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글은 최진규선생님이 권00옹 분을 직접 만나 뵙고
장문의 글을 작성한 것이오니
이 글을 읽으시는 신약세 회원님께서는 참고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凡人은 육신이 괴롭고
奇人은 마음이 괴롭소"
"전에 박씨 성을 가진 영감이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약을 공짜로 만들어 줬어요.
그런데 먹지를 않았어. 알고 보니 집에 있는 할머니가 먹지 말라고 한 거라.
유명한 병원에서도 못 고치는 병을 그까짓 촌영감이 고칠 리가 있느냐,
만약에 이 약이 그렇게 좋은 약이라면 그걸로 돈 벌어먹지 당신한테 공짜로 줄 리가 있겠느냐,
이러면서 약을 쏟아 버린 거요.
그러니 영감은 약을 먹어보지도 못 하고 죽었어. 죽을 사람을 살리려고 해도 정말 어려워요.
돈이 많으면 돈이 많다고 안 먹고, 돈이 없으면 없다고 안 먹고,
아무리 좋은 비법을 가르쳐 줘도 듣지를 않아. 사람이 알면서 안 가르쳐 주는 것도 죄요,
함부로 가르쳐 주는 것도 죄를 짓는 것이라.
사람이 알면 알수록 심각해지는 법이 아니겠소.
하늘이 아는 것을 사람이 함부로 가르쳐 주면 그것이 바로 천기를 누설하는 것이라."
물 좋고 산 좋은 고장 ㅇㅇㅇ도 ㅇㅇ. ㅇㅇ읍에서 10리쯤 떨어진 ㅇㅇ리는 한가롭고 평범한 농촌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권ㅇㅇ(64세) 옹은 젊어서부터 어떻게 하면 병고로 신음하는 사람을 살려낼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를 진지하게 궁구하여 온 숨은 명의이자 얻은 도인이다.
자그마한 키에 주름진 피부, 막걸리라도 한 잔 걸친 듯 늘 불콰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에 온 세상을 구료할 큰 지혜를 품고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권ㅇㅇ 옹은 안동 권씨로 ㅇㅇ 토박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태어났으며 지금까지 한 번도 그 집을 떠나서 살아 본 일이 없다.
어려서부터 영특함이 남달랐고 무슨 일이든지 한 번 시작하기만 하면 옆에서 벼락이 떨어져도 모를만큼 뛰어난 집중력을 지녔다. 그러나 집안이 가난하여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명심보감(明心寶鑑)과 천자문(千字文), 동몽선습(童蒙先習) 같은 한문책을 안 보고도 몽땅 외울 수 있으니,
이는 장가를 든 뒤에 어느 서당 훈장 선생이 그의 집에 한동안 머물면서 열 살 남짓한 동네 아이들읅 가르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익힌 것이라고 한다.
독학으로 의술공부
"내가 장가를 든 뒤에 남들 어깨너머로 보고 한문을 깨쳤는데,
혼자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하는지 한문선생이 나를 보고 '나이 70에 등과(登科)할 새' 그래요.
학교 문턱에도 못 가봤지만 배움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을 그 때 깨달은 거요.
억천만금을 가져 봐야 배우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평생을 배우고 공부하기로 결심을 했소.
나는 한 번 일을 시작하면 결코 남한테 지고는 못 사는 성미라.
키도 작고 몸집이 보잘 것 없어도 씨름판에 가면 늘 제일 큰 놈과 붙어 반드시 이겨야만 직성이 풀렸소.
만약 그 때 못 이기면 훈련을 열심히 해서 다시 시합을 해서 꼭 이기고야 말았소.
어딜 가더라도 나는 반드시 일등을 한다 이런 정신으로 평생을 살아온 거요."
어려서부터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영적인 세계, 차원높은 삶에 대한 갈망이었다.
보통사람들의 저속하고 평범한 삶보다는 고귀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죽으면 썩어 없어질 육신을 즐겁게 하는 일이 아니라 영혼과 마음을 살찌우고 즐겁게 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한 마디로 그는 도통(道通)을 하고 싶었다.
여러 차례 산으로 들어가 움막을 짓고 살면서 산천을 벗하고 산짐승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무언가 높은 곳에서 오는 영감을 얻으려 애썼다.
"제주도에서 소태백까지 명산들을 유력(遊歷)했지요.
산에서 지내다 보면 감각이 발달해져서 날씨가 앞으로 비가 올 것인지 바람이 불 것인지 금방 예측할 수 있게 되더군요.
움막 속에 있으면서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보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일이 눈에 훤히 보이더란 말이오.
처음에는 내가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 아닌가 했지만 그런 건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이었소.
산공부를 하면 어떻더라는 얘기가 많은데,
첫째 유념할 것은 뱃심이 강해야 한다는 거라.
죽는 것을 두려워 말아야 하는 거요.
이미 속세를 버렸으니 세상에 무서울 것이 어디 있겠나.
도를 닦는다는 것은 죄를 씻는 것이라.
죄란 무엇인가. 죄는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한테 잘못하는 거 아닌가.
곧 자기를 버리는 것이 도를 닦는 것이 아니겠소.
마음을 비우면 엄청난 일이 생겨요. 나는 산에서 말로 표현 못할 경험을 많이 했소.
산짐승들이 전혀 싫어하거나 무서워 하는 기색 없이 가까이 오기도 하고,
비몽사몽간에 귀신인지, 헛것인지 무서운 형상을 한 것이 와서 달려들어 힘껏 패대기를 쳐 놓고 보면 아무것도 없고...
사람이 큰 일을 하려면 반드시 산 속에서 뱃심을 키워야 하는 거요."
그는 정식으로 의술을 배운 적이 없다.
그러나 독학으로 <동의보감(東醫寶鑑)>이나 <방약합편(方藥合篇)> 같은 의서들을 열심히 읽고,
또 주변에 특별한 비방을 가지고 있거나 병을 잘 고치는 사람이 있으면 천리를 머다 않고 찾아가서 반드시 배우고야 말았다.
그는 민간에 전해지는 온갖 의료지혜들을 터득하여 하나하나 경험으로 확인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갔다.
그 덕분에 그는 여러 가지 난치병을 이른바 똑 떨어지게 고칠 수 있는 의술을 지니게 됐다.
"나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옆에서 굿을 해도 모르는 사람이오.
천리나 만리 밖에 있는 사물도 보겠다는 일념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보이는 법이오.
정신일도면 만사형통이라.
정신을 한 곳에 모으면 안 되는 일이 없어요.
편심(偏心)이 있는 사람, 곧 한쪽으로 치우쳐 몰두할 줄 아는 사람이라야 무슨 일이든지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는 거요."
세 번 발작한 중풍을 스스로 고쳐
의사 자격증을 가진 전문의료인이 아니고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닌 까닭에
권 옹을 찾아오는 환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
어쩌다가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을 문전박대하여 내쫓을 수 없어서 고쳐 줄 뿐이다.
찾아오는 환자들을 성심을 다해서 치료해 주고 치료비를 요구한 적이 없다.
마지못해 재료값 정도만을 받을 뿐인데 시골이라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이 많아 그나마 받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니 환자가 많이 올수록 그는 손해를 볼 뿐이다.
작년에 그는 중풍으로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세 번 중풍을 맞았으나 세 번 모두 스스로 약을 써서 고친 것이다.
명의도 자기 병은 어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을 죽거나 병신이 될 병을 고쳤으니
그야말로 진짜 명의임에 틀림없다.
그 덕분에 그는 중풍을 잘 고친다고 소문이 나서 주위에서 중풍환자들이 벌떼처럼 몰려드는 바람에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작년 여름에 갑자기 구안와사가 왔어요.
그 전날 옻나무를 만지다가 옻이 올라 병원에 가는 길이었소.
차에서 내려 병원으로 가는데 갑자기 어떻게 된 건지 눈이 감겨지지 않아.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고 꼬집어 봐도 감각이 없는 게 꼭 남의 살 같단 말이오.
침이 질질 흐르고 말도 잘 안나오고 밥을 먹을려면 옆으로 밥이 옆으로 삐적삐적 나와.
그러나 구안와사를 고치는 비법을 배워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방법으로 치료를 하니 쉽게 나았어요.
그런데 가을에 다시 재발을 했어. 이번에는 같은 방법을 써도 영 낫지를 않아.
다른 사람은 여럿 고쳐 줬는데 내 병은 영 낫지 않는단 말이오.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 소변을 보러 나가서 세수를 하려고 세숫대야 앞에 앉으니 어쩐지 핑 도는 것 같이 어지러워요.
세수를 마치고 마루에 올라서려니 오른 쪽 발이 마루 끝에 턱 걸려서 앞으로 엎어져 버렸어.
발이 마비되어 말을 안 듣는 거지.
그러나 식구들이 알면 놀랄까 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한쪽 발로 뛰어 방에 와서 다리를 자세히 살펴보니 왼쪽과 오른 쪽이 색깔이 서로 달라.
이러다 내가 반신불수가 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태산같아.
그러나 가족들한테 말은 못하겠고 침을 한 번 놓아보려니 침이 없어.
급한 대로 주사바늘로 여기저기를 쿡쿡 찔렀지. 세 번을 쿡쿡 찌르다가 옆에 있는 집사람한테 들켰어.
당신 왜 그러냐고 그래. 다리가 말을 안 듣는다고 하니 중풍은 재발하면 못 고친다는데 이젠 병신이 됐다면서 난리가 났어.
그러나 이것도 약 먹고 침 놓고 혼자 치료를 했더니 며칠 안가 나았어.
그런데 내가 중풍을 스스로 고쳤다는게 소문이 나 가지고 사방에서 환자들이 몰려왔소.
택시타고 오고 부축해서 오고 목발 짚고 온 사람들이 다 나 만나고 나서 제 발로 걸어서 갔어요.
그러나 딱 두 사람만은 침을 안 놓아 주었어요.
그 두 사람은 고칠 수 없는 사람이라.
중풍은 양 손의 합곡혈(合谷穴)이 쑥 들어가 있으면 불치라.
사람이 늙으면 진액이 빠지는데 합곡혈이 쑥 들어간 사람은 진액이 말라버려서 못 고치는 거요.
그러고 나서 세 번째 마비가 왔어.
어느 날 관자놀이 부분이 몹시 아프더니 세 번째 발작이 온 거라.
이젠 영낙없이 죽는 줄 알았어.
내가 혈압이 높은 지가 20년이라.
최고 혈압이 200이 넘어 어지러울 때가 가끔 있었어.
침을 놓아도 안 되고 먼젓번에 썼던 그 방법을 써 봐도 안 되고,
집에 비상용으로 만들어 둔 약이 있어서 그걸 써 봐도 안 돼.
할 수 없이 책을 보고 화제를 지어 아들을 불러서 안동 건재상에 가서 약을 사 오게 해서 그거 두 제 먹고 완전히 나았소.
그 약이 딴 게 아니고 견정산에 정기거풍탕을 합친 처방이오.
견정산은 전충, 백부자(白附子), 백강잠(白疆蠶) 이 세 가지로 된 처방이고
정기거풍탕은 강활(羌活), 독활(獨活), 방풍(防風), 천궁(川芎), 천마(天麻), 형개(荊芥), 길경, 지각(枳殼),
오약(烏藥) 등 16가지 약재로 된 처방이오.
술을 좋아하다 보니 중풍이 왔는데 이제 술을 안 먹겠다고 생각을 하긴 해요.
그러나 술을 끊는 것이 꼭 인정을 끊는 것 같아 어렵소."
해소천식에 신효한 만병초
권 옹이 의술에 더욱 깊은 관심을 쏟게 된 것은 몇 해 전에 동생이 심한 위십이지장궤양으로
거의 죽게 된 것을 살려내면서부터이다.
"동생이 위십이지장궤양으로 대구 동산병원에서 수술을 했는데 의사는 가망이 없다고 하는 거라.
어떻게 하면 동생을 살릴 수 있을까 하고 별 연구를 다 했소.
이것 저것 의서도 열심히 읽고 죽어가는 동생을 병원에 두고 산에 들어가서 며칠을 밤을 새우며 기도를 하기도 했소.
산에서 텐트 치고 기거하면서 수염을 안 깍으니 짐승과 한 가지라, 천하에 무서운 것이 없어요.
겨울이라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니 물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홑옷만 입고 기도를 하는데도 추운지를 몰랐어요.
산에서 실성한 사람처럼 기도를 하고 있으니 저 사람이 정신이 돌아버렸다는 소문이 온 동네에 퍼졌지요.
그런데 그 동생이 실장산이라는 약 두제를 먹고 완전히 나았어요.
동산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몸이 하도 바싹 말라서 몸에 주사바늘이 들어가지 않아요.
밥을 하나도 못 먹어서 링겔 주사로 연명하고 있는데 주사바늘이 안 들어가니 병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굶어서 죽게 되었어.
경험 많은 늙은 간호사가 와도 혈관을 못 찾아.
동생이 이제 죽는구나 하고 절망에 빠져 여기저기 정신없이 미친사람처럼 다니다가 대구 자갈마당이라는 곳에 있는
어느 한의원에서 홍 노인이라는 분을 만나 동생 얘기를 했더니,
그런 병이라면 약 두 제 반만 먹으면 나을 건데 그래요.
그러면 그 처방을 좀 가르쳐 주시오 했더니 당신 약 장사 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
장사하려는 것이 아니고 동생을 살리려면 처방을 꼭 좀 알아야 되겠다고 졸랐더니 실장산이라는 약을 쓰면 된다고 그래요.
들어보니 처음 듣는 처방이라.
안 잊어먹으려고 몇 번을 외웠어요.
육두구(肉荳韮), 후박(厚朴), 진피(陳皮), 창출(蒼朮), 목향(木香), 감초(甘草) 등 아홉가지가 들어간 약이라.
그거 달여서 먹고 병원서 죽는다는 사람이 아주 깨끗하게 나았소."
권 옹은 자신의 표현대로 몇 가지 질병을 똑 떨어지게 고칠 수 있는 비방을 지니고 있다.
똑 떨어진다는 말은 환자를 사오십 퍼센트쯤 고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백 퍼센트를 완벽하게 고친다는 뜻이다.
권 옹은 주로 약초를 써서 환자를 치료한다.
복잡한 처방보다는 단방을 많이 쓰는데 이 단방 중에 이른바 똑 떨어지는 효험이 있는 것이 많다.
권 옹이 즐겨 쓰는 약초 중에 해소나 기침, 천식 등 모든 종류의 기침을 똑 떨어지게 고치는 약초가 있으니
이 풀을 권옹은 만병초(萬病草)라고 부른다.
이 만병초는 태백산이나 설악산 꼭대기에 자라는 철쭉과에 딸린 늘푸른떨기나무인 만병초가 아니고,
시골의 논둑이나 묵은 밭 같은 데서 드물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겨울에도 파랗게 살아 있는 이 풀은 아직 식물도감에도 실려 있지 않은 희귀식물로 권 옹은
이 만병초로 기침환자를 꽤 여럿 고쳤다.
만병초는 모든 종류의 기침에 특효가 있다.
이것을 계절에 상관없이 아무 때나 한 광주리쯤 뿌리채 뽑아 푹 달여서 그 달인 물로 막걸리를 담가서 먹으면 된다.
대개 두 번쯤 만들어 먹으면 아무리 오래 되고 완고한 기침이라도 반드시 낫는다.
막걸리를 담가 먹기가 귀찮으면 그냥 물로 달여 먹어도 된다. 약간 비릿한 풀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주왕산에 사는 어느 스님을 찾아간 일이 있는데 그 스님도 병자를 고치는 사람이라.
그런데 스님은 못 만났고 그 밑에서 배우고 있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콜록콜록 기침을 해요.
명의와 같이 살면서 어째서 기침을 못 고치고 있느냐고 물으니 약을 먹고 있는 중인데 먹다가 말다가 하기 때문에 안 낫는다고
그래요.
먹고 있는 약이 뭔가 봤더니 길경이라. 길경이면 도라지인데 이것보다는 기침에 더 좋은 약이 있으니
한 번 써 보겠냐고 물어봤더니 한 번 먹어보겠다는 가라. 그
래서 만병초를 한 소쿠리 주면서 달여 먹으라고 했소.
그 뒤에 다시 주왕산에 갈 일이 있어 들렀더니 이 젊은이가 기침을 안해.
전에 기침이 하면 가래가 나와서 가래를 밖에 나가서 뱉기가 귀찮으니까 방안에 왕겨가 들어 있는
그릇을 갖다 놓고 왕겨에 가래를 뱉곤 했는데 이번에 보니까 가래를 뱉는 그릇이 없어.
만병초라는 것이 기침에는 신기하게 나아요. 몇 사람을 술로 담가서 먹였는데 다 효험을 봤어요."
만병초는 기침 뿐 아니라 여성의 냉증, 생리통, 자궁염, 편두통, 자궁물혹, 염증질환 등 여러 가지 병에
거의 만병통치라고할 정도로 효력이 있다.
본래 권 옹이 사는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사는 어떤 사람이 이 만병초로 막걸리를 만들어서 한 되에
30만원씩 받고 팔았는데,
기침 뿐 아니라 폐병, 심장병, 부인병 등 온갖 질병에 효험이 있다고 소문이 나서 찾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권 옹이 찾아가서 그 술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려고 애를 썼으나 아예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그는
그 사람이 밤중에 약초를 채취하러 들에 나가는 것을 몰래 미행해서 그 풀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를 알아낸 것이다.
이 만병초라는 식물은 경상북도의 안동과 예천, 군위, 청송, 경상남도의 하동, 진양, 전라남도의 구례, 광양,
전라북도의 익산, 전주, 충청남도의 태안, 서산 같은 곳에 자란다. 추위에 약하여 경기도와 강원도에는 자라지 않으며
초여름에 꽃대가 올라와서 꽃이 자색으로 피고 겨울에도 죽지 않는다.
물론 <본초강목(本草綱目)>이나 <동의보감(東醫寶鑑)>, <방약합편(方藥合編> 등
어떤 의학책에도 이 풀에 대한 기록이 없고 의사나 한의사 중에도 이 식물을 아는 사람이 없으며
식물도감에도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렇게 신통한 약효가 있으며 거의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약초가 어떻게 아직
식물도감에도 실려 있지 않은지 이상한 일이다.
중풍, 치질, 간질, 축농증, 당뇨병 등을 치료
권 옹은 중풍, 안면신경마비, 간경화증, 해소, 천식, 치질, 정신병, 간질,
퇴산증, 관절염, 신경통, 골다공증, 무좀, 요통, 당뇨병, 액취증, 축농증 등을 고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암환자는 아직 고쳐 본 경험이 없으므로 암을 꼭 고치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권 옹은 주문을 외어서 와사풍을 고치기도 한다.
와사풍은 중풍의 한 종류로 얼굴의 반쪽이 마비되어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눈을 감고 뜰 수도 없게 되는 질병이다.
주문을 외어 질병을 고치다니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효험이 있다고 한다.
"내가 열 여덟 살 때에 주문을 외어 와사풍을 고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뒤에 정말로 주문을 외어 병을 고칠 수 있는지 궁금하게 여기고 있던 중에 어떤 역술을 하는 사람이,
이 사람은 택일하고 사주 보는데 실력이 최고인 사람인데,
이 분이 와사풍에 걸린지 3년이 되어 안동 학가산 밑에 사는 어느 노인한테 찾아갔어요.
입이 한쪽으로 돌아갔으니 아무한테도 얼굴 보이기 싫어서 명주로 된 수건을 얼굴에 쓰고,
눈물이 시도 때도 없이 질질 흐르는 것을 손수건으로 닦으면서 찾아간 거라. 그 노인의 이름은 김산이라.
아무리 병을 잘 고친다 해도 입 돌아간지 3년이나 됐으니 낫겠냐 싶었소. 그
런데 이 환자가 3-4일 뒤에 돌아왔는데 이미 다 나았어요.
어떻게 치료를 하더냐고 물으니 사람을 앉혀 놓고 작은 소리로 주문을 중얼중얼 외우더라고 해요.
그것 참 희안하다,
나도 그 기술을 꼭 배워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사는데 바쁘다 보니 잊어버렸어.
그런데 몇 해 전에 읍에 이발하러 나갔다가 의자에 앉아 머리를 깍고 있던 사람이 이웃 동네에 사는
할머니가 구안와사에 걸려서 안동 어디어디에 가서 치료를 받았더니 나았다는 말을 해요.
그 소리를 들으니 얼마나 반갑던지 머리를 깎느라고 의자에 앉이 있는 사람을 얼른 내려오라고 졸라서 꼬치꼬치 물었어요.
그 사람이 구안와사를 어떻게 고친다고 하더냐고 물으니 그 할머니의 딸이 옆방에서 들어보니
뭐라고 중얼중얼 경문을 외우더라고 하는 거라. 옳다,
옛날 그 노인네가 아직 안 죽었구나 하고 그 집을 물어서 찾아갔어요.
모르는 집을 찾는다는 것이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라. 한참을 물어물어서 찾아갔는데 거기가 직산 정씨네들이 많이 사는 동네요.
집안에 들어서면서 계십니까 하고 인사를 하니 젊이 새댁이 나와.
그래서 이 댁에 와사풍을 잘 고치는 노인이 계시냐고 물으니 우리 시아버지라고 해요.
이 방에 계시다고 해서 들어가 보니 키도 크고 체구가 당당한 노인네라.
인사를 하고 앉으니까 손님은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요.
그래서 나는 예천읍 생천에 사는 누구인데 어르신네께서 입 돌아간 병 잘 고친다고 해서 그것을 좀 배우러 왔습니다
그랬더니 가르쳐 주겠다고 해요. 요새 그런 것 배우려는 사람이 어디 있겠소?
아프면 다 병원에 가기 빠쁘지.
그 노인이 86살인데 젊은 사람들한테 가르쳐 주려고 해도 싫다는 판이니 그 노인이 죽으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게 될 것 아닌가.
주문을 외어 와사풍 치료
그래서 그 노인한테서 경문을 외어서 와사풍을 고치는 기술을 배웠어요.
배우고 나서 그 노인한테 어르신네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절대로 내가 그 기술을 써 먹지 않겠습니다 하고 약속을 했어요.
그 노인은 몇 해 뒤에 돌아가셨고, 그 뒤에 내가 두 사람을 그 방법으로 해 보니 잘 나아요.
그런데 세 번째로 내가 와사풍이 와서 해 보니 듣지를 않아요."
간염이나 간경화에는 노나무를 주로 쓴다.
노나무와 함께 솔잎, 굼뱅이, 돌미나리 같은 것을 달여 먹게 하거나 머루덩굴이나 뿌리를 달여 먹고 다슬기국을 많이 먹게 한다.
다 낫는 것은 아니지만 효험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잘 아는 사람의 아들이 간경화에 걸렸어. 영주에 사는 사람인데 집이 부자라.
돈이 산더미같이 있는 사람이오. 그 집에 한 번 가 봤더니 방안에 수 백가지 약재를 산더미만큼 쌓아놨어요.
약방보다도 약이 더 많아.
대체 어디서 이 많은 약을 다 모았냐고 물었더니 누가 좋은 처방이 적혀 있는 책을 하나 전해 주기에
그 책에 적힌 약을 몽땅 구해다가 아들한테 먹여 볼 연구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 사람도 남의 병을 고쳐 주는 것으로 돈벌이를 하는 사람이니 나쁜 소리 들을까봐 남한테 얘기는 못하고
혼자서 고민을 하고 있는 참이었소.
맏아들이 나이가 마흔인데 간경화라. 병원의 의사들은 가망이 없다고 했고.
복수가 차서 배가 남산 만하고 똥오줌이 나오는 줄도 모르고 나와요.
그 사람이 '아들을 살릴 수 있는 무슨 비법이 있겠습니까' 하고 묻기에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 번 내 방법대로 해 보시렵니까 이렇게 대답을 했더니 의사들도 포기한 거 되겠냐면서 고개를 흔들어요.
그런데 둘이서 하는 얘기를 밖에서 할머니가 다 들었던 모양이오.
식사대접을 받고 나오려는데 할머니가 '부탁이니 다음에 꼭 한 번 더 오십시오' 하면서 돈 5천원을 주머니에 넣어줘요.
차비 5백원이면 올수 있는 곳인데 5천원을 주었으면 뭔가 나한테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인데,
내가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도 그냥 둔다는 것도 안될 일이고.
집에 와서 하룻밤 자고 난 뒤에 노나무를 베러 갔소이다. 노나무라는 것이 이 근처에는 귀해요.
여기서 차를 타고 한참을 간 뒤에 십리를 걸어가야 큰 노나무 하나가 있어요.
노나무 가지를 잘라서 찻길까지 끌고 나와서 10리를 더 온 다음에 그 집에다 전화를 했어요.
내가 약나무를 구해 왔으니 가져 가시오 했더니, 몇 시간 뒤에 가지러 왔어요.
이거 약이라고 할 수도 없으니 받으시오 했더니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면서 돈을 3만원 줘요.
내가, 그 돈 도로 넣으시오, 3만원이 아니라 3억이 들어도 생명은 못 구하는 것이니
이 약나무를 가지고 가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달여 먹이기나 하라면서 돌려보냈어요.
얼마 뒤에 아들이 그것을 먹고 이제 좀 나아서 살만 하다고 하면서 막걸리를 몇 병 받아가지고 왔어요.
그 약이 천하영약이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백혈병에는 뭐가 좋은 약이냐고 물어요.
백혈병에도 역시 그 약나무가 좋다고 했어요.
노나무라는 것을 잘라 보면 속이 노란 것이 옻나무와 닮았어요.
이것도 옻나무처럼 만지면 옻이 올라요. 피부가 벌겋게 되고 가렵고 열이 나.
그러니까 독이 있어서 함부로 쓸 수는 없고 잘 쓰면 간경화나 간염 같은 데 좋은 효과 볼수 있는 거요.
전에 경북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B형 간염이라 노나무를 구해 달라고 해서 구해 주었더니 그거 푹 고아 먹고 효과를 봤다고 해요. 그러더니 나중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니까 재발했다고 했어.
경북 의성의 어느 마을에 노나무가 큰 것이 하나 있는데 그 마을에서는 가지를 잘라 술도 담가서 먹고
단술도 만들어 먹는데 팔다리 아픈데도 잘 낫더라는 거라.
본래 그 집에서 살던 사람이 이사를 가면서 새로 이사오는 사람한테 그 나무를 10만원을 받고 팔았다고 해요.
노나무가 간병에는 최고 명약이고 신경통, 관절염, 신장염 이런 데도 잘 낫는 약이오."
재발 않는 치질 치료법
치질은 치료가 몹시 어렵고 고약한 병이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으나 자신있게 권할 만한
치료법은 아직 없는 형편이다. 그는 치질을 거의 백 퍼센트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인근 마을에 사는 박선생이라는 분한테 배웠다.
"치질을 틀림없이 고치는 이가 있는데, 아무리 가르쳐 달라고 해도 그 방법을 안 가르쳐 주는 거라.
결국 내가 아는 것하고 당신이 아는 것하고 교환하자고 해서 배웠어요.
그 약이 뭐냐 하면 금계랍(金鷄蠟)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요,
그것이 염산키니네인데 이것에다 초산을 천 분지 1로 섞어서 주사하거나 바르는 것이라.
본래 주사하는 거지만 바르기만 해도 나아요.
내일 시집갈 처녀가 오늘 저녁에 발라도 당장 통증이 멎고 나아버릴 만큼 효력이 빨라요.
이게 치질 뿐만 아니라 다른 염증에도 효험이 커요. 내가 어느 날 자고 나니 귀가 시커멓게 되고 고름이 나오는 거라.
이거 당장 낫는 약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그 치질 고치는 이가 왔어요.
귀에서 고름이 나오는데 댁의 약으로 고칠 수 있겠느냐 물으니 그거야 낫지 그래.
그러면 한 번 발라달라고 했더니 딱 두 번 바르고 싹 나아 버렸어."
권 옹이 난치병을 고치는 치료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다음에 소개하는 것들은 다 그가 경험을 통하여 확인한 것들이다.
※집터를 잘못 건드렸거나 집수리를 제대로 못해서 동티가 났을 때에는 향나무를 한 아름 잘게 쪼개서
큰 솥에 넣고 푹 삶아서 그 물을 한 그릇 마시고 일부를 온 사방에 뿌린 다음 남은 물로 목욕을 하면 깨끗하게 낫는다.
또 겨드랑이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 액취증에도 향나무 달인 물을 한 그릇 마시고 그 물로 목욕을 하면 악취가 깨끗하게 없어진다. 대개 한 두 번 하면 낫는다.
※당뇨병에는 약이 하도 여러 가지로 많아서 오히려 치료가 더 어렵다.
혈당을 낮추는 데에는 차전자 잎, 그러니까 질경이를 뿌리채 캐서 달여서 먹으면 혈당이 금방 내린다.
또 덩굴딸기나무 뿌리를 캐서 푹 고아서 먹어도 혈당이 내린다. 그러나 이런 것 가르쳐 줘 봤자 귀찮아서 구해서 먹지 않는다.
※당뇨병을 뿌리뽑으려면 소 쓸개 안에 쥐눈이콩을 넣어서 불린 다음 다시 말려서 가루내어 복용한다.
여러 가지 방법 중에 이 방법이 가장 뚜렷한 치료효과가 있다.
당뇨병을 근치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누구한테나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때 당뇨병이 몹시 심한 사람은 영양보충을 충분히 하면서 복용해야 한다.
※안면신경마비 곧 구안와사에는 자래초라는 풀을 도토리 껍질에 짓찧어 다져넣은 다음 그것을 마비된 쪽의 반대쪽
손목에 붙이고 반창고 같은 것으로 잘 싸매어 둔다.
자래초는 놋동우라고도 하고 표준말로는 개구리자리라고 하는 미나리과에 딸린 독초이다.
하룻밤 자고 나면 자래초를 붙인 부위가 헐어 진물이 흐르는데 그 헌 부위가 마르지 않도록 자신의 침을 계속 바른다.
일주일에서 열흘쯤 지나면 헐었던 자리가 다 아물고 진물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데 그 때쯤 해서
안면의 마비가 풀려 삐뚤어졌던 입이 바로 돌아온다.
도토리껍질이 너무 작으므로 소주병이나 콜라병의 뚜껑을 쓰기도 한다.
또 이것을 손목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마비된 반대쪽 뺨 한가운데 붙이기도 한다.
20년이나 30년 된 것도 반드시 완치되며 자래초를 짓찧어 붙였던 자리에 흉터가 생기지만 몇 달쯤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
※축농증에는 느릅나무뿌리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거기에 죽염가루를 섞은 다음 고운 천으로 걸러서 병에 담아두고
그것을 솜에 묻혀 잠자기 전에 코에 넣어 두면 잘 낫는다.
콧구멍 두 개를 다 막으면 숨을 쉴 수 없으므로 하루는 왼쪽 콧구멍 안에 넣고
다른 하루는 오른쪽 콧구멍에 넣는 식으로 번갈아 넣도록 한다.
처음에는 코가 좀 따갑고 우리하니 아프지만 좀 지나면 괜찮아진다.
20일에서 한 달 보름쯤 열심히 치료하면 웬만한 축농증은 고칠 수 있다.
느릅나무는 시골사람들이 소춤나무,
또는 코나무라고도 부르는데 물에 담가두면 끈적끈적한 코 같은 진이 나온다.
※퇴산증 곧 불알이 늘어져 한쪽 불알만 커지는 병에는 매미껍질 곧 선퇴(蟬退)를 쓴다.
매미껍질 한 되를 푹 달여서 식힌 다음 그 물에 손수건을 적셔서 커진 불알에 붙인다.
붙이면 매미울음처럼 시원한 바람이 나면서 낫는다. 매미껍질 말고 매미애벌레인 굼뱅이로 고치는 방법도 있다.
굼뱅이를 약한 숯불 위에 놓고 바늘로 찌르면 체액이 나오는데 그것을 솜에 묻혀 역시 커진 불알에 바른다.
바르면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양쪽 불알이 크기가 같아지면 더 바르지 말아야 한다.
너무 많이 발라서 한 쪽 불알이 더 작아지면 그것을 다시 크게 하는 방법은 없다.
※신장기능이 쇠약해서 오는 요통, 곧 신허요통에는 지네가 좋다. 그는 자신의 허리병을 지네를 푹 고아먹고 고쳤다.
"신허요통은 진액이 부족해서오는 것이라. 곧 신수(腎水)가 모자라서 오는 것이니 신장기능을 보해야 해요.
늙으면 피가 탁해지므로 청혈제를 겸하면 좋아요.
내가 전에 벽돌을 찍고 나서 허리가 아파 꼼짝도 못하고 앓아누운 적이 있어요.
하루에 1천3백60장을 찍었는데 보통 젊은 사람이 많이 찍어야 4백장 밖에 못 찍는거라.
그런 것을 나이가 환갑이 지난 내가 그 세 배도 더 찍었으니 어떻게 되겠소.
허리가 아파서 돌아눕지도 못하겠는데 다른 사람들이 들여다 보고 저건 못 고친다고 해요.
아무도 못 고친다는 것을 내가 지네를 한 달 동안 먹고 고쳤소.
지네에는 독이 있으므로 발을 떼고 생강으로 법제를 해서 먹어야 한다고 했으나 독이 바로 약이 아닌가.
나는 발을 떼어내지 않고 또 생강법제도 하지 않고 가루내어 먹었소.
깡통에 넣고 멸치 굽듯 구워서 한 번에 일곱 마리씩 가루를 내어 날계란에 풀어서 먹은 거요.
그렇게 25일쯤을 먹고 나니 어느 날 눈이 훤해져서 멀리 학가산이 말갛게 보여요.
늙으면 눈이 침침해져서 전에 잘 보이던 것도 잘 안 보이게 되는 건데, 지네를 먹으니 눈이 밝아지더란 말이오.
그러고 나서 허리 아픈 것이 말끔하게 나아서 뽕나무를 한 리어카씩 짊어지고 다녀도 무거운 줄 몰랐어.
지네를 독을 제거하면 약도 줄어드는 거라. 다발로 묶어서 파는 거 여러 다발 먹은 뒤로 지금까지 허리 아픈 것을 모르고 살았소."
공짜로 병 고쳐 주고 욕 먹기 일쑤
권ㅇㅇ 옹은 만나는 사람마다
무언가를 베풀고 도움을 주고 싶어하며 또 자신도 무엇이든지 배우고 싶어서 애를 쓰는 사람이다.
그는 배움에 대한 열정, 배움에 대한 갈증을 타고 났다.
언제 어디서거나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지 그는 대화하기를 좋아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나
질병으로 신음하는 사람을 도와 주려고 애쓴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것을 혼자 알고 있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다.
어리석은 사람들한테 바른 길을 가르쳐 줘 봤자 받아들이기는 커녕 도리어 멸시와 조롱만 당히기 일쑤다.
그에게는 아는 것이 가장 심각한 병이다. 진리는 핍박을 받고 조롱당하며 외면당하기 마련이 아닌가.
"나는 버스를 타고 여행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면 늘 옆에 앉은 사람과 이야기를 해요.
차 탈 때 내 옆에 앉는 사람은 참 운수 좋은 사람이오. 얘기 잘 하지, 점심 사 주지, 돈 없다면 돈 꾸어주지.
나는 내 옆에 오는 사람들이 누구라도 무언가 도움이 필요해서 오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래서 말 한마디라도 도와 주려고 노력하고 있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 주는 것 그게 바로 덕을 쌓는 것이 아니겠소."
가끔 사람을 도와 주고도 오히려 멸시를 당하고도 그는 실망하지 않는다.
또 수많은 사람을 겪어 본 까닭에 이제 사람을 한 번 보기만 해도 저 사람이 말을 들을 사람인지 안 들을 사람인지를
알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죽을 사람한테 살 수 있는 방법을 일러 줘도 안 하는 사람이 많아요.
전에 박씨 성을 가진 영감이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약을 공짜로 만들어 줬어요.
그런데 먹지를 않았어. 알고 보니 집에 있는 할머니가 먹지 말라고 한 거라.
유명한 병원에서도 못 고치는 병을 그까짓 촌영감이 고칠 리가 있느냐,
만약에 이 약이 그렇게 좋은 약이라면 그걸로 돈 벌어먹지 당신한테 공짜로 줄 리가 있겠느냐,
이러면서 약을 쏟아 버린 거요. 그러니 영감은 약을 먹어보지도 못 하고 당뇨병으로 죽었어.
그런 뒤에 그 할머니를 우연히 만났어요. 내가 물었어요.
당신 영감이 당뇨병으로 죽었는데 당신이 약을 공짜로 주는 것이라고 못 먹게 했다는데 그게 사실이냐.
할머니가 자기가 못 먹게 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요.
죽을 사람을 살리려고 해도 정말 어려워요.
돈이 많으면 돈이 많다고 안 먹고, 돈이 없으면 없다고 안 먹고,
아무리 좋은 비법을 가르쳐 줘도 듣지를 않아. 사람이 알면서 안 가르쳐 주는 것도 죄요,
함부로 가르쳐 주는 것도 죄를 짓는 것이라. 사람이 알면 알수록 심각해지는 법이 아니겠소.
하늘이 아는 것을 사람이 함부로 가르쳐 주면 그것이 바로 천기를 누설하는 것이라.
옛날에 나한테 풍수를 가르친 스승이 있었소. 지금은 돌아가신지 오래 되었지만,
그 분은 어떤 무덤이든지 한 번 보기만 하면 저 묘를 쓴 사람의 형제간이 몇이고 집안이 어떻게 되어 있으며
어떻게 될 것인지를 귀신같이 아는 분이었소.
그 분한테 사람들이 명당을 잡아달라고 부탁하면 명당을 찾지 말고 당신이 그 명당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가,
명당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를 물었소.
명당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명당은 얼마든지 있는데 명당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오."
기인은 영혼이 괴롭고 범인은 육신이 괴롭소
권 옹은 단순히 육신의 병만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의 병, 정신의 병, 영혼의 병을 고치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그를 찾아가는 사람은 육신의 병을 고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세상을 사는 이치 같은 것을 더 깊이 깨닫고 나오기 마련이다.
"요즘 세상은 물질을 우선하는 세상이라.
외국에서 유명한 대학 나오고 비행기 타고 다니는 사람 아니면 사람 대접을 못 받아.
배운 거 없고 가난하면 멸시가 심해요.
사람이 잘 나고 배운 것이 많으면 남을 멸시하기 쉽고 나쁜 짓 많이 하기 마련이라.
자비심이 없어져요. 배운 놈이 못 배운 사람 등쳐 먹는 세상이니 이것이 금수(禽獸)세상이라.
물질이 풍부할수록 정신은 메말라가기 마련 아니겠소. 이 금수세상에서 진짜 인간은 과연 어디에서 찾겠는가.
전에 제주도서 온 어떤 이가 밀감 나무에 밀감이 하나 달리려면 밀감 잎사귀가 스물네댓개는 되어야 한다고 해요.
사람도 마찬가지라.
스물네댓 명 중에 사람 같은 사람이 한 사람쯤 있는 거요.
풍수를 봐도 그렇지 않소. 산능성이 수십 개 중에 명당이 하나가 있는 것 아니오.
나는 늘 손해보는 것을 각오하고 사람을 대해요. 그러니 손해 볼 것이 없는 거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 참 행복한 노인이라고 말을 해요. 아들 딸 6남매 모두 잘 자라서 잘 살고 있겠다,
농사 지을 땅 있으니 먹고 살 걱정 없겠다 뭐가 부러운 게 있느냐고.
그러나 옛말에 기인(奇人)은 마음이 괴롭고 범인(凡人)은 육신이 괴롭다고 했소. 나는 마음이 늘 괴롭소."
2005, 4, 17. 운림.
|
첫댓글 새벽에 일어나 훌륭하신 어르신의 민간처방법과
세상사는 얘기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좋은 말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넘넘 감동입니다. 단번 에 끝까지 보고 스크랩도 해 갑니다.
신약세 참 좋은 곳입니다. 넉넉한 나눔 욕심없는 나눔 배우고 갑니다.
참좋고 유익한 민간처방 감사하게 잘보았습니다
유익하고 좋은정보 감사히 잘보고갑니다
좋은 정보 항상 감사 합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장문의글 읽고 많이 배우고갑니다 캄쏴 ㅎ
처음부터 마지막 까지 읽고나니 마음이 부자가 된것 같아요.
사람이 외모보다 속이 중요함을 다시한번 일께워 주시니 감사 합니다.
신비스런 경험담을 읽으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습니다. 회원들에게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 합니다
너무나 귀한 정보들이 많이 있네요. 잘 기억해 두었다가 요긴하게 사용해야 될텐데 잘 보관해 두고도 그것을 잊어버리니 참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날 잡아 정리좀 해 두어야 겠네요 지기님 감사합니다.
좋은정보 너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은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권00 님의 삶의 철학이 돋보이네요. 저도 인연되는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는 삶이기를 ......
좋은말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 공부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마무리 글이 공감이 되네요...잘 보고 갑니다
제 건강에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명당의 주인이 될 자격' 이란 부분에서 공감 합니다. 그 자격에 부응하려는 바른마음 때문에
언제나 괴로워지리라 생각됩니다. 고마운 공부였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더 부끄럽게 하는 글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좋은글 보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유익한 정보 잘보고 갑니다
시대에 따라 세상 구석구석 기인들을 배치해 놓으셨군요.
귀한 정보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정보...잘읽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감사감사합니다.
귀한 정보 감사 합니다,,
공감 가는 글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감사드림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유익하고 귀한 정보 감사합니다.
귀한 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