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지인을 통해서 우연히 김바다님을 알게 되었고,덜컥 단공 티켓을 예매한 뒤 아트 오브 파티스와 레이시오스 음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아트오브 파티스를 듣고서 ‘이건 정말 해외에 내놔도 손색없는 밴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었고, 그 뒤에 더 레이시오스 음원을 들었을 때엔 ‘우리 나라에 이런 음악을 하는 밴드가 있었어?’ 라고 혼자 감탄했던 기억이 있네요. 음반이 나왔을 2008년 당시에 알았다면 훨씬 일찍 팬이 되었을텐데 말이죠..
음반은 이미 절판이 되었고 그나마 벅스 뮤직을 통해서 음원이라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하던 찰나에, 레이시오스 음반이 재발매 된다는 주옥같은 소식을 들은 후 얼마나 기다렸는지..
그리고 드디어 지난 10일에 재발매가 되었네요!
카페에서는 쭉쭉 음반 구입 인증샷이 올라오고 후기도 올라오는데, 타국에 사는 저로써는 노래를 들어볼 방법이 없어서 며칠 속만 태우고 있던 와중에,,감사하게도 Yes24에서 익스프레스로 배송을 해주셔서 많이 늦지 않게 음반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딜리버리 완료됐다는 메일을 받고 좀이 쑤셔서 결국 회사에 거짓말하고 일찍 도망온 뒤 집에 오자마자 플레이어로 감상 시작..
도중에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은데 도저히 포즈를 못 누르겠는지라 꾹 참고 끝까지 플레이어 옆에 딱 붙어서 들었어요.
대학 시절,,Tori Amos의 라이브 음반을 들으며 소름 돋아하던 도중 도저히 stop을 못시키고 결국 강의 시간에 늦은적이 있었는데, 간만에 겪어보는 두근거림과 감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 아직 감성이 살아있네요!!
rei님이 이미 정성 가득한 후기를 올려주셔서 여러번 읽어보고 곡 감상할 때 참고도 많이 하고 제 느낌과 비교도 해보고 했었네요.
저 또한 좋은 앨범을 만들어주신 레이시오스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제 개인적인 감상 후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워낙 글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감히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표현은 생략하겠습니다. :)
- 전체적인 앨범의 느낌.
처음 앨범을 한 사이클 다 들었을 때 드는 느낌은 ‘힘을 많이 뺐구나’ 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전의 burning telepathy때 보다 일렉트로닉 쪽에 중점을 두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존 곡들이 갖고 있던 강한 인트로가 많이 사라지고 한편으로는 댄스 비트 같기도 한 도입부가 들어간 대신, 기타와 드럼이 강조되어 사운드는 더 풍부해진 느낌이 들면서 전체적으로 세련되어진 느낌이 물씬 풍긴다고나 할까.
더 많은 대중이 듣기 좋은 앨범으로 바뀐 것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지난 여름, 어릴 적 함께 락을 좋아하던 친구를 만나 아토파 음반을 선물줬더니 한다는 말이,, ‘이제 이런 음악을 듣는 것도 체력이 필요하더라’ 더군요.
예전보다 체력 소모를 덜고 편하게 즐기며 들을 수 있는 음반을 만드는 게 목적이었다면, 일단 성공한 것 같습니다.
- 각각의 곡에 대한 생각.
1. Long Journey / Island
첫 타이틀로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잔잔하게 시작해서 적당히 빨라지는 진행도 좋고, 이 곡이 가진 신비한 느낌, 살짝 몽환적인 느낌도 참 마음에 듭니다.
Into The Rainbow와 짝을 이뤄서 앨범의 오프닝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곡인듯 합니다.
가사가 멜로디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구요.
2. Yeah! Yeah! Yeah!
사실 제목을 먼저 접했을 땐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왠지 레이시오스와 Yeah! Yeah! Yeah! 라는 제목의 곡은 참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거든요.
그러나 막상 들어보니..이것도 꽤 괜찮네..싶더군요.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와 전체적으로 경쾌한 느낌의 곡이라 락팬이 아니라도 좋아할만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다님의 한층 굵어진 보컬도 인상적이었구요.
크레용 팝의 코러스는 정말 참여했다고 하더라…니..그런가 보다..할 정도.
그래도 요즘 인기가 좋다고 하니 곡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죠. ㅎㅎ
3. Love Is All
처음 새 앨범을 들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곡이 이 곡이었습니다.
저 또한 rei님 처럼 이 곡을 그닥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타이틀 곡 후보로 요게 올라가있대서 정말 의아해했었는데, 들어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감히 '환골탈태'라는 말을 갖다붙이겠습니다.
곡 중반부터 강하게 들어간 기타 리프와 휘몰아치는 드럼이 곡에 세련미를 더해줬고, 마무리 또한 키보드 연주가 뚝 끊기던 원곡과 달리 살짝 신디음으로 여운을 줘서 더 마음에 드네요.
대중성도 꽤 있는지라 타이틀 곡 결정할 때 갈등이 참 많았겠다 싶더군요. 저 또한Yeah! Yeah! Yeah! 와 Love is all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쉬울 것 같지 않을듯요. – 뭐 그래도 Yeah! Yeah! Yeah!에 한 표를 던지긴 하겠습니다.
4. Love Song #9
원곡과 거의 다르지 않지만 곡 자체가 부드러워진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톤 다운되면서 시크한 느낌의 곡.
5. 031807
이 곡은 제가 음원 다운로드 할 때 놓친건지, 벅스 뮤직에 없었던 건지..유일하게 원곡을 들어보지 못하고, 새롭게 들은 곡이예요.
Love Song #9과 오버랩 되는 부분이 좋았고, 느린 템포의 곡 이후 분위기 전환을 해주는 곡으로 딱 좋은 곡인듯 하더군요.
곡 순서를 잘 정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이 곡을 들을 때 마다 80년대 유리스믹스의 곡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유로 댄스를 듣는 기분.
과하지 않게 흥겹게 가볍게 듣기 좋은 곡.
6. Punk Not! Sister X
저 또한 바뀐 제목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의미도 이해가 잘 안가는…
왜 제목을 저렇게 바꿨을까요?
제목 빼고는 편곡은 마음에 드는 편입니다.
단 최초의 인트로(?) 부분은 원곡이 조금 더 경쾌한 것 같구요,, 그러나 기존 곡에는 없던 도입부터 깔리는 기타리프와 추가된 백보컬 (백보컬이라긴 좀 뭐하지만..아마 이펙터 등으로 백보컬 효과를 내신 듯?) 이 조금 더 락적인 분위기도 내주면서 분위기를 고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구요.
4번 트랙에서 앨범 분위기가 톤 다운됐다면 5번에서 살짝 풀어주는 느낌, 6번 트랙은 그 분위기를 조금 더 고조시켜주는 효과? 뭐,,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7. Passion Is Love
아..레이시오스 음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곡. 저의 favorite 두 곡은 Passion is love와 Crush인데요.
원곡을 너무 좋아했기에..특히나 두 곡 모두 힘이 빡 들어간 인트로를 좋아했기에 당연히 첨에 들었을 땐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왠지 댄스 그룹이 뿅 나타날 것 같은 인트로? 춤 한판 쳐줘야 할 것 같은 ㅎㅎ
그러나 계속 들어보니 얘도 괜찮습니다.
인트로는 바뀌었으나 중 후반부는 원곡의 형태를 유지해서 오히려 약하게 시작해서 강해지는 느낌이 나네요.
원곡이 힘주고 들어가서 힘주고 끝났다면, 새 곡은 춤추면서 들어갔다가 헤드뱅잉 하고 나올 분위기랄까요.
곡 분위기가 바뀐 것 뿐, 여전히 곡 자체와 이 곡에서의 바다님 보컬이 너무 좋은지라 여전히 my favorite으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8. Crush
새 크러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보이던데요…저는 오히려 크러쉬의 인트로 만큼은 예전 곡이 더 그립네요.
똑같이 쿵쿵 거리는 드럼비트(?)로 시작이 되지만,, 기존의 하드하던 사운드가 곡 제목과도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거 빼곤 여전히 사랑스러운 크러쉬.
Passion is love와 더불어 이 앨범의 클라이막스라 말하겠습니다. 하하.
최근에 상진님 킬러커츠 시절에 낸 음반에 있던 No more pads를 자주 들었던 지라, 머릿속에 여러 버전의 크러쉬가 막 떠돌아다니는 중이네요.
9. 다른 하늘 (Follow)
지난 여름에 바다님, 상진님 페북이 하늘 사진으로 많이 채워지더니만,, 이 곡 때문에 그러셨구나,,싶더라구요.
기존곡에서 이래저래 들어간 여러 전자음이 많이 없어지고 심플해지면서 건반 연주가 메인이 되면서, 군더더기 없이 곡이 훨씬 깔끔하고 세련되어진 느낌이 들어 원곡보다 더 좋아진 곡이네요.
서정적인 느낌도 많이 나고, 바뀐 제목도 마음에 듭니다.
10. Into The Rainbow
Long Journey가 앨범 오프닝을 해줬다면 이 곡은 앨범을 마무리하는 느낌이 많이 드네요.
그런데 따로 떼놓고 보면 이 곡 자체도 좋은 오프닝 곡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구요. 실제로도 공연 때 보니 오프닝으로 많이 쓰시는 곡인 듯 하더라구요.
Long Journey 처럼 신비한 느낌을 주는 곡.
11. Dog Star
Into the rainbow 가 워낙 클로징의 느낌이 강해서 그런지, 다음에 나오는 두 곡은 보너스 트랙같은 느낌이 많이 듭니다.
바뀐 인트로도 맘에 들고 전체적으로 신나고 경쾌합니다만,, 전 오히려 마지막에 추가된 바다님의 샤우팅 부분이 좀 어색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요건 아마 제가 바다님 공연을 많이 못봐서 그런 부분도 있을 것 같네요.
12. Emotional Computer
제목부터 일렉트로닉 락 밴드 타이틀에 맞는 곡인 듯 합니다.
곡 전개도 좋지만 ‘We can move’ 하고 흥얼거리는 바다님 보이스가 매력적인 곡.
-----
오랫동안 바다님 팬이셨던 다수의 카페 분들과 달리, 저는 바다님 및 밴드들을 알아온 지 얼마 안되는 시점이라, 보컬 보다는 전체적인 곡 분위기 위주로 감상이 되었던 듯 합니다.
재발매이지만 전체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히 보이고, 앨범 또한 짜임새 있게 완성도 높게 나온 듯 합니다.
음반 받은 이후로 거의 종일 제 BGM으로 사용되고 있는 중..
다행히 딸 아이도 잘 받아들이네요 ㅎ
부디 다른 많은 이들에게도 새 앨범의 반응이 좋길 바랍니다.
레이오시스 멤버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첫댓글 잘 읽었어요^^ 좋은 감상평입니다^^
어짜피 친분있으니 저두 대노쿠 직설 생각 적습니다^^
전 일번이 좀더 강한 곡( 대노코 크러쉬 ㅋ)였슴 했어요~ 버닝에 익숙해진 저희야 일번 아일랜드가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 앨범 시작곡 으로 너무 좋다구 생각(저도 대환영) 하지만 새로 레쇼스를 접하는 팬들에겐 딱 이노래 싶은 곡이 일번이 되었음 하는 바램이^^
전 새앨범 들을때 일번곡으로 전체 평가를 많이 하는 편이라~ ㅎㅎ::
그리구 예예예! 공감하지만‥전 과한느낌? 을 받았어요 화려한써칭 느낌? 중간 기타솔로가 진짜 좋던데~ 좀 묻히는 갠적으로 패션이즈럽이나 독스타쪽으로 가는것이?어떨까? 하는 ^^;; 그외에는 다공감~ 입니다^^
ㅎㅎ 의견 감사합니다. 제 경우엔 전체적인 앨범의 짜임새를 많이 보는 편이라 (기승전결 뭐 이런 ㅡ.ㅡ), 이번 앨범의 첫곡이 맘에 들더라구요. 하지만 첫 곡이 그 앨범의 호불호를 많이 좌우하는 것도 사실이긴 하죠.
첫 곡으로 눈에 띄는 걸 넣으라고 한다면 당연 오리지널 버전의 패션 이즈 럽이나 크러쉬로..
그리구 하나만 더ㅋㅋ 전 새로운 시스터X 역시 제목이 이해? 안가는 거슨 동감~ 이구요^^무슨 뜻인지 당최ㅡㅡ;; 편곡 자체는 전 진짜 세손가락 안에 뽑겠습니다
제느낌엔 이곡이 진짜 세련된(개취입니다‥^^)~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언능 권해주고 싶은 ㅋㅋ~ 들으면 들을수록 좋더군요^^~
아..저도 Punk Not! Sister X 좋아요...느낌 바뀐 곡 중 Love is all 다음으로 요거...
편곡은 너무 좋은데..제목이 쵸큼 아쉽네요.
전체적으로 저와 비슷한 느낌 받으신것같아 무지 반갑고 좋으면서도 혹시 괜히 너무 일찍 제 감상평 올려 선입견 드린건 아닌가 죄송스럽기도하구요..ㅎㅎ 독스타의 샤우팅이나 패션이즈럽의 도입부 같은 경우는 아마도 공연 자주 보셨다면 취향상 분명 저와 씽크 백퍼이셨을것 같아요!! 지연님 포함 여러분들과 제가 가장 엇갈리는 선호는 다른하늘인것 같네요. 이건 김바다의 첫인상이었던 날카로운 고음에 대한 제 집착때문인듯.ㅋㅋㅋ 멀리 떨어져있어도 음악으로 하나되는 동질감 팍팍 느낀 리뷰~~감사합니다!!^^ (어제 새벽까지 플라시보 유투브 생방송 보느라 밤 꼴딱 새서 몽롱합니다~~~~)
아 레이님^^~ 전 레이님 후기 덕에 진짜 용기내서 개취 막 적어대고 있어요^^ 저야 진짜 일년된 신참팬이라 다른하늘 같은 바다님 보컬 위주의 곡은 논하기가 ㅎㅎ:: 어렵습니다 레이님처럼 오래 따르신 분 말씀에 공감하는 바이구요^^ 패션이즈럽은 ~ 저두 첨에는 낯설었는데 도입부가 굉장히 신선하더라구요^^즐때버릴수 없는 첫사랑인곡^^~ 그리고 영대락페서 들은 라이브 패션이즈럽 너무 좋았어요^o^
하하.사실 음반을 받기 전에 rei님 후기를 읽었던지라 - 5번 이상 청취후 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 아마도 감상에 영향을 꽤 미쳤을 것 같기도 해요. 비슷한 부분도 있고 좀 다른 부분도 있고..사람마다 개인 취향이 있으니깐요.
다른 하늘의 경우,,저도 령스님과 같이 바다님 노래를 들은지가 얼마 안되는지라,,그간의 보컬에 대해선 딱히 아는바가 없네요. 그리고 저는 음악을 들을 때 연주 위주로 듣는 성향이 더 있어서 그런가봐요.
독스타의 샤우팅은 아직도 좀 오글오글 하다는..ㅎㅎ
아..멀리 떨어져있어도 음악으로 하나되는 동질감..정말 엄청 공감합니다! 플라시보!!
러브이즈 올 완전 예술이더군요
네..미운 오리새끼 같은 곡이예요 ㅎ 백조로 변신..
난 아직도 부족한가 보우~~ 백만번 더 들어보고 감상평을 써야할듯~ 기분. 날씨. 듣는장소에 따라 아직도 계속 놀랍고 이 신비감속에 감탄사가 저절루 나오네요.Love is all은 이젠 두말하면 잔소리 되는거고 Yeah Yeah Yeah은 귀에 착착 감기는것이 대중성이 있어 대학 축제나 관객과 호응할때 굿뜨 일것같고 Long Journey는 pg.lost의 음악처럼 신비하고 자꾸 뭔가 영상이 떠오르는 곡으로 은근 중독성 있네요. 여튼 난 12곡을 다 사랑하는걸루~~멀리서 나마 해피추석 되길요~~~♥
그러게요..들을 때 마다..감탄사 나오는거 맞죠. 저는 요 며칠 정말 종일 들어댔더니..완전 생활의 BGM이 되어버렸어요. 뭐 하나 빠지는 곡 없이 다 좋다는..ㅠㅠ
언니도 추석 명절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