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종강산행에서...
나는 나사모의 여러 프로그램을 尊重한다.
산행의 모든 과정을 준비하고 leading하시며 수고하시는 이들의
나보다 도전이라는 大命題앞에 자신들의 모든 일상을 내려놓고
각오와 설렘으로 번뜩이는 도전자들의 입장을 우선시 했다는 것, 모두에게
敬意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설악산 진부령을 시작으로 지리산 천왕봉까지 735.4km의 여정,
시작도 의미 있는 곳에서 시작을 했고 마무리 또한 의미 있는 곳에서
마무리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늘 우리가 출발하는 염주동 모아레포츠타운에서 서울 호남선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편도297.4km를 왕복하고도 절반을 더 걸어야 하는 거리...735.4km의 거리를 33구간으로
나누어 2020년 05월 24일부터 2023년 10월 29일까지 3년5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쉼 없이
걸었다는 것, 완주하신 동지들과 지금도 도전을 지속하고 있는 동지들 모두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 경의를 보낸다.
남과 북으로 나누어 갈라진 우리들의 대한민국의 반 토막인 남쪽만의 백두대간 탐방일지라도
735.4km를 완주한다는 것, 얼마나 감동할 일인가? 완주하신 25분의 동지들은 평생 자랑으로
삼아도 부끄러움이 없는 인생사의 한 story를 엮어 낼 수 있겠다 싶다.
동지들이여!!
동지들의 완주 의미를 백두대간 완주에만 그치지 마시라...
가정과 이웃 그리고 사회에 어떤 의미로 자리매김 하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나 할 수 없고 이룰 수 없는 엄청난 결과를 이루신 동지들의
결과가 가정과 이웃 그리고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새로운 도전으로
승화되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어제 만찬을 겸한 자축의 행사장 분위기에 함께 할 수 있었음을 객의 입장에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도전 중이신 동지들이여!!
도전을 하겠다는 용기만으로도...
우리스스로 승리자임을 자임해도 족히 부끄럽지 않은 산객임을
자랑스럽게 여겨도 된다 하겠다.
생각이 정신으로 바뀌고 정신이 행동으로 이어졌을 때, 결과 또한
동지들의 바람과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부디 멈추지 마시라...
나는,
나는 오늘 그 대장정의 finale를 장식하는 종강산행에 합류했다.
지난 19구간에서 중탈을 한 후, 지금까지 마무리를 못했다.
21구간에서는 아쉽게도 초입에서 포기를 했던 아픔도 있었다.
나사모와는 이번이 세 번째...
종강산행인 33구간 도전에 나섰다.
정말 미안한 것은 신청대기를 걸어놓고 지난 월요일까지 하루하루 점검을 하다
화요일까지 안 되면 포기하려고 했었다. 배려해주신 집행부의 선의에 감사한다.^^
미안한 것은 저 같은 사람을 배려하면서 집행부가 선택한 좌석은 위험하기도 하고
불편을 말로 할 수 없는 입석에 조수석이라니...
미안합니다.^^
10월07일 종가인 블야와 설악을 다녀왔었다.
한계령휴게소➤한계령삼거리➤끝청➤중청➤대청➤소청➤희운각대피소➤무너미 고개➤
공룡능선➤1275봉➤마등령삼거리➤오세암➤영시암➤백담사 주차장으로...
지금까지 설악산 산행 4회 중, 올해만
설악산을 2회 공룡능선 2회 1275봉 2회를 올랐다.
명산100을 하면서 시작을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했고 그 마지막을
설악산 대청에서 마무리 했다. 당시, 약간의 살얼음을 느끼면서 1275봉에 올랐다
골로 갈 뻔했다. 어찌어찌 올라가긴 했는데 사진도 못 찍고 덜덜덜 내려왔었다.
이번에는 전자의 실패를 경험삼아 쉽게 올랐었고 인증도 했다.
더 감동인 것은 1275봉에 올라 돌아본 설악산의 사방은 형언이
어려울 정도의 감동이었다.
이제는,
주변에 말한다.
설악산의 1275봉에 오르지 않고 설악산을 말하지 말라고...
지난주 토요일에 블야와 청송의 주왕산을...
다음날에는 혼자서 곡성의 동악산을...
월요일에도 혼자서 분적지맥의 일부 구간인 남구 노대동➤분적산➤
소룡봉➤화순 너릿재를...
하루 쉬고,
세량지➤소룡봉➤너릿재➤화순읍➤무등산cc➤세량지로
회귀 산행을...한주동안 4회의 산행을 통해서 이번 졸업산행에
민패를 끼치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을 했다.
저랬으면서...
나는,
오십 여년을 걱정으로 살아왔다.
일이 많아도 걱정을 했었고 일이 없어도 걱정을 했었다.
가장이라는 무게가 걱정을 놓지 못하게 했었고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도록 했었다.
모친께서 나 이십대 때 하신말씀이다.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무서운 게 가정을 책임 진 가장이더라 고...
가장이주는 책임감은 산행 후, 땀에 젖은 산복을 벗듯이 훌떡 벗어 내팽겨 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오십여 년을 앞만 보고 귀찮아하지 않으면서 책임을 다 했다.
하여,
자식 둘 다 일가를 이뤘고 사회에 지탄의 대상은 아닐 정도의 자리를 잡았고
노후를 펑펑은 아니어도 아쉬운 소리 안하도록은 만들어 놨으니 이제는 그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으려 한다.
인생이 길어야 칠십이요 강건해야 팔십이라 했는데 요즘은 세상이
좋아 팔십을 청춘이라 들 한다.
아무리 청춘인들 물간 청춘을 쓴들 뭐에 쓰겠는가...
나 어릴 때는 큰 마을에도 육십을 넘기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았고 칠십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니,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호상이지 싶어
천수는 누린 것 같다.
해서,
그 計劃과 念慮를 내려놓고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남은 생을
자유로움 속에서 마무리 하고 싶었다.
나 그만한 권리는 있다고 생각하니 그리 알거라~~고 아내와 자식들에게 천명했다.
감사했고 수고했다며 동의들을 하는데 울컥함이 올라왔다.
다짐하는 마음으로...
십대 후반부터 해오던 머리염색을 중단하고 처음으로 머리를
아주 짧게 잘랐다.
머리를 자른 후, 거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십년은 더 늙어보였다.
이모습도 꾸밈없는 내 모습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좋은 점도 있었다.
머리가 짧으니 감았을 때 빨리 말라서 좋고
빗질 안하고 털털 털고 쓱 쓰다듬으면 끝인 것 이번 산행 후, 목욕탕에서도 봤다.
계획을 내려놓고, 염려를 내려놓고 주변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다짐을 하니 생각에 여유가 찾아오고 시간에 여유가 찾아오고 행동에 자유가 찾아왔다.
그럼,
나는 내 멋대로 살려고 저런 결정을 했는가?
멋대로 사는 것과 자유롭게 사는 것은 다른 의미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어둠속에서 면식이 있는 분들이 한분 또 한분 나타나기 시작한다.
안부의 인사들을 나누고 백두대간 종강과 관련한 과정과 소회들을
들었다.
버스 안은 오늘 산행의 의미를 두고 설렘으로 가득한 분위기다.
꾸벅꾸벅 졸다가 쌍계사 주차장이 2km남았다는 안내 방송에 눈을 떴다.
다들 부산히 준비들을 하고 차에서 내린다.
이동 중, 생각했었다.
오늘 산행 거리와 난이도 그리고 내 체력을...
힐링코스에서 느긋이 따라가는 산행을 하기로 결론했다.
날씨는 산행하기에 그만인 날씨였다.
달도 만월로 오늘 산행을 반기는 듯 했다.
맛난 된장국에 흰밥을 말아 감식을 했다.
화장실에 들려 볼일을 보고 돌아오는데 다들 가방을 챙기고
장비들을 점검한다.
별 생각 없이 그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가방을 내리고 준비를
했다. 이 경거망동이 얼마나 고행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는지는
산행을 마무리 하고서야 깨달았다.
기왕 들어온 것, 잘해보자는 각오로 씩씩하게 쌍계사 근방까지
진행을 했다. 바람막이를 벗어 가방에 넣은 후, 주변을 둘러봤다.
역시, 아무도 없다.
불빛이라도 하면서 멀리를 살펴봐도 나 혼자였다.
순간 불안함이 엄습했다.
이 코스는 초행이다.
불안은 현실이 됐다.
다행인 건, 나처럼 초행인 회원이 있었다.
카프리님과 동무삼아 탈출로를 찾기 위해 쌍계사 이곳저곳을
살폈으나 해매기만 하다가 보살님을 만났다.
이 또한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해매고 해매다 트랭글을 통해서 겨우겨우 정상적인 등 로에
들어섰다.
선두는 이미 멀어진 청춘들의 마음이었다.
야간 산행이 나에게 주는 불안함,
혈압, 혈당, 골밀도, 혈관계, 뇌동맥류, 경동맥, 내장지방, 혈류의 흐름, 근육양 등,
이모든 게 정상인데 하나 부족한 게 있다.
양쪽 눈에 녹내장이 심하다.
왼쪽은 0.3 오른쪽은 0.8의 시력이다.
더 불편한 것은 아무리 예뿐 여자를 봐도 코 선과 입선이
생긴 데로 보이지 않는다. 삐딱하게 보인다.
산행 때면 늘 조심하는 건, 높낮이가 구분이 잘 안 돼서 헛딛기
일쑤였다. 어제 산행 때도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넘어졌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나무뿌리에 들이댔다. 된장을~~
몇 번의 코스 이탈을 격은 후, 동이트기 시작했다.
랜턴을 접어 가방에 넣고 잠시 숨을 고른 후 출발했다.
카프리님이 곁에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이런저런 대화들을 나누면서 삼신봉에 들어섰다.
먼저 도착했는데 그곳에서 제를 지내는 부부가 있었다.
남자분이 고수레를 한다고 음식을 주변에 뿌리고 있었다.
저기요!
그게 뭡니까?
우리만 먹으면 안 되니까 귀신들과 나눠먹는다는 것이다.
귀신들이 다 먹은 것 같은데 그거 주워가는 게 자연보호 아녀요?
했더니...
아니란다, 귀신이 두고두고 먹어야 한단다.
더 이상 말을 섞기 싫었다.
인증을 하고 카프리님을 기다리는데 미안했던지 귤을 하나 주기에 기왕 주실 거면
하나 더 달라고 했다. 아주머니가 처다 본다.
일행이 있는데 저만 먹기는 좀 그래서요 했더니
하나 더 주신다.
카프리님이 도착하고 귤을 나눴다.
카프리님과 추억을 담고 길게 이어지는 남부능선을 봤다.
시각이 편했다.
남부능선을 한참 달리는데 허가가 몰려왔다.
카프리님과 빵을 나눈 후, 출발했다.
음양수 샘부터 혼자였다.
비치된 쪼그라진 양제기로 들이켰다.
물맛이 그만이었다.
세석대피소까지는 상당히 먼 거리였다.
과정에서 어딘진 모르겠지만 마당바위에 앉아 가을을 노래했다.
“숨어 우는 바람소리”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 집 창가에
길 떠난 소녀같이
하얗게 밤을 세우네
김이 나는 차 한 잔을
마주하고 앉으면
그 사람 목소린가
숨어 우는 바람소리
둘이서 걷던 갈대밭길에
달은 지고 있는데
잊는다 하고 무순 이유로
눈물이 날까요
아아아 길 잃은 사슴처럼
그리움이 돌아오면
쓸쓸한 갈대숲에
숨어 우는 바람소리
한 곡의 노래로 피로를 털고 출발...
세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세석이 눈에 들어오고 물을 보충하고 인증을 한 후,
계산해 봤다.
장터목대피소까지 3.4km 하산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장터목대피소에서 중산리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코스를 변경했다.
그래도 가는데 까지 열심히 가보자는 생각으로 부지런을 떨었다.
장터목대피소가 가까워질수록 어쩌면 천왕봉을 다녀와도?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갔다.
장터목대피소에서 갈증을 달래고 계산해봤다.
천왕봉을 다녀와도 가능하겠다 싶어 담박질했다.
숨은 턱에 차고 심장이 요동을 친다.
쓰담 쓰담 달래면서 천왕봉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인증 자들이 몰려있었다.
곁가지 인증을 하고 내리 쐈다.
칼바위 못 왔는데 안드레님이 전화가 왔다.
어디?
칼바위를 지났냐고 물어온다.
칼바위가 어딘진 모르겠고 거의 내려왔다고...
500여m를 더 내려오자 우측에 칼바위가 있었다.
여기서부터 1km 하산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달렸다.
날머리부터 2km다.
안드레님으로부터 여러 번의 전화를 받았다.
먼일이레 의문이 들었다.
하산 시간이 충분한데 왜?
나중에 알았다.
공지된 하산시간이 오후 4시였는데
공지한 오후 4시는 하산 주까지 다 마무리한 시간을 말한다는 안드레님의 말씀에 엥~~!!!했다.
축하하는 산행에 민패를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사전에 준비를 했었는데
의도와 전혀 다르게 민패가 되고 말았다.
죄송했다.
목욕 후,
고문님 왈,
식당에서 옆자리에 앉으라는 명이었다.
나중에 알았다.
자리를 잘 못 선택했다는 사실을...
소주와 맥주를 말아 다섯 잔을 늦게 도착한 벌주로
받았다.
과정에서...
마스터님에게 부탁했다.
하산이 늦어서 죄송하니 건배사로 미안함을 표하고 싶다고...
ok하신다.
잠시 후, 으랏,차로 건배사를 했다.
피곤했다.
돌아오는 내내 졸았다.
승차지에 내려 홀가분한 하루를 내려놓았다.
나사모와 도전을 마무리하신 승리자들과 도전 중이신 도전자들
모두에게 늘 승리하시는 일상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百 山”
첫댓글 역시 대간 하신분들 대단합니다!
형님도 설악산과 지리산을...
이제 천천히 연결만 하시면 될듯합니다!!
동생이 없으니 외롭다이가~~^^
니캉내캉 함께 응~~??
보는이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후기 잘 보았습니다.
장터목에서 중산리로 내려오시는줄 알았는데 천왕봉까지 알현하고 오셨다니 대단하시고 하산시간 넘기신거 아니니 미안해 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대간 완주와 졸업을 이렇게 축하 해주시어 감사드리고 쉽지 않은 코스였는데 알바까지 하시면서 완주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나사모 자주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천왕봉까지 완등하시고 내려오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완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안드레아7님을 만날 때면 설렁탕 집의 세콤한 깍두기가 생각납니다.
조금은 힘들 수도 있는 상황도 너그러이 넘기시는 말씀과 처신,
나사모의 보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건승하십시요~~^^
고생하셨습니다.
"으랏,차로 건배사를 했다."처럼 동지들에게 즐거움과 힘을 주시는 힘가라님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힘든 산행 중에도 “숨어 우는 바람소리”의 서정도 읊으시고, 짧은 머리 십대 후반의 모습 ~~~ 멋지십니다.
우리가 대간 19구간 산행 중, 누군 줄 모르고 나에게 물었던 그말,
여자 한 분 하고 남자 두 분 못 보셨냐고 했을 때, 그 사람들이 바로 나요~~^^
이번 행사장에서도 살뜰히 챙겨주신 동생에게 감사한 마음이었네...고마우이~~
후기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어제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조금 늦으면 어때요 산이 있어 산사람이 있고 그안에 산정이 있고 그안에 배려와 온기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숨어우는 바람소리' 예전에 저도 즐겨 부르던 노래입니다 지금도 ㅎ 고생하셨습니다^^
또 한 곡 있습니다.^^
"조용남의 모란동백"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녘에 눈이 내리면
상냔한 얼국 동백 아가씨
꿈속에 웃고 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덧 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래 벌판에
외로이 외로이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동백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고생하셨고, 시간 되실때 한번씩 찾아주세요~^^
한 번만 더요?^^
자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