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도 감산 저울질했지만… 웨이퍼 투입 줄이는 감산 대신 기술적 감산으로 '초격차' 유지 클린룸 확대 등 50兆 투자 그대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상당히 컸다. 1위 업체가 감산에 뛰어들면 칩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업계 전반의 수익성도 회복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경영진도 최근 웨이퍼(반도체원판) 투입량을 줄이는 ‘인위적 감산’을 검토하며 득실을 저울질했다.
장고 끝에 나온 결론은 감산이 아니라 투자다. 올해 50조원 규모 반도체 투자를 단행해 연구개발(R&D)과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불황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는 ‘성공 방정식’을 이번에도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반도체 업황 전망은 부정적 삼성전자가 31일 열린 실적설명회(콘퍼런스콜)에서 내놓은 올해 업황 전망은 ‘낙관’보다는 ‘비관’에 가깝다. D램, 낸드플래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주요 제품·서비스 분야에서 “고객사의 재고 조정에 따른 수요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정보기술(IT)산업의 수요 부진 여파로 기업들이 반도체를 구매하기보다 쌓아놓은 반도체를 소진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얘기다. “하반기에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도 언급됐지만 ‘내부적인 기대’라는 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