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인천 운서동∼서울 방화동을 잇는 국제공항철도 개통을 앞두고 주변 주택시장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수도권에서 가장 중요한 입지여건의 하나로 꼽히는 교통이 좋아지는 데다 주택 수요가 몰려 다른 지역보다 높은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통을 2개월 가량 앞둔 이 일대에선 벌써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가격도 오름세다. 하지만 전철 개통 재료가 이미 가격에 많이 반영돼 있어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는 신중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호재업고 주변 부동산시장 술렁]]
인천국제공항철도는 인천공항∼서울역 구간(61㎞)을 연결하는 복선전철이다. 이중 1단계인 인천공항∼김포공항 구간(37.6㎞)이 3월 23일 개통된다.
이 구간에는 인천국제공항ㆍ공항화물청사ㆍ운서ㆍ검암ㆍ계양ㆍ김포공항 등 모두 6개 역이 들어선다.
계양역은 인천지하철 1호선, 김포공항역은 서울지하철 5호선과 각각 환승돼 인천과 서울지역 진입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공항철도 열차는 모든 역에서 정차하는 일반열차(12분 간격)와 지정좌석제로 김포공항역 1곳에서만 정차하는 직통열차(60분 간격) 2종류로 운행된다.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 일반열차 33분, 직통열차 28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2단계 구간이 완공되면 인천공항에서 서울역까지는 일반열차 53분, 직통열차 45분이면 진입이 가능해진다. 2단계인 김포공항∼서울역 구간(23.4㎞)은 오는 2009년 12월 개통된다.
유앤알 박상언 대표는 “수도권 서부와 인천지역 부동산시장은 서울과 가까운데도 교통여건이 미비해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공항철도 개통으로 이 지역도 사실상 서울 주거벨트에 편입되면서 주변 부동산이 기지개를 켤 것 같다”고 말했다.
[[역세권 주변 아파트값 오름세 뚜렷]]
인천공항철도 개통 호재를 업고 인천 중구와 계양구 아파트값이 꿈틀대고 있다.
특히 중구 운서동 운서역 일대 아파트 값이 강세다. 전철효과가 나타나는 데다 인근 영종지구의 토지보상금이 가까운 이곳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운서역=운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금호베스빌 2차 31평형은 지난해 추석 이후 2000만∼3000만원 오른 3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인근 창보밀레시티 31평형도 2억3000만∼2억9000만원으로 한달새 호가가 1000만원이 올랐다.
운서동 파크빌공인(032-746-4989) 유대현 대표는 “전철 재료가 이미 대부분 값에 반영됐지만 개통 직후 10∼15% 정도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공항 근무자들을 중심으로 하루 3∼4건씩 문의가 이어지는 등 ‘전철 효과’를 기대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 역세권 아파트는 공항운영에 따른 각종 규제사항이 많아 이를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고도제한지구로 묶여 4∼5층 이하 저층 아파트가 많아 시세형성에 불리하다. 주변 10층 이상 고층 아파트와 비교해 저층 아파트 값은 평당 300만∼400만원 정도 싸다.
[[1ㆍ11 대책도 비껴가 가격 강보합세]]
◇검암역=1ㆍ11대책 이후 한때 주춤했던 서구 검암동 검암역 일대 아파트 값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올해초 3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던 검암1지구 서해그랑블 32평형은 검단신도시 확대 발표, 공항철도 개통 등의 호재를 업고 최근 3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2∼3주전 2억8000만원까지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던 신명스카이뷰골드 33평형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호가가 3억2000만∼3억5000만원 선까지 획복됐다.
검암동 벧엘공인(032-563-5995) 한승현 대표는 “다른 수도권 지역은 1ㆍ11대책으로 가격 조정을 받고 있지만 이곳은 전철 효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은 주변 편의시설이 아직 부족해 입주 이후 한동한 생활 상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골드공인(032-563-5588) 한 관계자는 “신설 역세권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상당기간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수요자는 단지내 상가 등 편의시설이 풍부하게 갖춰진 대단지를 노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계양역=인천지하철 1호선 굴현역과 환승되는 계양역 일대 아파트 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귤현동 귤현IPARK 32평형은 지난해말 2억5000만∼2억7000만원에 비해 3000만∼5000만원 가량 오른 2억8000만∼3억원을 호가한다.
인근 현대공인 관계자는 “3월 전철 개통 이후 가격상승을 기대한 매도 희망자들이 값이 10∼20% 정도 올려 부르고 있다”며 “하지만 매수세 위축으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ㆍ분양 예정 아파트 등 관심 가질 만]]
주택업체들도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 주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역세권 주변지역에 아파트 분양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항철도 주변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9개단지, 3700여가구에 달한다.
금호건설은 올해 2월 운서역 인근 토지구획지구1차에서 33∼46평형 328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계양역에서 가까운 계양구 박촌동에서는 남광토건이 6월 33∼48평 258가구를 내놓는다. 한양도 인근에서 34∼53평형 327가구를 6월 분양한다.
2009년 개통예정인 서구 심곡동 청라역 인근에서도 상반기 중에 1000여 가구가 쏟아져 나온다. 중흥건설은 6월 청라지구 13,16블록에서 45평형 700여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15블록에서는 광명주택이 33평형 264가구를 선보인다.
상반기 중에 이곳에서 입주 물량도 대거 대거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우선 2월에는 검암역에서 자동차로 10분거리인 인천시 서구 불로동에서 금호어울림 32평형 412가구의 집들이 계획이 잡혀 있다. 5월과 6월에도 신명스카이뷰 24~32평형 120가구, 삼라마이더스빌 28~33평형 117가구가 이곳에서 각각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실수요 겸한 투자가 안전]]
새로 생기는 역세권 주변 아파트 구입에 신중하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철이 들어오면 집값이 오르는 것은 맞지만 상승세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같은 전철 노선의 역세권에서도 편의시설ㆍ학군 등에 따라 웃돈이 다르게 형성될 수 있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대표는 “이미 전철 개통 재료가 집값에 모두 반영된 곳도 있는 만큼 입지여건을 살펴 가격이 더 오를 여력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전철 노선과 너무 가까워 소음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