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 지구로
고성만
하프를 연주하듯 내리는 어스름
항아리 닮은 달
비추는 야생의 숲
반대편 지구는 지금
잎 지는 겨울인가
두툼한 옷 입은 사람들이
어, 추워라
빨갛게 달아오른 스토브 켜진 찻집
누군가 기다리느라
여윈 등불 올리겠지
내가 밝은 낮일 때
더욱 캄캄한 당신
바깥이 환할수록 깊어지는 그늘 속
바람이
등을 밀어서
그곳으로 나
보내주리
ㅡ반년간 《상상인》(2023,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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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만 : 2019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조집 『파란, 만장』. 시조시학 젊은시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