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게 비지떡이라는 말, 비싼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 가끔씩은 확- 와닿는 때가 있다. 특히나 여행을 갈 때, 비용을 아끼려고 저렴한 상품을 이용했다가 여행내내 맛없는 음식과 쾌적하지 못한 숙소에 묵어야 했던 경험을 해본 분들이 있으시리라..
이번 나의 여행에서도 사실 그 말들이 맞아 떨어졌다. 연인도 아닌 친구들끼리 왁자하게 몰려간 여행이라 숙소는 저렴할수록 좋다는 생각에 선택한 '비똔 리조트'는 가격과 접근성만 좋은, 그래서 어딘지 아쉬운 리조트였던 것이다. 반면에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말과 약간 떨어진 거리, 그리고 비싼 가격 때문에 포기했던 '엘리시아(elysia) 리조트'를 찾아갔을 때 마음속 깊이 후회의 물결이 살포시 일었었다. 다음에 혹여 다시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꼭 여기서 묵으리라.. 어떤 매력이 나를 사로잡았는지 소개한다.
돈솔 해변가는 해변을 따라 리조트 몇개가 늘어서 있고 그 뒤에 이렇게 좁은 길 하나만 있는, 그래서 절대 길을 잃어버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물론 이동수단도 트라이시클, 오토바이가 대부분이다. 비똔 리조트 혹은 고래상어 오피스에서 지금 보이는 방향으로 쭉- 걸어 보았다.
5분여 걸었을까, 비똔 리조트와 자매지간이라는 우드랜드 리조트가 등장한다. 퀄리티는 비똔과 비슷하지만 접근성에서 밀리는 곳, 그리고 바로 그 옆으로 엘리시아 리조트가 눈에 들어온다. 어라?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http://elysia-donsol.com/
엘리시아 리조트로 들어가는 길은 돌 길이 예쁘게 깔려 있다. 번잡하던 비똔 리조트와는 사뭇 다른 고요함이 느껴지는 길이다.
들어가면 바로 귀여운 고래상어가 그려진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곳이 식당이고, 외부 사람들도 들어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음식은.. 만족스럽다. 추후 음식 관련 포스팅을 따로 할 예정.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게스트 룸들이 있다.
버섯모양의 귀여운 장식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리조트의 곳곳에서 '버섯' 컨셉의 장식들을 쉬이 볼 수 있는데, 밤이 되면 불이 들어오는 전등으로 미와 활용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큭! 게스트 룸이 궁금해서 살짝 방문했더니.. 수영장을 가운데 놓고 양쪽으로 방갈로 식의 방이 있었다. 내부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외관만 봤을 때는 깔끔한 느낌. 이런 방들이 딜럭스 룸– USD 75$(3,150ph)였다. 물론 비똔 리조트에서 4명이 2,200ph에 묵고 있으니, 이곳에 묵었다면 훨씬 돈은 많이 들었겠지만.. 탐나는 마음이 생기는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게스트 룸의 갯수가 그리 많지 않아 보다 여유롭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쉴 수 있을 것 같다. 연인들이 머물기에는 딱이다.
활짝 오픈되어 있는 식당의 전경이다.
식당 테이블에서는 바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닷가에는 귀여운 버섯모양의 파라솔과 비치 의자 등이 설치되어 있어 해변을 만끽하기에 아쉬움이 없다. 바닷가로 나가보았다.
코코넛 잎으로 지붕을 엮는 것은 동남아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이렇게 버섯모양의 지붕으로 만드는 것은 자주 본 적이 없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비밀은 그물망! 단지 그물망 하나만으로 이렇게 귀여운 모양이 탄생된다니.. 남다른 센스가 느껴진다.
바닥에 장식되어 있던 귀여운 버섯들에 불이 들어온 모습도 첨부한다.
금새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필리핀은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나라 중 하나다. 그날그날 분위기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방문했던 날의 석양도 꽤 아름다워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노을지는 해변가에 나른하게 누워, 맥주 한 잔을 마시는 여유.. 천국이 따로 없다. 돈솔 마을에서 여유다운 여유를 즐기려면 엘리시아 리조트가 딱!이지 않을까?
사실 엘리시아 리조트를 가려다 만 이유 중에는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이유가 컸다. 굳이 외국에서까지 한국인이 바글거리는 곳에 있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러나 이곳에 가보니, 한국인이 운영한다 뿐이지 한국 사람의 그림자도 구경하기 어려웠고 대개 유럽인들이 여유를 즐기며 늘어져 있는 모습을 쉬이 볼 수 있었다. 나름대로 편견을 피하려는 또 다른 편견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방의 갯수가 적기 때문에 방문시 예약은 필수일 것이다. 여행 계획이 있는 분들이 참고 하시길 바라며.. 내일 엘리시아의 맛있는 음식 열전 편을 기대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