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때 갈려고 했었는데, 가족들이랑 제주도 여행중이라서 아쉬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시간들 보내셨기를.....
그동안 목수일 잠시 접고 문화재보수 기술자 시험준비하느라고 미뤄 두었던 숙원 사업들을 시작했습니다.
1. 뒷마당에 안압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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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을 원래 동그랗게 팔려고 시작했는데 힘들어서 중간에 섬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기왕 만들거 반월성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안압지 안에 반월성이 있는것은 아닙니다만, 그냥 그러고 싶어서...그랬습니다.
뒤에 보이는 낮은 나무 의자는 2년전 잘라 두었던 나무를 썩은 것을 깍낫이랑 전기대패 등으로 열심히 벗겨내고 밀고, 다리는 엉덩이 깔개 부분과 사각촉(드릴로 둥글게 뚫으면 뱅뱅 돌아버려서)을 내어서 끼웠습니다. 나무가 너무 말라서 못을 칠려고 해도 쪼개져서 갈라질 것 같아서 한옥 짓는 기법을 조금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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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을 파고 흙탕물이 가라 앉고 보니 이런 가재들이 수십마리가 자리를 잡더니, 기싸움 중이더군요. 영역확보 쟁탈전인 모양입니다. 물은 집뒤의 산기슭에서 새나오는 물이라서 항상 졸졸 흘러서 깨끗하니까 연못이 썩을 염려도 없고, 또한 중간에 섬(반월성)을 만들어 놓아서 물이 천천히 돌고 있는 장면이 보이더군요. 연못의 중앙에 섬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안압지는 현존 대한민국 최고수준의 한국식 정원입니다. 문화재를 연구하고 보살피는 것을 직업으로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안압지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연못가에는 조그만 흙언덕을 만들고 소나무를 식재했습니다.
반월성에도 한 그루 식재햇고요. ㅎㅎ
보일러 설치기
2012년 10월 29일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작업했습니다.
준비물 : 화목난로 - 10월 28일에 강원도 영월에 있는 분으로부터 완전히 맛이 간 난로를 17만원에 사서 실어왔습니다.
* 참고 : 중고 화목 난로를 사실 때에는 녹이 빡빡 슬어 있는 것을 사시지 말 것이며, 혹시 사더라도 10만원 이상 주고 사시진 말기를......ㅠㅠ . 녹이 너무 심하게 들어서.... 열심히 했는데도 새것 만들기는 애시당초 글러먹었서...ㅠㅠ 10만원만 주었으면 최소한 인건비 뽑는 기분에서라도 해볼만했을텐데.....작업하고 나니 허탈함. 살까 말까 하다가 영월까지 간 기름값 아까와서 샀는데 후회스러움. 물건 살때는 꼭 사전에 사진 자료를 미리 받아 보시고 방문하실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녹이 많이 슬어 있는 제품은 왠만하면 사지 마시기를 추천합니다. 물론 이 제품 원주인은 구입가격 생각해서 손해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품은 관리안할 경우에는 잔존가치가 제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나중에 중고가격도 잘 받을수 있습니다.
하기야, 이 난로가 녹이 안슬었다면 최소한 25만원~30만원은 줬어야 했겠쥬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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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로 쇠솔 브러쉬를 그라인더에 걸고 녹을 제거한 상태의 화목 난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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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인더에 녹을 제거하는 쇠브러쉬를 장착한 모습입니다.
이 그라인더는 쇠를 자를 때는 다른 컷터날을 장착하고 , 표면 연마할 때는 연마용 날을 끼우고 등등 사용합니다.
기계를 다루는 데 재간이 없는 분이나 초보자 분들은 매우 위험하니 사용을 기피하시는 것이 좋고 혹시 사용하더라도, 특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보안경을 필히 착용하시고 모든 작업을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전동공구들을 사실 때에는 싼 물건을 절대로 사시지 말기 바랍니다. 돈이 몇배나 더 들어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넘은 날이 고속으로 회전하므로, 날이 모서리 같은 곳에 부주의하게 닿으면 튀어서 내 신체 부위의 어느 곳을 절단할 수도 있는 물건임을 숙지하시고 조심하세요......제에~~~발요.
벽난로 설치하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및 자재들 (이것 말고도 소소한 것 많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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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구입 : 벽돌은 실내인테리어용으로 불규칙하게 휘었거나 굽은 것은 지양하고 반듯하면서도 실내분위기를 연출할 것을 사시기를 권합니다. 가격은 싼 곳에 가면 500원대면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집이라서 싸게 할려고 320원 벽돌 300장 샀음.
모르타르용 시멘트 1포 / 줄눈용 아이보리 세멘트 1포 각 6000원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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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연통이 나갈 자리 부분의 샌드위치 판넬을 잘라 내는 장면입니다. 생각나는 것이 끌이라서 젤 싼 끌하나를 잡았습니다.
먼저, 가로 세로 각 30Cm 되도록 사각 표시를 먹으로 한 다음, 석고보드와 샌드위치 판넬을 한꺼번에 쪼아 댔습니다. 그런대로 깔끔하게 잘 따졌네요....역시 한옥목수 하기를 잘했써.....이런데까지 기술을 써먹다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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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벽돌 벽체에다가 구멍을 낸 장면입니다.
처음에는 사각으로 크게 딸려고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연못과 마찬가지로 중간에 포기하고 그냥 연통 사이즈로만 동그랗게 땄습니다.
장점이 생기네요.
연통을 빡빡하게 밀어 넣으니까 벽돌 벽체가 꽉 잡아줘서 별도로 고정용 철물들을 너저분하게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햄머/ 석수용 돌깨는 망치 / 정 등등으로 동원하여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빨간 벽돌이 뭐 이리 쎈지.....죽는줄 알았음.
목수인 나도 이렇게 힘든데....무경험자는 섣불리 도전 마시기를..
전문 업자들은 코아라는 장비를 들고 다니며 길어봐야 30분이면 되고 또한 깔끔하게 마무리들 지어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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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완료한 사진입니다. 약 6시간 이상이 걸렸네요.
몰타르 등을 바르지 않고 벽돌을 그냥 위로 쌓아 올렸습니다. 한 방만 치면 벽돌들이 우수수 쓰러집니다.
아래의 판은 화강암으로 무게가 매우 무겁습니다. 혼자서 도저히 들지 못하는 무게입니다. (100키로그램 이상 무게임)
이런 자재를 운반할때 목수들은 다른 방법을 씁니다. 나무 운반할 때 쓰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여, 화강암 판석을 양쪽 꼭지점을 이용하여 걸리어서 운반했습니다.
벽돌은 원래 방화 목적으로만 생각을 하고 설치했는데, 설치하고 나서 보니까 난로로 부터 받은 열기를 머금었다가 방안 온도가 천천히 식도록 하는 좋은 효과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불을 때어 보니까 연기도 실내에선 안나오고 연기가 바깥 연통에서 잘 나오고 있었습니다.
총 제작및 설치비용 28만원 들었습니다. 바닥 화강암 판석 빼고요.
원래는 바닥에 원목으로 이쁘게 짜서 낮은 테이블 만들고 그 위에 난로 올려 놓고, 난로 주변에는 찻잔을 올려 놓을 수 있는 원목 테이블을 올려 놓는 것이었는데, 대략 계산해도 4일 이상 걸릴 것 같고, 나무값도 만만찮은 관계로 그냥 허접하게나마, 실용위주로만 갔습니다.
화목난로는 처음 설치해 봤지만, 설치 전에 모든 과정을 머릿속에서 수십번을 시뮬레이션해 봤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가 한옥목수일을 하는 관계로 웬만한 장비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었기도 했습니다.
장비들이 없으신 분들이 하실려면, 화목난로값보다 장비나 소소한 부품 사는 데 비용이 아마도 더 많이 들어갈 것입니다.
앞으로 화목난로에 관심이 계신분들에게 조금의 참고가 되어 보란 뜻에서 올려 봅니다.
이 몸은 내년도 10월에 있을 시험 공부하느라고 일년을 더 수도생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모이든 아니면 번개여행이든 간에, 마음에 맞는 회원분들 계시면, 한옥문화유산 답사여행을 한 번 같이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보고 배운 정도의 지식이면 저보다 더 전문가보다야 못하겠지만, 일반적인 교양정도의 소양을 가지신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하시고자 하시는 분들께 그 지식들을 같이 나눌 정도는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문화재(국보/보물위주) 중 석조물/ 목조 건축물 의 벙개답사여행 요청은 언제라도 받아 들일 수 있습니다.
저도 현장답사를 하면서 더 공부할 수 있으니까요. 현장답사공부는 한장소에 수십번 가도 새로운 것이 문화유산 공부이므로, 자연과순리가 갔다온 유적이라도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ex) 부석사 (무량수전, 안양루, 조사당),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강화 정수사 , 강릉 객사문, 선교장, 여주 신륵사, 경복궁, 창덕궁 , 북촌한옥마을 .... to name a few....
첫댓글 이쁘게 만들어 놓으셨네요..
스치로폼 조심 해야겠네요..
스티로폼 걱정되어서 온도센서로 각 부위 최고온도 모두 체크해 봤습니다.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님
따뜻한 겨울이 될께 같네요..부럽습니다.
총비용 42만원 정도 들었어요. 난로값, 벽돌값, 연통값...화강암 받침대 제외
손재주가 너무 좋으시네요.
제가 만들고 싶은거 다 있네요.
올겨울이 훈훈하겠네요.ㅎㅎ
근처 계시면 만드는 것 도와 드릴께여. 강릉 사천면에 있시유
안압지 물길에 테를 두르고 물을 흘린 뒤에 탁배기에 술을 부어 시 한 수 읊고 그것을 마시면 그게 바로 선계(仙界)가 아닐까요?
좋은 생각이십니다. 포석정(대형) 창덕궁(일명 비원, 소형)의 유상곡수연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만들고 나서 사진 올립죠. 회원님들 초대해서 진짜 유상곡수연을 한번 벌여봐야지 ㅎㅎ
올겨울 따뜻하게 보내시겠어요
장작난로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