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의산 유적지 탐방
송곡 노중하
음력 2월 초하루 양력 3월 10일 사찰에 불공을 드리러 갈까 하다가 봉의산 소양정에서 조선의 선비들이 모여 문학을 논하던 전계심을 만나러 가기로 하고 소양로2가 유명한 번개시장에 내렸다. 서면 사람들이 나룻배를 타고 새벽에 번개시장에 몰려 농산물을 흥정하는 소리가 귓전에 맴도는 그것 같았다. 철마다 생산되는 채소와 곡식을 팔아 아들딸들을 공부시켜 박사가 많이 배출했다는 박사 마을의 억척스러운 부모님의 모습이 돋보인 시장 농민들과 상인들이 즐겨 먹던 길목 식당에 들러 담백하고 구수한 닭곰탕 한 그릇을 먹고 식당에 놓인 “빼앗긴 중도에도 봄은 오는가!” 오정규 저자의 책을 맞이하게 되었다 오정규 선생은 전남 고흥 출신이면서 춘천의 잊혀가는 상중도 하중도의 유물을 조사하여 국민에게 알리는 훌륭한 일을 하시는 중도 유적보존 범국민 연대회 대표이시다 춘천 시내를 동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대룡산 금병산 삼악산 계관산 북배산 용화산 오봉산 봉화산이 병풍처럼 배치되어 있고 그 한가운데 봉의산 중심축에 소양정 정자가 있다고 하셨다 봉의산 아랫마을 번개시장 길은 사람 사는 냄새가 풍기고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정담을 나누던 골목길 해가 저물면 각자 집으로 돌아가 내일을 약속하던 농촌의 풍경이 생각나고 옛날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아주 큰 시장이었다 보은사라는 사찰로 가면 등산길이 있을까 찾아갔더니 조그마한 암자인데 대문이 굳게 닫혀있어 돌아서 나오니 무당집이 소천암, 천신부녀, 자장암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운명을 봐주는 무당집에 들러 나의 운명은 어디쯤일까 여쭈어보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나고 있었다 남원 하면 성춘향이라는 여인, 춘천 하면 전계심이라는 여인, 절개의 미인으로 알려진 역사 속의 인물이다. 춘향은 널리 알려져도 전계심은 유명하면서도 역사 속에 가려진 인물이다 선정비공원을 끼고 소양정과 전계심을 묘비를 만날 수 있다. 선정이란 觀察使(관찰사)와 府使(부사)등 고을의 首領(수령)이 고을을 다스리면서 이룩한 공적이나 업적을 기리고자 세운 비석이다. 稱頌(칭송)의 성격과 정도에 따라서 永世不忘碑(영세불망비) 愛民善政碑(애민선정비) 頌德碑(송덕비) 功德碑(공덕비) 興學碑(흥학비) 淸白碑(청백비) 등 다양한 선조들의 비석을 모아둔 비석군을 끼고 소양정으로 향한다. 조금 올라가면 春川節妓全桂心墓碑(춘천절기전계심묘비)라는 비석 앞에서 소양강 건너 고급스러운 아파트와 말없이 흐르는 강물은 알고 있겠지, 춘천에서 태어난 官妓(관기)(관청에 딸려 歌舞(가무)와 기악 따위를 하던 기생) 전계심의 초라한 묘비가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소양정은 춘천 시내 봉의산 북쪽에 있으며 소양강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누각이다. 북한강과 소양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중도와 상중도 소양강처녀상 삼악산 등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관람할 수 있고 문인은 시상이 떠오르고 옛 선비들과 글쓰기 경쟁도 할 수 있다 소양정 앞에는 소형공연장이라 할까? 쉼터 전망대 난간에 전계심과 김처인 부사의 캐릭터 앞에서 소양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소양정에서 내려다보이는 소양 1교는 6·25전쟁 당시 많은 군인이 희생되어 시체 위로 탱크가 지나가는 강물은 붉은 물이 흘렀다는 전설과 함께 다리는 노후화 되어 일방통행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소양정 정상으로 가는 길은 악산이었다. 굵은 모래로 형성된 토질은 미끄러워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등산객이 피하는 코스를 묵묵히 걸어가니 편안한 코스로 올라온 사람들이 체육단련시설에서 운동하고 있다. 鳳儀山(봉의산) 정상 300.3m 춘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계룡산 금병산 안마산이 병풍처럼 들려져 있고 울창한 산림은 공기 좋고 물 맑은 천혜의 춘천, 춘천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축복받은 사람으로 장수하기 좋은 아름다운 고장임을 알 수 있다 산림 보호 안내판에는 춘천의 진산인 봉의산의 생태보전을 위하여 산림과 등산로 시설물의 훼손 금지하며 산나물 약초 식물의 채취 금지, 산불 발생위험 행위를 조심하라는 표어, 남쪽 지방에는 산수유 꽃이 피었다는 말은 북쪽 지방에는 깊이 잠든 봄이 언제나 오려나 여쭈어보니 중턱을 내려오니 기온이 조금 올라 조리대 숲에서 봄바람을 몰고 오는 소리가 들렸다. 봉의산 아래 봉의동 춘천세종호텔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정원, 각종 연회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춘천에 관광하러 오는 손님이나 칠순 잔치 돌잔치 동창회 등을 개최하면 좋을 것 같다. 본인도 단짝이 있으면 공기 좋은 숙소에서 하룻밤 쉬어 갔으면 그러하지 못함이 아쉬웠다 조금 내려오니 春川穴居遺址(춘천혈거유지) 이정표에 700m 가면 선사시대 주거지를 만날 수 있었다. 동네 주민들에게 물어도 모르쇠, 유봉여자중 고등학생에게 물어도 모르쇠, 큰일 났구나! 돌아가기에는 너무 아쉬워 대학생에게 물어보니 인터넷을 찾아 한림대학교 교정 안에 있다면 동행한 최부진, 최연희 학생에게 고마운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신석기시대 사람이 살던 생활유적으로 1962년 춘천 성심여자대학(현 한림대학교)의 건축공사 중에 발견, 당시 세 사람의 뼈가 동굴 가운데로 발을 모은 상태로 발견되었다. 봉의산 동쪽의 산허리에 있는 이 동굴은 천장에 연기가 그을린 흔적이 남아있고 처음에는 사람이 살던 집이었다가 나중에 무덤으로 이용된 유적으로 알려져 동굴에서 세 사람의 뼈와 함께 돌도끼, 돌칼. 돌 화살촉, 이음 낚시 등의 도구, 玉(옥) 水晶(수정) 조각, 白瑪瑙백마노 조각 등의 裝身具(장신구) 또한 바닥이 평평한 질그릇 5점이 나왔는데 현재 국립춘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하니 춘천박물관에 다시 한번 찾아 가보아야겠다 한림대학교 교정 내 정원에는 고인돌 여인상 등 여러 조각작품으로 잘 다듬어진 정원에 한림대학교 설립자이신 일손 윤덕진 선생님의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학생들에게 중앙시장에 가서 순대국밥에 저녁 식사를 하자고 제의하니 운동하러 나왔으니 극구 사양하여 작별인사를 하고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였다. 또한, 도서관에 들러 시간이 있을 때 노중하의 서적이 많으니 대여해 시 창작 공부를 당부하였다.
2024.3.12. 춘천 동내면 학곡리 송곡 선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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