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바래봉 산행기
어두운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버스는 새벽 안개를 가르며 남으로 남으로 달려간다....
새벽 안개낀 산 길을 따라 버스는 오르고 돌고 내려가고 정신이 산만하다....
출발해서 지금껏 잠이 안온다....
눈이 아프고 머리마져 지끈지끈 어쩌지....
속세의 모든 잡념과 번뇌를 떨구고 찾아온 지리산인데 왜 이리 머리가 아프지....
새벽에 도착한 지리산은 생각만큼 공기부터 상쾌하다....
비온 뒤의 지리산 새벽 공기는 약간 싸늘한 느낌으로 와 닿지만,
정말 가슴속 영혼까지 맑아진다....
주차장에서 군데군데 둘러앉아 식사준비를 한다....
우린 부대찌게를 준비했다...
정말 꿀맛이고 속이 확 풀린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자유시간을 갖고 우린 산행준비를 했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등반이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언덕에 오르자 바로 와~~~~~~~~~~~하는 감탄사....
구름인가 바다인가 발 아래로 펼쳐진 엄청난 운무들.....
하늘과 땅의 끝이 없고 간혹 구름에 가린 작은 산은 마치 섬 같이 보인다....
아마 그곳엔 신선들과 선녀들이 살 것 같은 느낌이....
스잔한 바람은 운무를 이동시켜 마치 산과 산사이에 폭포수가 떨어지 듯 장엄하고 웅장하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예술적 입체 파로라마를 보는 듯 신선하고 정신 마져 멍하다....
산을 오르는 길은 좁고 질퍽하다...
등산화가 미끄럽고 푹푹 빠진다....
그런데도 다들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너무 아름다운 비온 뒤의 지리산 경치에 모두들 빠져 버렸다....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인 듯 하다....
가끔 보이는 물끼 먹은 산죽이 길을 따라 서있고 산죽 사이사이 철이지난 철쭉이
수줍게 피어 있다....
작목들 사이로 이름 모를 꽃들과 잡초들 잘 어우려저 이슬을 머금어 더욱
푸르름이 더 하다...
지리산도 다른 남도의 산과 같이 완만한 경사진 산들이 오르락 내리락....
미끄럽고 질퍽한 산책로를 무아지경에서 앞사람 따라 계속해서 걷는다....
얼마를 걸었을까?
숨 소리가 거칠고 다리엔 힘이 빠진다....
허기도지고 갈증이나 허리펴고 잠시 쉬면 눈 앞에 정상이....
산 정산에 오르자 시원한 시야와 바람에 가슴이 탁트인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니 산과 운무가 조화를 이루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숨을 고르고 잠시 허기진 배와 갈증을 달랬다....
기념사진으로 여운을 남기고 다시 출발.....
계속 반복되는 똑 같은 산책로, 점점 지루해진다....
팔랑치 가기전 헬기장에서 철아님이 가져온 시원한 얼음 막걸리와 비가 가져온 족발로
허기와 갈증를 달래고 후미를 기다리며 이야기도 하며 휴식을 가졌다....
잠시후 마지막 고비인 팔랑치를 향하였다...
팔랑치에 오르자,바래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질퍽한 등산로는 미끄럽고 흰고무신을 신고온 김대형님과 즐겁고 재미있게 이동 했다...
철쭉꽃 군락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자사의 구호와 화이팅으로 소란스러웠다...
우린 산책하는 마음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이야기를 하며 걸었다...
철지난 군락지는 좀 스잔한듯 설렁했다....
조금가다 보니 산책 식구들이 시끄럽다....
바리가 가져온 홍어회로 조촐한 파티가 이어진다....
이 글을 통해 다시한번 바리님과 김대영님께 감사를 표합니다....
항상 맛난 먹거리를 우리 산책님들께 배풀어 주심에 산책님들을 대표해 대신 감사합니다...
바래봉 정상에 오르자 파괴된 자연에 조금 실망스러웠다....
1000m이상 산이면 아래쪽엔 활엽수,칩엽수,침엽수와 초지로 이루어져야 되는데
모르는 나도 알정도면 이건 아닌것 같다....
자연상태의 산은 정상엔 초지와 고목이 있어야 균형이 맞는데,
이것은 너무 인위적인 면이 많았다....
초지또한 그렇고 내려가는 등산로 또한 마찬가지로 실망스러웠다....
넓고 깨끗해 좋지만 주위환경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았고,
인위적인 면이 많았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 가슴 깊이 들여 마신 맑은 공기와 아기자기 병풍처럼 펴쳐진
탁트인 분위기는 최고였다...
가슴 한곳엔 섭섭한 면도 있어지만 이 한순간의 정상정복 만족에 다시 마음이
아른 해진다....
초지에 둘러 앉아 점심을 서로 나눠먹으며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웅장함,그 배려에 다시
한번 작으나마 감사함을 가슴에 아로세겨 본다...
식사 후 기념사진 한장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병풍같이 둘러싼 산들과 온기종기 어우러진 사람들 의 생활터전 이곳에서
바라 보는 나의 시선은 그저 평온하고 소박한 우리민족의 산령이고 삶의 터전이다...
버스는 마을 어귀를 돌아 잠시 멈춘다...
지리산 종주를 계획한 이랑신이 손을 흔들며 내린다....
차창으로 멀어져가는 이랑신을 뒤로 한체 아쉬움을 남기고,
북으로 북으로 서울로 향했다....
예정된 시간에 도착한 우린 삼곁살에 소주 한잔....
이어지는 호프로 입가심.....
와글와글 시글벅적 산책식구들 입담 또한 대단하다....
즐거운 웃음소리 와 무엇인가 심각한 대화,물꾸럼이 바라보는 내 자신이 정말
행복하고 이 자리를 함께함에 감사하다....
항상 즐겁고 행복하길 빕니다...
아무런 사고 없이 산행를 마친 우리산책 식구 모두에게 감사하며,
선두에서 이끌어 주신 청포도님과 등반대장 철아님과 김대영님께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이달 5월도 벌써 중순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달은 가정의 달입니다....
주말 마다 산행하면서 못한 가정의 일원으로서의 부족한점이 없나 다시한번
돌이켜보는 달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산책님들의 건강과 가정의 화목이 있기를 기도하며......
.....지리산 반달친구 꽃사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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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꽃사슴님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산책님들 아직도 안주무시는 분들 왜 이렇게 많은 건쥐~~~
꽃사슴님~~!! 잘읽고가요~~!!! 어쩜 이렇게 세심하게도 썼을까!!다시한번 바래봉갔다온 느낌이~절로 나네염^^
넘 섬세한거 아녜여... 다시 기억난당.. 지리산..ㅋㅋ 건강하세여..^^&
글을 읽으면서 그림이 그려져요.....부드러움속에 강한 힘이 글에서~~~^^잘~ 읽었습니다....///
꽃사슴님...글 잘읽고갑니다...! 다들 힘든 산행 수고하여습니다....
마치 함께산행한듯 느껴지네요.......눈앞에 지리산자락이 보여요*^^*
잘 보구 갑니다~~ 오봉산때 뵙겠습니다...
지리산 반달친구 꽃사슴님 잘 읽고 갑니다....님들 모두 행복하세요*^^*
저위 저 긴 후기 샅샅이 읽엇는데두 푸른 우주인 생각난다 내지는 푸른우주인 안와서 섭섭하다 모 요딴거 한줄없네요...쩝 섭하다 섭해....췟!
나가 할께..ㅎㅎㅎ 우주인 안와서 넘서운 했는디..이제 되었남 ..사슴형님! 그날 고생하쎴죠~~~잉 후기잘읽고 가여 다음산행에서도 즐거운 산행헙시다~~~잉
얼굴 한번 쳐다 보고, 닉네임 한번 불러보고,.....이거야 원 ..정말 매치가 안됐었는데, 이제야 알었어요 .......꽃사슴님 음... 어울려 어울려......~!
우주인님 보구싶다^^ 오봉산엔 안오려나?? 막대사탕두 먹구싶다!!
후기 넘넘 잘읽고 갑니다. 담번 산행에서 뵙겠슴다^^
,,지리산,,,넘 멋있죠....잘 읽고 감..^^
형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형님......고생하셨어요....산행 너무 즐거웠구요......꽃사슴형님...사랑해요~~~~^^
에이! 홍어냄새때무래........빨랑나가야지...후다닥....컹~넘 서둘렀나?? 계단에 발이 걸렸네!!!에고에고
하하하하 벤자민님 모해요?? 시트콤 찍우??
ㅋㅋㅋ 시트콤....^^ 웃기다...시트콤......나도 언능 나가야지....휘리릭~~꺄~악....넘 까불었나?? 내발에 발이 걸렸네....이구이구..
꽃사슴님은 산에서만 꽃사슴 인줄 알았는데... 글에서도 꽃사슴님에 실력이 나오는군요.. 어쩜 이렇게 감성적일까... ㅋㅋ
사슴형님은 제겐 큰 산이신것 같습니다~~ 많이 가르쳐 주세요,,패서라도,,,^^
정경님! 정말 글만 본다면 섬세한 여자분이 쓰신것 같아요. 정말 저도 까만콩님과 동감.... 글 넘 잘읽고 가요. 다음 산행에서 다시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