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광주(송정역)까지 1시간33분. 올해 3월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광주서도 진짜 KTX(고속철도)를 탈 수 있게 된다. 지난 2004년 KTX가 개통하면서 고속철도 시대가 도래했지만, 정작 호남권은 대전 이후로 고속철도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 KTX를 타도 서대전역부터 목포역까지 KTX의 속도는 시속 150∼220km에 불과했고, 광주송정역과 광주역 구간은 시속 100∼160km의 속력에 그쳤다. 고속철도 평균시속 300km에 한참 못미치는 속도였다. 하지만 오는 3월 충북 충주 오송역부터 광주 송정역까지 호남선 KTX 전용선로가 개통되면 서울 용산역부터 광주까지 기존 2시간40분 걸렸던 것이 1시간33분(시속 300km기준)으로 줄어든다.
신형 차량에 객석·좌석 늘어나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와 함께 투입되는 기존 신형 고속 차량은 광주시민들이 좀 더 편안한 탑승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호남고속철도에 투입되는 KTX는 현행 ‘KTX-산천’ 차량보다 좌석간 무릎 공간이 2cm 넓고(KTX 7.5cm, KTX-산천 5.7cm) 좌석 수도 47석이 증가한 410석(특실 33석, 일반실 377석)이다. 객실 좌석의 인체공학적 설계, 모바일 기기용 좌석별 전원 콘센트, 고효율 LED 조명, 항공기 타입의 좌석 테이블 적용 등으로 ‘KTX-산천’에 비해 한층 더 안락하다는 것이다. 또 좌석수 증가로 하루 102회 운행 시 4794명의 수송력이 추가로 확보돼 수송능력도 기존보다 13% 향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광주의 교통체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광주는 향토기업인 금호고속의 영향으로 고속버스가 주 교통으로 자리잡았고 철도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고속버스 기준 광주~서울간 요금이 2만6100원(성인기준)에 소요시간이 3시간 20분이지만, KTX는 3만8600원에 소요시간 2시간 40분이어서 요금 대비 고속버스의 효율성이 낮았다. 하지만 3월부터는 빠른 시간 내 이동을 원할 땐 고속철도, 싼 가격을 원할 땐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등 용도에 맞게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는 호남고속철도 개통시 요금이 미정인 상태. 현재 3만 8600원(용산역-광주송정역·평일 어른)에서 얼마나 인상될지가 변수다.
호남고속철도의 거점역으로 자리잡을 광주송정복합환승센터도 주요 관심사다. 크기 2만 2000㎡에 지하 3층, 지상 11층, 연면적 12만 2000㎡ 규모의 광주송정역환승센터는 환승터미널·주차장 등 환승시설과 문화·관광, 업무·숙박, 상업·유통 등의 시설이 들어서 이용객들의 편의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역 진입 여부·방식 여전히 미지수
이처럼 호남고속철도 개통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광주 입장에서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수도권과 호남권이 2시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해져 광주시는 이를 이용한 관광산업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2015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등에 맞춰 시는 문화관광사업 활성화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광주에서 수도권으로 빨려나가는 ‘빨대효과’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미 경부고속철도 개통으로 대구·부산 등의 교육·의료·유통 등 소비가 수도권쪽으로 옮겨지는 ‘빨대효과’가 나타난 바 있어 광주로선 타산지석을 삼을 필요가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전부터 KTX 개통을 지역 발전의 새로운 전기로 삼고 부정적인(빨대효과) 영향를 막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광주의 유·무형의 자원을 잘 활용하고 고속철도를 활용한 중장기 비전을 수립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관련 광주역 진입 여부도 살펴봐야 할 사안이다. 광주시는 기나긴 진통 끝에 호남선 열차의 종착역을 목포역으로 설정하고 광주송정역으로 진입하는 열차 일부를 광주역으로 되돌리는 스위치백(switchback) 방식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말 혹은 2월초 쯤 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송정역에서 광주역까지 열차를 되돌리면서 드는 시간, 이 과정에 열차가 KTX 본선에 상당시간 정차해야 하는 등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선 이 방식에 부정적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또한 아직 착공하지 않은 광주송정-목포역까지 호남고속철도 2단계 공사도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202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광주송정-나주-무안공항-목포역을 모두 경유하는 호남철도 2단계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만일 2단계 호남고속철도 공사가 완료되면 용산-목포역까지 구간은 기존 3시간 반에서 1시간 59분으로 시간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