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신세계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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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최대의 SNS인 페이스북이 회사명을 '메타'로 바꿨다. 이들은 'SNS를 넘어 가상현실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더욱 포괄적인 이름을 선택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메타버스는 IT를 넘어 경제와 사회 분야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차세대 온라인 플랫폼이 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는 모습이다. 과연 메타버스는 인류에게 '멋진 신세계'가 될 수 있을까? 메타버스의 현재를 분석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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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성된 단어입니다. 아직은 명확한 정의나 개념에 관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체로 언급되는 세 가지 중요한 키워드가 있어요. 바로 '사회적인 관계'가 있고 '경제활동'이 일어나며, '가상의 세계'여야 한다는 것이죠.
2006년 미국의 비영리 기술단체인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일상기록(life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라는 네 범주로 분류한 바 있습니다. 증강현실은 <포켓몬 GO>게임, 일상기록은 <나이키런 클럽> 같은 앱, 거울세계는 <구글어스 VR>앱, 가상세계는 <세컨트 라이프> 서비스를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어요.
메타버스가 높은 관심을 갖는 배경에는 코로나 19가 자리해요. 대면 모임이 제한되고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일상화하며, 사람들 사이에는 소통과 상호작용을 이룰 '공간'에 대한 요구가 강해졌죠. 미국의 컴퓨터 그래픽처리장치(GPU)회사인 '엔비디아(NV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2020년에 열린 개발자 행사에서 "코로나 19 사태로 비대면 경제가 커지며 디지털로 구현한 가상의 세계 '메타버스'가 떠오르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메타버스를 "인터넷 다음 버전"이라 평가했고, 독일의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4년 세계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2,900억 달러(약 342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답니다.
자주 언급되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꼽아 보자면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마인크레프트>, <동물의 숲> 등이 있어요. 주로 게임과 관련된 것이 많은데, 캐릭터나 가상세계 구축이 아무래도 쉽기 때문입니다.
<로블록스>는 현재 메타버스를 가장 충실히 구현한 사례로 평가받아요. 2006년 9월 개설된 게임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게임을 제작해 다른 이용자와 함께 플레이하고 아바타를 만들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있죠. 지난해 8월 기준 하루 4,800만 명이 이용했고, 총 이용자 수는 1억 6,400만 명이 넘으며, 이용자들이 <로블록스>에 머문 시간은 무려 97억 시간에 달합니다. <로블록스>가 메타버스를 대표하는 이유론 '환전 시스템'이 꼽혀요. 이용자가 게임 및 아이템을 구매하면 제작자에게 수익 일부를 나눠 주거든요. 일정 금액이 넘으면 현실 화폐로 전환할 수 있고요. 그 때문인지 지난해 3월 미국 나스탁에 입성하자마자 시가총액 282억 달러(약 45조 2000억원)을 기록해 화제가 됐답니다.
한편 네이버의 손자회사 '네이버제트'(Naver Z)가 제작한 <제페토>는 3D 아바타를 기반으로 한 SNS입니다. 자신의 아바타로 가상공간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타인과 소통할 수 있죠. <로블록스>처럼 10대가 주 이용층으로, 2억 명의 전 세계 가입자 가운데 80%가 미성년자예요.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 하이브(HYBE)로부터 120억 원을, JYP엔터테인먼트로부터 50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현실의 기업들이 다수 입점해 있는 것이 특징이죠.
메타버스 시대의 지속, 아직은 미지수
메타버스가 단시간에 주목받다 보니, 3D아바타를 기반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서비스는 모두 다 '메타버스'를 표방하며 투자 유치에 나선 상황이에요. 그러나 2003년 출시된 가상현실 서비스 <세컨드 라이프>는 한때 전 세계 이용자가 8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지금은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바타 시스템의 원형이라할 만한 <리니지>나 <디아블로> 같은 롤플레잉게임(RPG)은 나온지 20년이 넘었고요. 메타버스가 '오래된 미래'일 뿐이란 지적과 회의론이 계속 제기되는 까닭입니다.
현재 메타버스는 시장의 관심과 가치에 비해 기술적, 활용적 측면에서 더 많은 부분이 채워져야 하는 상태예요. 이 과정에서 매타버스가 새로운 대형 플랫폼 혹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고, 한때 반짝했던 콘텐츠로 잊힐 수도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는 건 분명해 보이지만, 그 시대가 얼마나 우리 곁에 머물지는 아직 판단하기에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