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을 마친 후 근처의 흥덕왕릉으로 왔습니다. 신라 42대 왕 흥덕
<안강형 소나무>들이 왕릉을 에워싸고 구불구불 춤을 춥니다
새벽 안개가 깔리는 소나무숲은 정말 신비하겠지요
사진작가들의 성지 흥덕왕릉입니다
햇살이 따끈따끈한 한낮
왕릉은 그야말로 둥지 속에 놓인 봉황의 알.
왕께서 일어나 기지개 켜며 나올 것 같네요
김대렴이 가져온 차씨를 지리산에 심게 한 흥덕왕
김유신을 흥무대왕으로 올려 세운 임금
아내가 죽자 슬퍼하며 새 부인을 들이지 않았던 순정파 흥덕왕
돌아가신 왕의 무덤 앞에서 이렇게 즐거워해도 되남유?
눈부시게 맑은 날
살아있어 정말 좋습니다.
보이시죠? 왕의 무덤이 얼마나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있는지
갑석에 면석에 ,면석에는 12지신까지 ..그리고 사자가 호위를 하며
아라비아장군까지 거느리고 있는거
그렇지만 이미 둥근 무덤에 갇혀 있으니
살아있는 거 보통 기쁨 아니지요
삶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오늘이 가장 젊은 날
살아서 좋고 살아있어 행복합니다
그려요
왕릉은요 바로 그거 느끼러 오능거 아닌감요 ?
멋진 시간! 멋진 인생!
우리는 매일 매일 이 멋짐을 누릴 수 있습니다
스스로 만들기만 하면요
왕릉 앞에서 살랑살랑
꿀잼이 따로 없군요
우리는 가도 조런 이쁜 봉분 해당 없당게
그라이 살아있을 적에 행복하자
친구들아 형님 ,아우들아
삶의 묘미를 충분히 느낀 날 아닌가여? ㅋ
파아란 잔디 아래 누우신 대왕께 하직인사 나누고 떠납니다
금장대 암각화를 보러 왔네요
닳고 삭아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먼먼 예사람들의 살아가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요
신라8괴(八怪) 임을 자랑하는 금장대에 올랐습니다.
눈맛 , 시원한 바람맛 오감에다
달콤한 쮸쮸바의 식감까지
왜 사냐고 물으면
이럴라고 ㅎㅎ
정다운 친구와 나른한 오후의 한때를 이렇게 좋은 곳에 앉아 보낼 수 있는 여유
이럴라고 산다우
아이스바 한쪽에 인생이 왔다갔다하고 철학이 들락날락하고
아래쪽 형산강에 기러기가 날개를 접고 앉았는지
신라 임금님이 만파식적을 만들었는지
선덕여왕이 영묘사에 걸음하셔서 지귀의 가슴에 팔찌를 가만히 얹어 두었는지
원효스님이 도끼자루를 달라고 저자거리를 헤메다니는지
월지 연뭇에 물이 다 찼는지
서출지에 한 노인이 나타나 예언을 했는지
김유신이 김춘추와 대업을 이룰 묘안을 의논했는지
우리 일이 아닙니다. 그저 이 땅에 일어났던 옛날 일이지요
오늘 우리는 생의 한때를 이렇게 오카리나 음률에 실어봅니다
두사람의 오카리나가 우리 예순 일곱을 황홀한 시간 속으로 이끌어 줍니다
참 아름다운 그대. 우리
팍팍한 시간 속에서 누리는 한 줌의 여유가 이렇게 좋을 줄이야
금장대가 숨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것 같습니다
금장대가 감추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여유인 것을
잘 놀고 있네요 ㅠ
게임에 그닥 목숨걸지도 않고
상품에 눈 뒤집히지도 않고
잘 놀았습니다. 금쪽같은 시간을 숨긴 금장대
경주의 팔괴 중 하나인 형산강변의 금장대
꽃이 피고 새가 우는 계절에 또 한번 쉬어갈 수 있을지 다음을 기약합니다
오늘의 마지막 답사처인 신라 29대왕 무열왕릉비 앞으로 왔습니다
마침 해설사님 만나서 늦은 시간이지만 해설을 청했습니다.
삼국을 통일한 웅혼한 기상을 담아 제작한 태종무열왕릉비 입니다.
비신을 잃고 받침돌과 머릿돌만 남았지만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유물입니다
신라를 닮은 굵은 소나무 앞에서 큰 기상을 한번 더 느껴봅니다
비석 때문에 확실한 무열왕릉 임을 알게해주는 무열왕릉 무덤 앞에서 오늘의 활동을 마무리 합니다.
여러곳에 발품을 팔았지만 흐뭇하네요
무언가 한탕 크게 얻어들인 느낌. 보람진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사진도 재미나게 찍으셨고 해설도 맛갈스럽게 하셨네요 웃고 즐기고 갑니다.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햇살이 좋아 봉분도 빛나고 우리들의 모습도 반짝 반짝 빛이 나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