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색의 맛인가? 여기 왕족이나 바라문의 딸로서, 나이는 열대여섯쯤 되고, 키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으며, 몸은 너무 훌쭉하지도 너무 뚱뚱하지도 않으며, 살빛이 너무 검지도 너무 희지도 않다고 하면, 그 계집은 그때에 가장 아름답고 묘하고 단정한 색신이라고 할 것이다. 이 단정 미묘한 인연으로 생기는 즐거움이 곧 색의 맛이 되는 것이다.
8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색의 걱정인가? 여기, 저 계집의 나이가 혹 팔십ㆍ구십이 되어, 몸은 서까래처럼 마르고 등은 곱사등이 모양 굽은 것이 지팡이에 의지하여 벌벌 떨며 걸어가고, 살빛은 파리하고 시들어, 이는 빠지고 머리에는 서리를 이거나 털은 다 벗어지고 짧으며, 살은 쭈그러지고, 얼굴과 사지에는 검버섯이 난 것을 볼 때에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일찍이 미묘하고 단정하던 저 여인이 늙어 기울어져 저 꼴이 된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색신의 걱정이다.
또 비구들이여, 저 여인이 병들어 누워 중태에 빠졌을 때, 자기 대소변 속에 파묻혀 다른 사람에 의지하여 일어나거나 또 침대에 눕게 됨을 볼 적에,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일찍이 젊고 미묘하고 단정하던 그 여인이 늙어 기울어져 저 꼴이 된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색신의 걱정이다.
또 비구들이여, 저 여인의 시체를 묘지에 버려 두어, 혹 하루나 이틀이나 사흘이 지나면, 부풀어 올라 검푸르며 물러 터지는 것을 볼 적에,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일찍이 미묘하고 단정하던 저 여인이 저 꼴이 된 것이다. 비구여, 이것이 색신의 걱정이다.
또 비구들이여, 저 여인의 시체를 묘지에 버려 두어, 혹은 까마귀ㆍ독수리나 혹은 개 여우 또는 뭇 벌레들이 쪼아먹고 뜯어먹는 것을 볼 적에,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일찍이 미묘하고 단정하던 저 여인이 저 꼴이 된 것이다. 비구여, 이것이 색신의 걱정이다.
또 비구들이여, 저 묘지에 버려진 여인의 시체가 살가죽이 다 썩고 힘줄만이 해골을 연결시키고 있는 것을 보거나, 또 힘줄조차 녹아버리고, 사지백체의 뼛조각만이 마디마디 흩어진 것을 보거나, 나중에는 달팽이나 조갯빛 같은 뻣조각이, 그나마 비바람에 녹아지고 부서진 것이, 한 무더기 쌓여 있는 것을 볼 적에, 너희들은 일찍이 미묘하고 단정하던 저 여인이 저 꼴이 되었다고 생각하리라. 비구여, 이것이 색신의 걱정이다.
9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색신에서 벗어나는 것인가? 그것은 색신에 대하여 탐욕을 버리고 욕탐을 여의는 것이니, 이것이 색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만일 사문ㆍ바라문으로서 이같이 색신에 대한 맛과 그 걱정과 그 벗어나는 법을 여실히 알지 못하고는, 색신에서 스스로를 제도하고 다른 사람을 제도할 수 없는 것이다.
10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감수의 맛인가? 여기 한 비구가 있어 욕심을 여의고 불선법을 여의어, 세밀한 관찰과 사색이 있어서, 이 여읨에서 생기는 기쁨을 얻어 초선初禪에 들며, 이 초선을 성취했을 때에, 자기나 남에게 대하여 화를 내거나 해롭게 할 마음이 없나니. 이때에는 모든 불평과 원수와 친함이 없는 감수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또 비구는, 세밀한 관찰과 사색을 없애고 속마음이 고요하여 적정한 선정에 들어, 정定에서 생기는 즐거움을 얻어 제이선을 성취하며, 다시 제이선의 즐거움을 여의고 더 미묘한 즐거움을 얻어 제삼선을 성취하며, 다시 고와 락을 다 여의고 가장 맑고 깨끗한 경계에 들어 제사선을 성취하나니, 이때는 모든 상대적인 기쁨ㆍ성냄ㆍ사랑ㆍ미움이 다 끊어져 가장 안온하고 미묘한 감수를 성취한다. 비구여, 이것이 최상의 안온한 감수 작용의 맛이다.
11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감수의 걱정인가? 이 감수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 때를 따라 변하는 덧없는 것이다. 그것은 다시 고苦로 옮겨가는 것이다. 멸진정을 성취하지 못했으므로 이것이 감수의 걱정이다.
12 비구들이여, 어떤 것이 감수에서 벗어나는 것인가? 감수에 대하여 탐욕을 버리고 탐욕을 여의어 버리나니, 이것이 감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만일 사문ㆍ바라문으로서 이와 같이 감수의 맛과 걱정과 그 벗어나는 법을 여실히 알지 못하고는, 감수에 있어서 스스로를 제도하지 못하고 또 남도 제도할 수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