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장년 퇴직자에게 적합한 직무를 개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과제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국가·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중장년 구직자가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중장년 근로자의 해외취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특히, 과거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산업과 사회 발전을 꾀하는 개발도상국으로 눈을 돌리면 기술과 경험이 풍부한 중장년 구직자들에게 일할 기회가 다양하게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전문직에 제한된 꿈같은 이야기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만큼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 통계에 따르면 해외취업자 수는 2009년 1571명에서 2012년 4007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가 2013년 1607명, 2014년 645명 등으로 다시 하락세을 보이고 있다. 특히, 40세 이상은 2013년과 지난해 각각 107명, 23명으로 감소했다. 해외취업자 가운데 95%는 20~30대인 데다 전문직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중장년의 해외취업 통계는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외취업 통계를 작성하는 기관은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건설협회 등이 있는데, 이들 기관은 자체 사업에 대해서만 통계를 작성하고 타 기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
정부의 해외취업 프로그램 가운데 중장년에 특화된 것은 고용노동부가 한국무역협회에 위탁한 해외취업지원서비스가 전부일 정도로 아직까지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년의 해외취업은 구직난 해소를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내 취업시장은 여의치 않지만 국제원조 또는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 tance) 분야로 눈을 돌리면 의외로 많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성장하면서 ODA는 전문직을 중심으로 중장년 퇴직자들에게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ODA는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의 ‘중장기 자문단’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운영하는 ‘퇴직전문가 해외파견사업’이다. 코이카의 중장기 자문단은 2010~2013년 38개 나라에 267명이 파견됐고, NIPA의 퇴직전문가도 같은 기간 35개 나라에 275명이 파견되는 등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개도국 개발원조 화대, 일자리 제공
이처럼 ODA를 적극 활용하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중장년 전문인력의 취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과거 선진국의 원조를 받던 한국은 경제성장과 함께 개발도상국을 돕는 원조제공국가로 변모했다. 우리나라의 ODA 규모는 2006년 4억5525만 달러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3년에는 17억4364만 달러로 4배 이상 성장했다.
과거 도로와 교통,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은 장기투자와 대규모 초기투자 부담으로 인해 정부의 몫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증가하는 개발수요에 비해 한정된 재원과 정부의 행정적 관리부담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민간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이 개발도상국의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민관투자협력(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장년의 고용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ODA와 PPP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한국무역협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운영하는 중장년 해외취업을 통해 중장년 구직자의 해외취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구직 수요에 비해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2012년의 경우 1127명이 해외취업을 희망했지만 실제로 취업한 인원은 171명(15.2%)에 불과했다. 2014년에도 구직인원은 1147명이었으나 취업인원은 312명(27.2%)에 그쳤다.
ODA 및 PPP 사업을 적극 추진, 해외취업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 등 민간 파트너의 참여를 강화시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한국의 개발협력의 경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개발중심으로, 코이카가 ODA사업을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PPP, 개발금융, 다자간개발 등 민간부문과의 협력이 요구될 것이다.
예컨대, 탄자니아, 우간다 등 빈국에서는 호텔에서도 자주 정전이 된다. 전력인프라가 열악해 산업발전에 어려움이 큰데도 아프리카, 아시아 등 빈국의 ODA 자금 절반 이상이 사회문제 해결에 쓰이고 인프라에는 절반도 지원되지 않고 있다. PPP가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다.
민간기업 참여, 일자리 극대화 가능
일본의 경우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유사한 일본국제협력단(JICA)이 ODA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JICA는 무역보험, 수출입금융 등 민간 비즈니스 능력과 자금활용을 위한 효율성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JICA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사업 설계, 건설, 운영, 유지 등 원스톱 지원을 이끌고 있다.
그 가운데 일본 지방정부와 민간기업들이 개도국 PPP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민간투자지원제도(PSIF)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베트남 롱안(Long An) 지역의 산업공원 프로젝트다. JICA와 고베시가 민간투자지원 자금으로 지원하고, 일본기업과 베트남 현지기업이 각각 출자해 사업을 진행했다. 일본의 전문인력이 대거 프로젝트에 투입되기 때문에 그만큼 해외취업도 늘어나 일자리를 제공하게 된다.
네덜란드도 ‘PUM’이라는 퇴직전문인력 파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풍부한 노하우를 갖춘 자국 퇴직예정자들의 인력활용을 고민하던 중 개발도상국에서 이들의 지식과 전문성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에 착안, ‘PUM’(Programma Uit zending Managers-독일어 ; Manager Deployment Programme)이라는 퇴직전문가(senior experts) 파견제도를 도입했다.
2013년 현재, 3220명의 전문 자원봉사자와 50명의 유급직원, 126명의 코디네이터 및 자원봉사자가 70개국, 80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같은 해 수행된 1964개의 사업 금액 1090만 유로 가운데 980만 유로를 네덜란드 외교부가 지원했다.
독일 ‘SES’(Senior Experten Service)는 비영리단체로서 1983년 11월에 설립됐으며, 현재 독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은퇴숙련기술자 및 경영전문가 자원봉사단체다.
일본 JICA도 40~69세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시니어 해외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JICA는 전 세계의 개발도상국으로 파견되는 해외봉사단, 중남미 일본계 사회에 파견되는 시니어 봉사단 및 단기 봉사단으로 구분돼 활동한다.
중장기 자문단이란… 외교부 산하 코이카의 중장기자문단(World Friends Advisors) 해외파견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퇴직전문가 파견사업은 퇴직 전문인력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하는 한편, 정잭자문, 지식전수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경험을 개도국의 경제·사회개발과 빈곤퇴치로 연계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6개월~1년 동안 현지에 파견돼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