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있는 여행 --안강,영천,천북,건천,가을 먹거리

[푸른신호등]

MC> 이제 여름방학도 끝이 나고 계절은 가을로 접어드는데 어디로 가보실건지?

윤> 지난여름은 얼마나 무더웠든지 대지가 오그라들듯 메마르다 늦여름에 전국을 강타한 물 폭탄에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시간은 흘러가고 절기도 처서를 지나 이제 가을로 접어드는데 가을이면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식도락가들에게는 그야말로 기쁨의 날들이 연속인데 저 또한 지금부터 갈 곳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차근차근 우리지역의 가을 먹거리를 하나하나 소개 해 드릴텐데요 오늘은 안강으로 먼저 가 보겠습니다.

MC> 안강이면 경주를 가는 길에 있는 곳? 가까운데 그 곳에 어떤 맛 집이 있나요?

윤> 우리가 고속도로를 많이 이용하다보니 안강이라는 곳을 잊어버리게 되었는데 경주를 가시든 포항을 가시든 예전에는 꼭 안강을 거쳐서 갔었습니다.

지금도 여유가 있으시면 1번 국도를 이용해서 경주를 가시면 고속도로와 KTX가 나란히 달리는 길 사이로 달리는 진풍경도 맛보고 들녘에 주렁주렁 익어가는 포도나 사과도 보고 자연의 싱그러움을 만끽하며 가을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포항을 가는 길에 안강휴게소를 지나 내리막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만나는 고디탕집 부터 소개를 하겠습니다.

이 집은 17년 동안 모친과 함께 경영하는 고디(다슬기)탕 전문으로 영천에서 고디를 공급받아 재료로 쓴다고 합니다.

원래 경상도식 고디탕은 된장을 풀어 배추시래기를 넣고 끓이고, 충청도식은 맑은 국으로 먹기 직전에 부추를 띄우는데 이 집은 새벽에 들깨로 3시간동안 기본 육수를 내어 그기에 고디를 삶아 더 진한 육수를 만들고 부추를 넣어 끓이면 꼭 쑥국 빛깔의 푸른 고디탕이 됩니다.

반찬은 방풍나물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계절 반찬을 내는데, 젓갈, 마늘쫑, 가지무침 등 6가지 정도를 내며 깔끔하고 맛깔스럽습니다.

이집 간판을 보면 ‘사고디탕’이라고 되어 있는데 딱히 저도 사고디가 뭔지는 잘 모릅니다.

이 고디탕이 전날 주님과의 긴 대화로 인해 내상을 입으신 분에게는 더없이 좋은 해장국인 것은 다 아실테고, 이 집 고디탕은 들깨가루를 풀어서 구수하면서도 시원하고 쌉싸래한 맛을 느끼기에 좋습니다.

그리고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로 고디와 야채를 넣고 초고추장에 비벼 먹는 고디 비빔밥도 인기가 많습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고 애완견 반입 안 됩니다.

안강 할매 고디탕 054-762-0352

MC> 고디탕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먹어볼만 한 음식이죠 또 다른 맛집은 ?

윤> 요즘 외식업계나 정부에서 한식 세계화가 어떻고 정말 여기저기서 노력도 많이 하시고 정말 부산합니다.

그러면서 서울에는 육회가 난리를 치며 한 집 건너 육회집들이 문을 여는가 싶드니

그렇지만 저는 육회는 우리나라에서는 모르지만 앞으로 한식세계화로 나가는 메뉴로는 부적합 하다는데 한 표를 보탭니다.

우리지역에서는 영천 쪽이 한우사육농가도 많고 특히 육회가 유명한 곳입니다.

하지만 경주를 가는 서면 아화 국도변에 커다랗게 “경상북도 지정 한우고기 판매점”이라는 커다란 간판을 보고 일단 끌려서 들어가시는 분이 많습니다.

들어서면 제대로 관리가 안 된 듯 어설퍼 보이고 식육점 형태의 식당으로 냉장고에 소고기는 하나도 없는데 토종한우 라고 메뉴판에 적혀 있습니다.

가격도 수입고기보다 오히려 더 저렴하고 수상한 것이 하나 둘이 아니지만 속는 셈치고 주문을 하면 찹 살 풀 쑤어서 담은 물김치가 제일 먼저 나오는데 제법 입에 감치는 맛이 느껴지며 명불허전이라고 그렇게 후회할만한 집은 절대 아닌 듯합니다.

그런데 마블링과 붉은빛 도는 적당히 숙성된 고기를 보고는 다들 후다닥 테이블로 다가앉아 열심히 굽기 시작 합니다.

정말 이것이 한우구나 싶을 정도로 맛이 기가 막히는데 특히 이집은 한우구이도 유명하지만 육회가 대박 메뉴입니다
이 집 육회는 영천의 유명한 육회와는 양념에서 부터 다릅니다.

물론 육회는 집집마다 나름의 비법이 있기 마련이고 이 집은 지난 30년간 꾸준히 사용해온 비법으로 직접 짠 참기름과 들기름의 배합비율이라고 하는데 '언제나 변하지 않는 맛'이라고 말하고 이집은 육회용 고기는 이 집에서 직접 키운 암소만 고집하는데 수소에서 느끼지 못하는 암소만의 부드러움이 장점이라고 합니다.

숙성된 고기 채 썰고 고추장 마늘 꿀 가는 파 송송 썰어 간장과 참기름으로 버무려 냅니다.

다른 집처럼 오이나 배 같은 것은 안 들어갔지만 촉촉하고 감칠맛 나는 것이 차별화된 맛이 분명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식사와 함께 나오는 된장은 집에서 직접담은 된장에 소고기 넣고 파 무 풋고추 두부만 넣었는데도 깊은 맛이 밥 한 그릇 그냥 뚝딱 해치웁니다.

서면식육식당 054-751-1173

MC> 그렇게 좋은 한우집이 시골에 숨어 있었군요 언제 꼭 한 번 가 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집만 더 소개 해 주시죠?

윤> 오늘은 육회 고디를 비롯해 육해공군 모두 드셔 보게 되는데 이번에는 오리집입니다.

경주 못 미쳐 천북면사무소 부근에는 보신탕집들이 밀집해 있어 여름이면 고급차들이 얼키고 설켜 시골길을 복잡하게 만드는데 그 보신탕 골목에서 당당히 오리로 승부하는 유명한 집이 있습니다.

요즘은 오리도 웰빙음식이라 하며 보양식으로 많이들 드시기는 한데 이 집의 오리요리는 좀 특별해 정말 보양식을 드시는 것 같습니다.

이 집의 오리는 찜으로 나오는데 요리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걸리므로 미리 주문을 하시고 가시는 것이 좋으며, 아니면 주문을 하시고 가까운 곳에 구수한 보리빵으로 유명한 빵집이 있으니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걸어서 빵집을 다녀오셔도 좋습니다.

기다리다 받은 음식이 더 맛있는 법인가요!

유황오리 속에 찹쌀과 붉은콩 대추 은행 밤도 넣고 천궁 당귀 계피 한약재를 넣어 쪄서 오리의 비린 맛을 완전히 제거하였고, 찰밥은 삶지 않고 찐 탓에 잡곡과 함께 씹을수록 고소하며 입에 착 달라붙습니다.

이집 주인아주머니가 요즘도 열심히 공부하러 다니시며 계속 메뉴를 개발하고 있으신데, 메뉴판에는 온통 오리요리로만 가득 채워진 것이 오리전문점이 확실 합니다.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은 각종 쌈과 물김치 같은 기본반찬이 차려지고, 특히 오리고기를 더 맛있게 먹을수 있도록 개발 했다는 효소 마늘인데, 식초에 삭힌 마늘이 초록색으로 오리찜과 함께 먹으면 개운함을 더 해 주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귀 잎에다 싸먹는 오리고기는 그 향이 얼마나 진한지 한결 맛을 돋우어 줍니다.

워낙 강조하시는 주인아주머니의 열정만큼이나 손님도 많고 맛도 있어 부모님 모시고 가 볼만한 그런 집이며 오리고기와 약밥을 같이 먹는 그런 맛 집입니다.

동산한방오리 054-563-5125

MC> 오늘 소개해주신 집들 모두 특별한 맛 집 인듯한데 좋은 음식 먹고 어디를 보고 오죠?

윤> 1번 국도를 타고 슬슬 드라이브하는 그 자체가 여행일수 있는 그런 길입니다.

건천 부근에는 오봉산도 있지만 건천 바로 옆에 단석산이라고 있습니다.

아마 이 부근에서 제일 높죠(884m). 건천IC나와서 바로 우회전하면 산내 청도방향입니다 . 1km정도 가면 왼쪽으로 신선사 입구인데 계곡도 좋고 물도 맑고 바로 김유신장군이 어릴 때 수련한곳으로 알려져 있 단석산 오르는 길입니다.

그리고 또 한곳, 산내방향으로 들어가면(10km정도) 옛날 건천에서 보고 놀았던 그런 시냇물이 흐르는 곳이 있습니다.

산내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좌로는 언양 방면 우로는 청도방면으로 따라 흐르는 강은 밀양까지 흐르는 동창천의 상류지역입니다.

산내는 소고기단지로도 유명하고, 물도 맑고 놀기도 그만이고 하천 어디에나 다리 밑이나 현지에서 고기를 사서 직접 구워 먹어도 되고, 식당에서 드셔도 좋습니다.

대구로 돌아 오실 때는 청도 쪽으로 방향을 잡으시면 운문 댐과 운문사를 거쳐 올라 가셔도 좋고 경산에서 온천을 하시고 오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