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관심도 없고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교회 안팎에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니 책임도 커집니다. 아직 할 일이 태산이에요.”
그리스도교 원천 연구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교회에서 연구소를 설립하고 25년간 60여 권에 이르는 연구 서적을 간행했지만, 소장 정태현(전주교구 성사전담) 신부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간 연구소는 고대어 성경 번역본 번역을 비롯해 구약성경과 직결된 고대 근동 문헌과 랍비 문헌, 신약성경과 직결된 외경 문헌과 교부 문헌 등을 번역해왔다. 현재도 성바오로딸수도회와 협력해 「거룩한 독서를 위한 성경 주해」 시리즈 등을 출간하고 있다. 정 신부는 “10년 전 시작한 성경 주해 시리즈는 이제 4분의 1 정도 온 것 같고, 아직도 연구해야 할 수많은 그리스도교 원천 문헌들이 존재한다”며 “번역하고 충분한 해설을 붙여서 한국 교회 토양을 풍성하게 하는 데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 평신도로 구성된 연구원들에 대한 애정과 염려를 드러냈다.
정 신부는 “평신도는 세상 한가운데 살고 있기 때문에 사제나 수도자보다 오히려 더 넓은 안목을 가질 수 있고, 신학도 그만큼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제대로 양성도 시키지 않고 대가 없이 봉사하라는 교회 모습을 본다”며 “교회가 먼저 평신도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꾸준히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