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다녀 오는길에 날짜를 보니 4일 모란장 서는 날이다 모란장은 평소에는 주차장이였다가 4일과 9일 시골장터가 서는 역사가 오래된 유명한 곳이다
온갖 약제와 곡식 생선 나무묘목 채소 과일 등을 싼값에 판매하는 오일장인데 예전엔 인심과 정이 후한 곳이였다는데…
마트의 친절함과 가격표에 익숙해서인지 조금 불친절함과 마트보다 가격은 싸지만 일부 상인들의 고무줄 가격에 "흥정"이라 는 기술이 필요한 곳이다 ㅎㅎ
그런데 그 분들의 억세고 가끔은 눈에 보 이는 바가지 상술이 인간적이라 재미있긴 하다 ㅎㅎ
심장이 약해 고생하고 있는 나는 "연자심" 이 특효란 정보를 듣고 그것을 구하러 갔는데 국산은 없고 모두 베트남산이다 시장을 몇 바퀴 돌며 찾다 보니 어느새 늘어난 까만 봉지들로 몸도 마음도 천근 만근이고 어지럽기까지 하다
아이고 약제 사다 돌아 가시겠다 ㅠㅠ
참기름 골목으로 들어서니 한쪽에 사람 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다 호기심에 들여다 보니 도인같은 복장의 깡마른 중년의 남자가 의기양양한 표정 으로 당귀잎을 팔고 있다
본인이 직접 채취한 것을 강조 하며 몸에 엄청 좋다는 말씀 들여다 보니 무척 싱싱해 보였고 양도 꽤 많이 보였다
그리고 불티나게 팔리는 것이였다 한봉지 사고 나서야 그 양반 뒤로 펄럭이는 천이 눈에 들어 온다 모 케이블 방송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현했 다는 내용과 함께 인증하는 사진이 프린팅되 어 있는 작은 현수막을 뒤에 세워 놓았다
으잉? 자연인이 몬일로 모란시장에?
게다가 당귀잎 장사? 하긴 사람이 풀만 뜯어 먹고 살 수 있나? 채취한 약제로 쌀도 사고 생필품도 사야 겠지… 근데 깊은 산 속에 산다는 자연인이 그것도 혼자 살면서 한잎한잎 채취한 당귀잎이 저렇게 많고 나무(?)에서 갓 따 온것 같이 싱싱할 수가? 거참 신기하기도 하여라!!!
무슨 도술이라도 부렸다? 왠지 기분이 별로다
평소 그 프로를 즐겨 보고 스스로 문명을 떠나 자연과 함께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갖고 "안빈낙도"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로 생각했는데…물론 대부분 그런 마인드로 살아 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 하지만…
선전문구를 세워 놓고 야채(?)를 판다는 건 보는 내가 부끄럽다 조용히 한 쪽에세 정직하게 채취한 자연 의 선물로 필요한 물건들을 가져 간다면 내 환상은 이렇게 허무하지 않을텐데…
내 욕심이 너무 큰가 보다
저러다 TV에 나온 맛집이라고 요란한 선전 문구로 치장하고 막상 가서 시식 해 보고 실망하는 그런 사태로 발전 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것이 다 그 방송이란 것의 영향이다 아무튼 "미디어"세계가 순수한 영혼과 사회 를 파괴하는 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우선 하루세끼 해결을 위한 쌀도 필요 하겠고 신선이 아닌 이상 살기위해 최 소한 문명세계에서 공수 해야만 될 것 들이 있지요 하지만 TV 출현을 자랑스럽게 선전하 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장사하는 모 습은 참 생소해 보입디다
첫댓글 생동감 있게 맛깔나게 글 이 마치 모란장터에가있것같네요 삶의현장 ㅡ모란시장 저도 분당에 거주할때 자주간곳입니다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멀리 가셨네요
자연속에 살아도
'머니'가 필요했나봐요~ㅠ
그러게요 돈이 사람의 마음을
천사도 만들고 악마도 만들지요
그리고 돈 뿐만 아니라 난무하는
정보들이 사람들을 지배하는 이상한 세상…블랙 코미디가 아닐
런지요ㅠㅠ
@젤소미나(분당) 산다는것 자체가 코미디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아요~~
어느순간 웃기는사람이 되어있는
내 모습을 볼때면 서글프기두 하구요~
저도 '나는 자연인이다' 그 프로 가끔 보면서
저렇게 살 수 있을까...
한번씩 심각하게 고민해보곤 하는데
아무리 자연속에서 안빈낙도의 삶을 살아도
돈이 필요한건 부정할 수 없지요~^^
그렇지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우선 하루세끼 해결을 위한 쌀도 필요
하겠고 신선이 아닌 이상 살기위해 최
소한 문명세계에서 공수 해야만 될 것
들이 있지요
하지만 TV 출현을 자랑스럽게 선전하
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장사하는 모
습은 참 생소해 보입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