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화엄사 - 최참판댁(고 박경리선생님의 소설 토지의 무대가되었던곳)-화개장터-구례곡전제-운조루.
背山臨水라 했던가? 뒤에는 지리산이 앞으로는 섬진강의 맑은 물이 눈부신 햇살아래 반짝반짝 빛나고
늘어선 가로수는 긴 초록의 터널을 만들어 여행객의 몸과 맘을 평화로이 쉬게하고 묶어두는곳.
우리나라에 이런 지형을 갖춘곳은 서너 군데에 불과하다니, 귀촌을 하게된다면 살고 싶은곳 지리산자락 입니다.
목포사는 두 동생들이 시어머니 모시느라 고생한 나를 위로하고 쉬게해주고 싶어 선택한 여행지랍니다.
근무일과 겹쳐 안된다고 했더니, 엄마도 동행하니 참석하라 하면서 던진말이"김여사가 내일 살아계신다
는 보장이 어디있냐"며 서운해합니다. 사람 마음 돌리게하는데는 뭐 있어정말 ,엄마는 우리7남매 모두에게
절대적인 신의 영역을 넘어선 존재입니다. 단촐한 세자매의 여행이 가족 여행이 되어 버렸습니다.
해마다 엄마를 모시고 두 차례씩 형제들이 모여 여행을 하지만 이번 경우는 계획과 준비도 없이 엄마가
참석하신다하니 7남매가 모두 생업을 팽개치고 달려온것입니다. 자랑컨데 동생들의 효심은 정말 대단합니다.
가끔씩 농담삼아 엄마는 좋으시겠어요. 효자 아들 딸 많아서라고 말하지만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해집니다.
평생을 농사일과 큰 집의 대소사에 7남매를 가르치고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오셨는데 불편하신 몸으로 자식들
에게 짐이 되기 싫다면서 고향집에 살겠노라 고집하시니..시골에서 자랐으면서 나는 농사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엄마의 교육열때문에 낮에는 일하시고 밤에는 노란 밀가루 푸대종이에 칸을 그어 공부를 시키셨던 내 어머니
단 한번도 우리 모두 엄마한테 매를 맞거나 욕설을 들은적이 없으니 내리 사랑이라 했던가요?
동생들이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집집마다 크고 작은 우여곡절들이
있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 항상 긍정적이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엄마를 닮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노라 했으면서 점점 엄마를 닮아가는 내 모습 또한 싫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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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전재는1929년 박승림이 건립하여 후에 이교신(호:곡전)이 인수하여 그 후손들이 살면서 팬션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 집은 조선후기 건축양식으로 석가래등이 크고 지붕이 높은게 특징이며 부농의 만가형식 주택으로 문간채 안채가
--자형으로 배치되었으며 2.5m 이상으로 호박돌 담장을 설치혀 집터의 환경을 金環 의 개념을 도입한점등이 독창적
으로 학술적 가치가 인정되어 향토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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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하게된 곡전재 입구입니다. 담쟁이 덩쿨로 덮여있는 돌담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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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의 정원입니다. 정자 뒤로는 다소 호사스럽게 느껴지는 호수가 있어 물 흐르는 소리와 사각 사각 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들립니다. 아름다운 정원과 옛 정취를 함께 느낄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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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었던 방. 뒤 후원에 커다란 물고기가 가득한 연못이있고 옆으로 운치있는 툇마루가 있는곳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개운하고 정신이 맑아지니 지리산의 정기를 받아서인가 ? 딱 한옥체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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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樂當. 이집의 주인에게 3가지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게 3가지의 즐거움을 말하라면 무엇을 꼽을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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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방 옆에 딸려 있는 튓마루 한가로히 앉아 차 한잔 하고 쉬고 싶은 곳입니다.
반질반질 손때가 묻었을듯한 기둥과 탁자 의자 까지 어느 한가지 정겹지 않은곳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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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운조루 구름속에 숨어사는집 이라는 뜻이 있다네요,
곡전재에서 운조루까지 도보로 10분 모두 잠들어있는 이른새벽 혼자서 운조루를 찾았습니다.
지리산의 산 안개가 깔린 운조루의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아직 술기운이 덜 깬 듯한 50대 후반의 남자분이
대문앞에 앉아 계셨는데 개방시간 전이지만 낮에는 공개치 않는다는 사당의 문까지 열어주셨습니다.
입장료도 마다하시고 감사 감사.. 9시쯤 가족과 함께 다시 방문 하였으나 이른 새벽의 그 정취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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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바라본 운조루 앞으로 네모난 연지못이 있고 옆쪽으로 졸졸 지리산의 맑은 물줄기가 흐르고
신선이 살았을듯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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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위 하얗게 걸려있는게 뭘까 궁굼해서 물어보았더니 이집의 선조께서 문경새재를 넘다 호랑이를 잡아서
영조대왕에게 바치고 그 뼈를 기념으로 걸어둔거라하니 200년이 훨씬넘은 귀중한 보물이라 자랑스러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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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앞에 있는 연지연못입니다. 연못 한 가운데 뚝 떨어진 둥근 섬이 있는데 이곳을 삼신산이라 한답니다
조선시대 상류층의 조경관으로 연못의 모습이 天圓地方 하늘은 둥굴고 땅은 네모지다는 뜻을 표현한거랍니다.
연꽃이 필때쯤 온다면 더 멋있는 모습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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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앞으로 흐르는 지리산의 맑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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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적한 기운이 감도는 사랑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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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나무결과 마루 밑의 나무 바퀴까지 고고한 선비의 자태를 느끼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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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이 있을듯한 안채의 창이 참 인상적입니다, 바깥 구경이 쉽지 않은 여자들을 배려한듯한
주인의 마음이 엿보여 참 흐뭇합니다. 한옥의 처마, 즐겨 찍는 사진이지만 소박하게 열려있는
창을 보니 수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을듯한 그 안이 궁굼해서 발길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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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나무 앞에서 빨간 앵두를 몇톨따서 입에넣고 길이 따로 없는 뒤켠으로 들어가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귀한것은 숨겨두고 혼자만 보고 누린다했던가 작은서원으로가는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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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으로가는 정원 저 대문을 열면 또 아담하지만 멋진 정취를 느끼게하는 정원이있습니다,
새벽에 내게 보여 주었던 곳인데 문이 잠겨 있습니다. 책을읽고 휴식을 하는곳이라
조용하고 한적한곳에 작은 암자처럼 숨겨놓은 집 세상사 다 잊고 책 한짐 지고 들어와
한 달쯤 뒹굴 뒹굴 쉬며 지내고 싶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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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대문과 정원을 지나 안쪽에 숨겨진 작은 서실 정원을 거닐고 서책을 읽고 ...이 곳을 좋아했을 그 분의
품성이 목단꽃안에 숨어 있는듯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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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을 넘나드는 함박꽃 희뿌연 안개와 어우러져 서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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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진짜 보물인 부엌. 아녀자들의 공간을 사랑채 가까이 두고 세상과 소통하며
베푸는 삶을 실천하는 장소로 활용했다하니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 타인능해"의 정신 빈부의 격차는 날로 심해지는데 부자는 있으나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물질만이 아닌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누는 것 우리가 할수있는 타인능해 정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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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마니 반의 쌀을 채울수 있다는 나무로 만든 쌀독입니다.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아무 눈치도 보지 않고 쌀을 가져
갈수있게 특이하게도 부엌을 사랑채와 안채를 잇는 통로 역활을 하는 위치에 두었으니 이 집 주인이
얼마나 지혜롭고 슬기로운 분이였는지........동학혁명 여순반란사건 6,25등을 겪으면서도
이 집만은 피해를 입지않았다 하니 바로 타인능해 정신때문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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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과 절구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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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힘 오래오래 보여주세요
첫댓글 미숙아....가족사진이네 엄마,큰언니,남동생 낯있는얼굴이네 다복해보인다....
우애가 너무 각별해서 탈이야. 늘 엄마한테 감사하지 형제를 많이 주신거에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