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으로서 사람으로서 그리고 가수로서 요즘이 어떤 시기인지 궁금하네요. 군인 유기현과 사람 유기현과 가수 기현이 따로따로 지내고 있지 않으니 제가 안부를 궁금해하는 건 단 한 사람이겠지만요. 전 요즘 누군가의 딸로서 그냥 나로서 등등, ‘어떤 역할의 나’로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에 대한 각각의 평가가 많이 달라요.
최근에 신뢰하는 사람으로부터 자기는 그동안 살면서 받은 사랑 때문에 성격이 많이 변했다는 말을 들었는데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굉장히 따끈따끈해지더라고요.
구래서 내가 그동안 너무 오바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거나 창피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방어적으로 반응해오지 않았나?? 이런 생각 들었어요.
솔직한 건 어려워요. 이때까지 제가 생각하는 솔직함은 과장없이 딱! 느끼는 것의 핵심!! 거품 걷고 양보없이 이건 진짜!! 만을 보여주는 이런 느낌이었어요. 특히 마음 표현할 때요.
근데.......이젠 진심에는 양보를 덜 해도 되지 않나? 그런 생각해요. 들떠서 약간 바보같이 굴고 엉뚱한 실수하더라도 그거 너무 창피해하지말자... 창피하기 싫어서 내 마음을 세세하게 쪼개서 이건 진심인가? 저건 진심이 아닌가? 가려내는 일을 하다가 놓치는 게 뭔지를 알겠더라고요. 앞으론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걸 연습해보려고요
저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나 변했잖아....?라고 느끼는 순간을 자주 마주해요. 인생을 구성하는 면면들이 대청소 중인 것 같아요.
근데 고백하자면 여전히 기현 오빠 좋아해요. 예를 들면 그런거죠. 집을 막 청소하고 작은 것들은 버리고 새로 사더라도 큰 가구들, 아니면 마룻바닥 천장 창틀 이런 집의 기본템, 핵심들은 안 변하고 거기 그대로 있죠.
어떤 건 너무 쉽게 바뀌는데 나를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무언가는 절대 안 바뀌어요.
오늘 오빠 솔로곡 콤마 들었고요. ‘내가 길을 잃을 때 더이상 헤매지 않게 새로운 시작이 되어줘. 내 얘길 이어나갈 수 있게.‘ 란 가사가 마음에 들어왔어요. 이 노래야말로 지쳐있는 순간의 나를 다음으로 넘어가게 해주는 힘을 줘용
음악은 내가 필요한 순간에 언제든지 꺼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짱
오빠가 남기는 음악들이 더더 많아졌음 좋겠네여
무대에 올라서 춤추고 노래하는 순간도 더더 계속되길
편지 첫머리에 군인으로서 사람으로서 그리고 가수로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고 썼는데요. 모쪼록!!! 호오옥시라도 그런 일 없음 좋겠지만 삶에 파도가 치고 크고작은 굴곡이 있더라도, 혹은 너어무 단조로워서 갑갑한 경우에도 다~~~~~ 잘 넘어가길 바라요. 그렇게 하루하루 넘기면 우리가 기다린 만큼 더 반갑게 만날 테니깐.
사랑하고요 응원하고요 무사히 하루 보내요 또 봐요
누굴 보고싶어하는 건 사실 살면서 느낄 수 있는 되게 좋은 마음 중 하나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