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밤의 노래〔淸夜吟〕
·············································· 병산 이관명 선생
밤은 깊어 가는데 이 밤은 어떠한가 / 夜如何其夜向闌
깊은 정원에 달님이 오동나무 가지 위로 오르네 / 深院月上梧桐枝
옥 같은 이슬에 흠뻑 젖어 댓잎이 무거운데 / 玉露湛湛竹葉重
짙은 그늘 거꾸로 드리워 들쑥날쑥 많거늘 / 繁陰倒垂多參差
노자(老子) 도덕경 오천글자 강의(講義) 마치니 / 講罷老君五千言
책상머리에 향불 연기가 실낱처럼 희미하구나 / 床頭篆煙微如絲
<출처 : 병산집(屛山集) 제1권 / 시(詩)>
ⓒ 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ㆍ한국고전문화연구원 | 유영봉 황교은 (공역) | 2015
유학(儒學)에 정통하고 박학과 올곧은 행실로 양관 대재학도 겸임한 병산 이관명 선생이 어느 날 달 밝은 밤에 노자의 도덕경 오천글자를 다 읽고 나니 세상의 이치에 대한 깨달음이 지극하여 책상머리에 앉은 채로 실낱같은 진리의 길을 보게 되었으니 그 기꺼운 마음을 시(詩)로 남기었다.
병산 이관명 선조께서 나정기에게 보낸 친필 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