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마지막 KFA 전국 영재센터 합동교육이 열렸다. KFA 전국 영재센터 합동교육은 대한축구협회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중인 KFA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동 연령대의 가장 우수한 선수들을 선발해 진행한다. 교육에 참가한 선수들과 학부모, 전임지도자들은 모두 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11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는 120명의 축구 꿈나무들이 모였다. 전국 골든에이지 지역센터와 광역센터를 거친 선수들 중 연령대별로 잠재력이 큰 선수들을 뽑아 합동훈련을 진행한 것이다. 이번에는 초등학교 6학년 U-12 선수 60명과 중학교 1학년 U-13 선수 60명이 영재센터 합동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여름에 열린 첫 영재센터 합동교육에서는 연령대별로 따로 소집해 훈련을 치렀지만, 이번에는 대회와 학교별 기말고사 기간으로 인해 두 연령대가 함께 소집됐다. 훈련 기간도 기존 4박5일에서 3박4일로 하루가 줄었다. 또한 지난 영재센터 합동훈련은 모두 파주NFC에서 진행됐지만 이번 2차 합동 훈련은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진행된다.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안배를 고려한 선택이다.
U-12와 U-13은 11일부터 14일까지, U-14와 U-15는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영재센터 합동훈련을 실시한다.
’기술 향상’에 초점 맞춘 훈련합동훈련의 하루 일정은 빡빡했다. 연령대별로 오전에는 연습경기를 치르고 오후에는 전임지도자들의 세심한 지도를 받는다. 그리고 저녁에는 두 연령대가 모두 모여 강의를 듣고 훈련 일지를 작성하는 일정이었다.
12일 훈련에서는 패스와 볼 컨트롤 교육이 실시됐다. 80분정도 진행되는 훈련에서는 연령대별로 4명의 전임지도자들이 투입돼 세심하게 아이들을 가르쳤다. 영재센터 합동훈련에서는 특히 아이들의 개인 기술 향상에 집중해 지도를 한다. 보통 소속팀에서는 팀의 성적을 위한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전임지도자들은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강조했다. 선수들은 “패스는 계속 발 밑으로 연결해야 해. 절대 마음이 급하다고 대충 패스를 주고 앞으로 치고 나가면 안돼. 정확하게 패스를 주고 나가도 늦지 않아”라며 시범을 보이는 지도자의 말과 움직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GK선수들 역시 개인기술 훈련에 집중했다. 연령별로 8명씩 선발된 골키퍼들은 상대 공격 시의 움직임과 볼 컨트롤 기술을 몸에 익혔다.
팀과 전술에 치우친 훈련이 아닌 개인 기술을 익히는 훈련에 선수들은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인천 부평초 6학년에 재학중인 김영환은 “영재센터 합동훈련에서는 기존 학교나 광역센터의 훈련보다 세세한 기술들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여러 지도자 선생님들께서 함께 훈련을 진행해주시기 때문에 더욱 기술을 익히기 좋다. 특히 오늘 훈련에서는 기본적인 패스가 아닌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방향으로의 패스 연결을 배운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학부모들 역시 기술적 훈련의 중요성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구 율원중 1학년 이건용의 어머니 이지숙 씨는 “아이가 좋은 지도력을 갖춘 전임 지도자 분들과 함께 훈련을 하니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이에게 기술적인 부분들을 잘 가르쳐주시는 것이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이어 “확실히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의 자신감이 많이 향상된 거 같다. 지방에 사는 아이들에게도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고마운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훈련은 선수 개인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고봉우FC 소속 손호준의 아버지 손영수 씨는 “호준이가 지난 여름 영재센터 합동훈련을 다녀온 뒤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 전임 지도자들의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또한 아이가 소속팀의 친구들에게 이곳에서 배운 훈련들을 가르쳐준다. 팀의 전반적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U-12 선수들이 패스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소홀할 수 없는 인성, 이론 교육저녁식사 후 이어진 실내교육에서는 다양한 이론을 배우고 인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최영준 전임지도자는 “영재센터에 모인 선수들은 바로 연령별 대표되기 이전 단계의 아이들이다. 그 나이 대에서는 최상위 단계에 있는 선수들이라 할 수 있다. 언제든 대표팀에 뽑힐 수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이론과 인성 교육 역시 중요하다”고 실내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12일 저녁에는 태극기의 의미에 대한 교육을 통해 선수들의 애국심과 자부심을 고취시켰다. 강사로 나선 최철우 전임지도자는 선수들에게 “국가와 국가대표에 대한 자부심과 도전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또한 대표뿐만 아니라 각자의 소속팀에 대한 자부심 역시 중요하다. 지금은 여러분들에게 소중한 시간이다. 시간이 지난 후 후회하지 않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진 교육에는 호남대 주창화 교수가 나서 축구선수의 성장과 훈련 형태에 대해 설명했다. 주교수는 근육과 에너지의 개념부터 선수들에게 필요한 훈련 형태까지 폭넓은 이론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강의했다.
주 교수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코디네이션 훈련의 중요성이었다. “14세와 15세는 가장 성장의 폭이 큰 시기다. 이 시기를 중심으로 이전에 해야 할 훈련과 이후에 중점적으로 해야 할 훈련들이 있다. 12, 13세에 해당하는 여러분들은 지금 코디네이션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기술을 유연하게 구사할 수 있는 밸런스가 생긴다.”
집중해서 강의를 들은 계남중 1학년 김민재는 “학교에서는 이런 이론적 수업을 받을 기회가 없다. 국가대표의 의미와 훈련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라며 미소 지었다.
성장하는 아이들 보며 전임지도자도 ‘미소’체계적인 교육에 미소 짓는 것은 선수와 학부모들뿐만이 아니다.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전임지도자들 역시 성장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뿌듯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최영준 전임지도자는 “봄에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시작해서 어느새 겨울이 됐다. 훈련 현장 일선에 있는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기술적 향상을 체감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 기술 습득이 용이한 어린 선수들은 각자 그 나이대에 맞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 최 지도자는 “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들이 꼭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특히 발란스나 코디네이션은 어린 선수들이 반드시 배워놓아야 하는 부분이다.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배우기 힘든 부분들이다. 현재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아이들은 꾸준히 체계적 교육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선수들에 대한 정보들이 축적되고 있다는 점 또한 큰 성과다. 전국의 지역센터, 광역센터 그리고 영재센터를 거쳐간 선수들은 전임지도자들의 평가를 받게 된다. 이 평가들을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는 것이 현재 협회의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좁은 풀에서 선수 선발했지만 이제는 전국각지에 있는 선수들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선수 풀이 넓어진 것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 선수들을 지켜볼 예정이다. 또한 일년에 두 번씩 영재센터를 통해 전국의 뛰어난 아이들을 모아 훈련을 진행하면 그만큼 각 지역의 수준과 선수 개개인의 기량 성장도 평가할 수 있다.”
최 지도자는 내년에도 더욱 발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먼저 한 해 동안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각 소속 학교와 지역 지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아직은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이 조금씩 바뀌고 업그레이드 시켜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고민을 통해 보완, 개선해 나가겠다.”
목포= 김태경
사진= 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