이른바 ‘커피감정사’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드는 ‘커피 제조 전문가’라면, 큐그레이더는 ‘커피 원료 전문가’에 해당된다. 전 세계 1900여 명의 큐그레이더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그 중 400여 명이 한국인이다. 불과 3년 전인 2009년만 해도 4명뿐이던 국내 큐그레이더 수는 한국 커피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요즘 부쩍 늘고 있다.
커피 관련 전공이 특별히 요구되지는 않지만 큐그레이더가 되기 위해선 자격증은 필수다.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 산하 ‘커피품질연구소(CQI)’가 내는 시험을 거쳐야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자격시험은 ▲미각 능력 ▲후각 능력 ▲구분 능력 ▲유기산 분별 능력 ▲샘플 로스팅 분별 능력 ▲생두·결점두 분별 능력 ▲원두 분별능력 ▲대륙별 커피 감정 능력 등 8개 과목에 대해 22개 실기시험과 함께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필기시험의 경우 생두, 원두, 커피 감정, 커피 기구, 선물시장, 로스팅 등 커피와 커피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평가한다. 커피의 짠맛·단맛·신맛의 종류와 강도를 맞히고, 커피 속 최대 9가지 향을 구분하는 등 전 과목을 통과해야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CQI가 인증하는 이 자격은 3년마다 치러지는 재인증시험(Calibration)을 통과해야 유지할 수 있다.
큐그레이더 자격 관련 교육을 하는 전문학원이 국내에도 개설돼 있다. 2009년 자격증을 받은 ‘1세대’이자 한국인 최초 큐그레이더 시험 감독자인 길성용 씨가 SCAA와 연계해 2011년 설립한 아시아스페셜커피감정사학원이 대표적이다.
던킨도너츠, 스타벅스, 카페베네, 카페 드롭탑 등 웬만한 커피 관련 회사들은 큐그레이더를 채용하고 있다. 연봉은 4000만~5000만원으로 시작하고 경력과 개인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생두를 직접 볶아 파는 커피숍을 창업하거나 커피 관련 학과 강사로도 일할 수 있다.
향후 직업 전망은 밝다. 전 세계적으로 커피 산업이 계속 커지고 더 좋은 품질의 커피를 마시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큐그레이더가 많이 필요해지는 추세다. 외국어 능력까지 갖추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진출해 역량을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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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그레이더가 되려면
관련 학교 및 학과는
아직까지 국내에는 대학 등에 큐그레이더 학과가 따로 개설되지 않았다. 해외의 큐그레이더 교육기관이나 아시아스페셜커피감정사학원과 같은 국내 큐그레이더 자격 관련 교육을 하는 전문학원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진로는
던킨도너츠, 스타벅스, 카페베네, 카페 드롭탑 등 커피 관련 회사에서 일할 수 있다. 생두를 직접 볶아 파는 커피숍을 창업하거나 커피 관련 학과 강사로도 활동 가능하다.
전망은
전 세계적으로 커피 산업이 계속 커지고 더 좋은 품질의 커피를 마시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큐그레이더가 많이 필요해지는 추세다. 외국어 능력까지 갖추면 해외에도 진출할 수 있다.
전희진 hsm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