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타작을 그저께 겨우 마치고
어제 처음으로 밀감을 땄습니다.
우리 밭 주위의 밀감밭들은 벌써 다 따서
상인들에게 넘겼는데
우리는 이제사 시작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작년, 재작년에 이어 올해가 세번째 수확인데
이거 원~~~
그야말로 말그대로 못난이 밀감 얼굴이
올해는 왕창 업그레이드 되어버렸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면
작년까지는 그래도 약 안친 밀감치고는 제법 때깔이 고왔는데
올해는 그야말로 진짜 못난이가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올해는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어 밀감이 나뭇잎에 이리 저리 스치고 나더니
이게 익고 나서 보니 그야말로 상처뿐인 얼굴이 되어버렸습니다. ㅠㅠ
밀감을 한 바구니 따기 시작하다가
옆지기가 시름에 잠겼습니다.
" 이걸 어떻게 팔지? 못생겨도 너무 못생겼다."
제가 돌아보고 한 마디 합니다.
" 돼지를 얼굴보고 잡아먹나?
약 안친 밀감이니 그럴 수도 있지.
맛만 괜찮으면 돼지 무슨 걱정!
이게 바로 무공해 미인 얼굴 원조라니까.... "
상처난 얼굴을 스스로가 지키느라고
껍질도 좀 뻣뻣합니다.
까서 먹어보니 맛은 별다르지 않습니다.
새콤 달콤~~~
우리도 이렇게 못생긴 밀감은 사실 처음입니다.
못생겨도 너무 못생겨버린 밀감을 보고
기실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다 먹을 수도 없고...
그래서 우리 밀감 사는 분들이 우리를 믿듯이
우리도 그 분들을 믿기로 했습니다.
겉보다 속이고 뚝배기보다 장 맛이라는 말을 새기면서
무농약 못난이 밀감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배짱좋게 무지 무지 못생긴 밀감을 그냥 세상에 내놓기로 했습니다.
농약을 안 치니 다른 밭에 비해 수확량이 훨씬 적어서
얼마나 따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좀 더 많아서
올해는 포장은 10키로, 15키로 두 가지로 하기로 했습니다.
작년에는 조금씩이라도 같이 나누려고 10키로 포장만 했거던요.
어제 택배사에 전화해봤더니 택배비는 작년 그대로라고 합니다.
못생겼지만 밀감값도 작년, 재작년처럼
10키로는 15000원, 15키로는 20000원 이고
택배비는 한 상자에 5000원입니다.
그러니까 10키로 = 20000원 (밀감값 15000원 + 택배비 5000원)
15키로 = 25000원 (밀감값 200000원+ 택배비 5000원 )
을 보내주시면 내년도 농사자금으로도 쓰고
쌀도 사고 책도 사고~~~자동차에 기름도 넣고.. 잘 쓰겠습니다.
너무 너무 못생긴 이 밀감이 필요하신 분께서는
아래의 사진을 보시고 나서
주문하실 분은 wbmilgam@hanmail.net으로 메일 보내시거나
아니면 018-692-8250으로 연락주세요.
( 주소, 전화번호, 이름, 몇 키로 짜리...등등 )
계좌번호는
(농협) 961-12-114531
예금주는 석진석 입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30.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uRe7%26fldid%3D1fpt%26dataid%3D126%26fileid%3D1%26regdt%3D20061113203128%26disk%3D14%26grpcode%3Dwbmilgam%26dncnt%3DN%26.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32.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uRe7%26fldid%3D1fpt%26dataid%3D126%26fileid%3D2%26regdt%3D20061113203128%26disk%3D41%26grpcode%3Dwbmilgam%26dncnt%3DN%26.jpg)
사진이 실물보다 훨씬 더 예쁘게 나와버렸네요!
못생긴 얼굴대로 찍는 것도 어렵네요.
그 점 감안하셔서 보세요.
작년 밀감 드신 분들은 비단과 무명의 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첫댓글 ㅎㅎㅎ얼굴 못난 자식때문에 잠깐 고민하셨어요? 아끼는 속깊은 자식이라고 믿고 금년에도 주문하겠습니다 제주도에서 유기농 농사짓는 일이 점점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를 어제도 들었답니다 힘내세요~ 못생겨도 좋아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메일보내겠습니다
첫수확을 가족들에게 보낸다고 택배사에 갔더니 택배사간의 경쟁때문에 비용절감! 15킬로 짜리도 택배비가 5000원이래요. 그러니 ... 10키로는 2만원, 15키로는 2만5천원이예요. 약 안치고 농사짓기~~정말 힘들어요.
맛있겠어요~~!
주문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쪽지로 보냈습니다.
수일후면 맛을 볼 수 있어 기대가 되는군요. 건강한 먹거리 제공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