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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름 단기사회사업 광산지역 활동 23기 수료사 - 강희연.hwp
2017년 여름 단기사회사업 광산지역 활동 23기 수료사
강희연
“사회사업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철암에서 광활을 해라!”
2016년 겨울 구슬 팀부터 시작된 강희연의 사회사업 인생 중심 찾기.
그 가운데 선생님, 선배님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씀은 ‘광활을 해라’입니다.
휴학생 순례단 활동을 했던 광활 20, 22기 민지 지은 한울 선배도 첫 단기사회사업으로 광활을 추천했습니다. 철암의 시원한 여름날과 철암 마을의 인정과 사랑을 느껴보고 오라며 권유했습니다. 시골 단기사회사업의 뿌리이자 원조라고 불리는 철암.
어떤 동네인지 참 궁금했습니다.
한 학기동안 보고 듣고 배운 것은 많았지만, 실천은 처음이라 많이 고민했습니다.
‘내가 가도 될까? 나같이 부족한 사람이 가도 괜찮을까?’
언니 오빠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마음 한편에는 기대감이, 한편에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2017년 3월. 휴학생 순례단이 처음으로 강원도 순례를 했을 때 철암도서관에서 지냈습니다.
처음 보는 낯선 학생들을 반갑게 맞아주시며 음료수를 주시던 김재극 할아버지.
아이들이 꼭 책을 읽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도서관.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마을 목욕탕. 철암은 서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기한 곳이었습니다.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언니 오빠들이 들려줬던 이야기들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2017년 6월 2일. 철암도서관 어린이 면접날이었습니다.
급하게 써냈던 자기소개서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꼼꼼히 밑줄을 치며 준비를 했던 아이들.
“선생님 스쿨핑이 뭐예요? 야영 좋아하세요? 같이 하고 싶어요.”
아이들의 단순한 질문을 시작으로 걱정되었던 마음이 싹 사라지며, 결심이 섰습니다.
이번 여름 열심히 아이들과 뛰어놀고 싶다고, 같이 철암에서 야영을 해보고 싶다고 말이죠.
합동연수 준비과제 중 사업 구상을 할 때 아직 확정도 되지 않았는데 야영만 찾아보았습니다.
과거 선배님들의 이야기, 양식, 흔적들을 쫓아가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2017년 합동연수. 신기하게도 5명의 동료들이 모두 다른 사업을 구상해왔었습니다.
‘그래, 이건 내가 해야겠다. 아이들과 함께 야영을 통해 신나게 놀고 싶다.’ 확신이 섰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각자 다른 꿈과 기대를 품고 왔던 우리 광활 동료들.
그리고 그 꿈들을 모아 철암에서 이루게 도와주셨던 김동찬 선생님, 박미애 선생님.
참으로 고맙습니다. 선배님들이 왜 광활에 꼭 가야한다며 추천했는지 이제야 깨닫습니다.
광활을 하면서 참 편안하게 누리며 지냈습니다.
다른 동료들이 끙끙대며 힘들어 할 때, 혼자 베짱이처럼 여유도 부렸습니다.
신기하게도 마음을 먹고 말만 하면 다 이루어지는 곳. 그곳이 바로 철암이었습니다.
‘인사’를 드리니 관계가 맺어지고, 다시 인사드리니 반갑게 맞아주시고,
또 인사드리니 선물주시고 대접해주시고 이야기 들려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드리니 아쉬움에 손을 꼭 붙잡아주셨습니다. 사랑으로 안아주셨습니다.
철암에서 가장 많이 하고 제대로 한 것은 인사밖에 없는 것 같은데 힘이 났습니다.
걱정이 들지 않았습니다. 근거 없는 믿음도 가졌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이 계시니 잘 될 거야~’ 라고 말이죠.
제 마음을 알아주신 걸까요? 그저 아이들과 인사드리며 놀러 다녔는데 야영이 펼쳐졌습니다.
‘꿀 같은 한 여름 밤’ 17명의 아이들과 신나게 보내고 왔습니다.
아이들이 인사하고 준비하고 부탁드리니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우리 집에 놀러오라며 먼저 제안해주신 조순녀 할머니, 비밀 아지트 알려주시며 아이들 다치지 않게 신경써주시던 김병출 작가님, 언제든 놀러오라고 맞아주시던 김순도 할아버지.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부모님. 이 분들이 계셔서 우리의 야영은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사회사업답게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었습니다.
17명이 어떻게 할머니 댁에서 다 텐트를 치고 자냐며 무모하다는 얘기,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할머니가 부담스러워 하실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꿈나무들 반갑게 맞아주시며 아이들과의 하룻밤이 기대된다고 하시던 할머니.
우리 집은 뛰어놀 마당이 없다며 좋아하던 아이들. 이렇게 맺어진 관계를 놓치기 싫었습니다.
2주간의 빡빡한 준비 일정. 예상과 달리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7명에서 17명으로 아이들이 늘어난 기적.
“오늘부터 도서관 단골 될래요.”라며 도서관으로 숙소로 찾아와주었던 아이들.
모둠별로 모여서 회의를 할 때 알아서 척척 준비했던 아이들.
안내 문자, 전화 드릴 때 아이들 잘 부탁한다며 응원해주셨던 부모님들.
잘 다녀오라며 지지해주었던 김동찬 선생님, 수용 다슬 경화 한솔이.
전화로 영상통화로 늘 힘을 주었던 가족들. 모두가 있어서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꿀 같이 달콤했던 한 여름 밤이었습니다. 1박 2일인데 무슨 추억이 그리 많은지요.
따로 프로그램, 레크레이션이 없어도 스스로 찾아서 놀 수 있는 아이들.
철암에는 잘 놀 줄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잊지 않고 선생님도 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살림살이 빌려주시며 아이들 위해 따뜻한 밥과 국수 해주셨던 조순녀 할머니. 고맙습니다.
철암에서의 한 달. 동네 곳곳에 추억들이 가득합니다.
어디를 가든지 광활! 이라고 이름만 대면 반겨주셨던 어르신들.
와글와글 도서관에 모여 책도 읽고, 자전거 타고, 그네 타고, 딱지치기도 하며 놀던 아이들.
도서관 책 읽어주는 날이면 꼭 제 곁에서 10권이 넘는 책을 1시간동안 함께 읽었던 보아.
매주 광활 팀 보러 찾아와주시고 격려 응원 아끼지 않으셨던 선배님, 선생님들.
헤어질 때 꼭 안아주며 또 보자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사이. 철암과 저는 그런 사이입니다.
언제든지 찾아와도 반겨주며 꼭 안아주며 다시 보자고 하는 곳. 그곳이 철암 도서관입니다.
하루는 참 길었는데, 한 달은 참 짧게 느껴집니다.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졸업 앨범을 펼쳐보며 ‘맞아 이랬었지, 참 즐거웠지’ 아득한 추억으로 느껴집니다.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아쉽습니다. 마음의 고향이라는 의미가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철암에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누리고 갑니다.
첫 번째, 용기를 얻었습니다.
철암에서의 첫 주, 마을 인사. 처음 생각에는 집집마다 돌아다녀 ‘똑똑’ 문을 두들겨 인사를 드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꼭 만나 봬야 할 분은 먼저 약속을 잡고,
그저 동네 한 바퀴 빙 돌아보니 만나야 할 분들을 자연스럽게 만났습니다.
여름이라 집 앞에 있는 평상에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음식도 나눠드셨습니다.
지나가며 인사드릴 때 “얼른 와서 한 입 먹고 가!” 불러주셨습니다.
몇 번 만나 뵙지 못했던 어른들과 함께했던 그 시간들. 짧지만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누굴 만나도 어느 곳에 가도 철암에서의 기억으로 잘 될 것이라는 용기.
남들에게 한 발자국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제는 기대가 됩니다. 인사를 통해 어떤 것들을 함께 할지 상상이 펼쳐집니다.
첫 만남이라는 두려움이 점차 사라져갑니다.
두 번째, 똘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길렀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려웠던 아이들.
자꾸 보고 생각나서 또 보니 아이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관심 가는 일, 좋아하는 것, 말 속에 담긴 의미, 강점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이들이 아닌 아이를 보려고 했습니다. ‘얘들아~’가 아닌 ‘희연아~’라고 부르며 보려했습니다.
많은 아이들과 함께해서 집중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한명 한명을 보려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연이가 잘하는 일, 주은이가 좋아하는 것, 우찬이의 관심사, 정재의 말 속에 숨겨진 의미.
장난꾸러기 같던 아이들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더 알고 싶고,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
진심으로 다가가니 아이들도 다가와주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저희 왔어요!”하며 숙소로 찾아와 놀자고 불러주기도 했습니다.
일상 이야기,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며 ‘선생님’이 아닌 ‘강희연’을 궁금해 하기도 했습니다.
부모님께 아이들의 강점을 알려드리고, 전해드렸습니다.
우리 아이가 그런 일도 했냐며 대견해하시고, 기뻐하셨습니다.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응원 격려해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먼저 나서서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달리 보셨습니다. 우르르 몰려다니며 “안녕하세요!” 큰소리로 인사드리니,
철암 아이들은 밝고 인사를 잘 한다며 좋아하셨습니다. 맛있는 것을 나눠주시기도 했습니다.
내가 달리 보니 사람들이 달리 보고, 내가 깊게 보려하니 함께 깊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아이들을 함께 바라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아이들이 어르신들을 달리 보며 고마우신 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잊지 못할 겁니다.
혼자였다면 불가능했던 철암 살이. 함께한 동료들이 있어서 참 든든했습니다.
다슬 언니. 어르신께 예쁨을 많이 받았던 언니. 언니에게는 누구와 어디에서 만나든 ‘다슬이를 좋아하도록 하는 힘’이 있어요. 서글서글한 눈빛, 예의 바른 말투, 진심을 닮은 경청과 표현. 사랑스러운 애교까지 경로당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할만한 언니. 참 부러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물을 수 있을까’ 늘 고민하던 동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죠.
“일단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 천천히 다가가면 내 얘기를 들어주실 때가 올 거야.”
맞아요. 늘 경청하고 귀를 기울이고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었죠.
언니의 부모님께서 오셨을 때도 “우리 다슬이는 참 경청을 잘해요~”라고 하셨죠.
누구에게나 진심으로 다가가는 언니. 함께해주어 고맙습니다.
수용 오빠. 처음해보는 단기사회사업과 합숙. 혼자 남자여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죠.
든든한 첫째로서 동생들을 살펴주고, 무거운 짐 들어주며 챙겨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빠와 철암에서 밤 산책을 했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모습이 되어 있는 우리. 각자가 처한 환경과 성격은 다르지만 진심은 변치 않기에 이렇게 재밌게 한 달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빠의 우리의 진심이 통한 것 같아 참 기뻐요.
오빠의 강점인 ‘기록’을 활용해 아이와 제안서를 만들기도, 영상을 뚝딱 만들어내기도 했죠.
만들기를 참 잘하는 오빠. ‘언제 이렇게 다했지?’ 항상 오빠를 보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어요. 광활 팀에게 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을 일으켜주었던 수용오빠. 함께해주어 고맙습니다.
경화. 지난 2016년 구슬 4기 막내. 2017년 휴학생 순례단도 막내였던 우리가 2017년 여름 광활 22기에선 둘째가 되었어. 늘 언니 오빠와 함께하며 경화만의 매력과 의견을 당당히 이야기했던 모습. 언제나 궁금증이 넘치며 탐구하고 한 곳을 깊이 파고들어가는 궁금증 소녀 경화.
너와 함께여서 이번 여름도 참 즐거웠어. 철암에서 주말마다 서울에서 손 편지가 끊이지 않았던 경화. 서울에서 친구들과 돈독히 관계를 맺어왔던 것처럼, 이번 철암에서도 관계를 잘 맺어가는 게 보였어. 나라면 어렵다고 생각했을 아이들과의 책 여행. 부모님 댁에 찾아가 인사드리고 소개 부탁드리고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여행. 경화의 꼼꼼한 성격과 매사에 진심을 다하는 마음.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들이 모여서 어디를 가든 사랑받을 수 있는 경화를 만들어가는 것 같아. 너의 끈기와 열정에 늘 박수를 친다. 함께해주어 고마워,
한솔이. 늘 힘든 일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빨래를 하러 교회에 갔던 한솔아. 함께 세제와 섬유 유연제도 팍팍 넣으며 우리끼리의 비밀을 만들어갔던 추억이 생각난다. 먼저 나서줘서 고마워. 아이들과 철암 마을 어르신들이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 김재극 할아버지께서도 그 마음을 아셨는지 언제든지 동요를 부르러 집에 오라고 초대해주셨지. 사람을 생각하는 한솔이의 마음이 참 깊다.
한솔이에게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모이고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어. 귀여운 애교로 철암 어르신들에게 ‘막둥이’ 소리를 듣기도 했지. 누구에게나 진심으로 다가가는 한솔아. 너의 모습을 보니 나도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하나 배웠어.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도전하며 늘 새로움을 찾아갔던 ‘도전하는 한솔이’ 함께해주어 고마워.
김동찬 선생님. 지난 겨울 합동연수 때 똘망한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시던 선생님의 눈망울을 잊지 못합니다. 그 눈을 닮고 싶었고, 다시 뵙고 싶어 철암에 찾아갔습니다. 한 달 동안 즐겁고 기쁜 일도, 지치고 힘든 일도 많았지요. 그래도 언제나 사슴처럼 반짝이던 눈망울. 저희의 이야기를 늘 경청해주시고 아낌없이 사랑을 주셨던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선생님을 보면서 배워가는 게 많습니다. 어르신과 아이를 대하는 태도, 말투, 눈빛, 진심.
그리고 함께 지냈던 한 달. 어디를 가나 선생님 칭찬이 가득했습니다.
“도서관 선생 같은 사람이 없어. 쫓아다니면서 많이 배워. 젊은 사람이 저렇게 이야기를 잘 들어주잖아. 얼마나 고마워. 고향도 아닌데 고향 사람처럼 철암을 아껴주니 참 고맙지.”
이제는 도서관 선생이 아닌 철암 마을 주민으로서 함께 살아가시는 김동찬 선생님.
광활 팀에게 무한한 사랑과 응원 격려 그리고 마을 주민들과 관계를 맺어주심 참 고맙습니다.
한 여름 꿀 같이 달콤했던 철암에서의 한 달. 함께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삶으로 돌아가 다시 꿈을 꾸려고 합니다. 혼자가 아닌 다섯 명의 꿈.
이웃이 있고 인정이 살아나는 동네. 그 동네가 이젠 우리 동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사업이라 이야기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철암에서 배우고 느낀 대로
조금씩 실천하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함께 꿈을 꾸며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갈 그리고 앞으로 펼쳐나갈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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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슬팀 활동으로 전국을 다니며 여러 선생님을 만나고 배웠지. 이번 광활을 하며 알고 있는 것을 직접 느끼고 실천해보는 귀한 경험을 했구나~
배움도 실천도 점점 깊어지는 희연이가 참 멋지고 기대된다^^ 응원해~
동료 한 명 한 명 함께한 추억과 강점 감사 이야기.. 참 좋다. 평생의 좋은 동료로 따뜻하게 만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