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 雪嶽山 (설악산)
盛 名 雪 嶽 兀 雲 中 (성명설악올운중) 유명한 이름의 설악산 구름속에 우뚝해
擧 眼 身 形 山 勢 雄 (거안신형산세웅) 그 모습을 바라보니 산세가 웅장하여라
春 雨 紛 紛 淸 水 下 (춘우분분청수하) 봄비 부슬부슬 내려 맑은 물 흘러내리고
夏 炎 處 處 綠 衣 縫 (하염처처녹의봉) 여름 더위는 곳곳마다 푸른 옷을 입혔네
秋 風 殺 到 楓 波 舞 (추풍쇄도풍파무) 가을 바람 불어대니 단풍 물결이 춤추고
冬 冷 一 變 純 白 宮 (동랭일변순백궁) 겨울 추위에 순백의 궁궐로 변해버렸네
槿 域 乾 坤 矜 妙 景 (근역건곤긍묘경) 우리나라 하늘과 땅 아름다움 뽐내는데
貴 君 彼 地 未 輕 功 (귀군피지미경공) 그대가 거기 있으며 세운 공 적지 않았네
<어 휘>
* 盛 名 : 이름이 널리 알려짐
* 兀 : 우뚝하다
* 淸 水 : 맑은 물
* 槿 域 : 우리나라
* 乾 坤 : 하늘과 땅, 天地
* 矜 : 지랑하다. 뽐내다
* 貴 君 : 설악산을 의인화한 호칭
* 彼 地 : 그곳, 그땅
<감 상>
등산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명산들을 가보게 되었다.
2000년 7월 17일에 아내와 함께 한라산을, 2004년 6월 25일에는 역시 아내와 함께 백두산을,
그리고, 2005년 10월 22일과 23일에는 아내와 함께 금강산을 다녀 왔다. 부부가 함께 다녀오니
더욱 감사했다. 그러면서 이 세개의 산에 대한 감회를 한시로 만들어 두었다.
그런데, 설악산과 지리산은 정상을 가보지 못하였다. 지리산은 노고단까지 두 차례 다녀 왔고,
설악산은 산 아래에서 몇차례 시간을 보내고 다녀 온 정도였다. 근래에 지인 한 분께서 설악산
대청봉을 다녀 왔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온통 초록빛을 띈 초 여름 설악산이 장엄하게 보였다.
(녹음이 우거진 설악산/ 2024년 6월)
그리하여 설악산을 생각하며 이 시를 만들었다. 비록 정상에는 가보지 못하였으나 사사사철의
설악산 모습을 아래쪽에서나마 살펴보았기에 기억을 더듬어 가며 시구(詩句)를 구성해 본다고
고심하였다. 아울러, 기회가 되면 지리산에 대한 시도 한편 만들어 보고 싶다.
사용 운자는 '東 운목'에서 '中雄宮功'을 '冬 운목'에서 '縫'을 사용했다. 상통운이다. 이 시 함련과
경련의 4구절에서 산의 4계절을 표현해 본다고 하면서 시상(詩想)을 전개하였다. 사진은 설악산
대청봉을 다녀 온 閑東 김수용 선생께서 보낸 것이다.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