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겨울 패션가의 주역은 단연 다운(down·솜털) 재킷이다. 찬바람과 더불어 가볍고 날렵한 선의 다운재킷들이 유행의 큰 흐름을 이끌고 있다.
두툼하고 칙칙한 오리털 파카는 사라지고 올해엔 튀는 색상, 슬림한 실루엣의 다운 제품이 강세다. 예년보다 이르게 8월말부터 아웃도어브랜드별로 다운제품의 마케팅이 시작됐고, 스포츠 의류브랜드뿐 아니라 레저, 캐주얼 및 여성 정장브랜드들이 기능과 패션을 강화한 다운소재의 의류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기윤형 K2 디자인실장은 “비교적 따뜻한 겨울이 예상되면서 겨울의 주력상품으로 무거운 코트나 일반점퍼에 비해 가볍고 따뜻하며 세련된 디자인의 다운재킷이 인기”라고 지적한다. 은선영 리복코리아 마케팅과장도 “다운재킷이 캠핑 같은 레저용뿐 아니라 간편한 일상복으로 널리 입히고 있다”며 “정장과 어울리는 디자인 등 다운제품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한다.
거위와 오리의 가슴털을 옷 내부에 채운 다운 제품은 가볍고 따뜻하면서 다른 옷과의 코디가 원활한 점이 특징. 그동안 다운제품은 털 특유의 부피감 때문에 자칫 부해 보여 아웃도어용 위주였지만, 올들어 보다 얇고 날씬하게 소재와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사무복으로도 선보인다.
다운제품으로 검정 진청색 빨강색 외에 분홍 보라 노랑 녹색 등 색상이 화사하고 다양해졌고 번들거리는 질감의 소재도 선보인다. 퀼팅 기술의 개발로 가로무늬뿐 아니라 불꽃이나 물결모양 등 퀼팅 구조도 세련돼졌다. 깃털보다 솜털의 비중을 높여 보온성을 강화하는 한편 신소재 및 퀼팅 기술의 개발에 힘입어 초경량화하는 추세다.
다운제품에선 고밀도의 신소재를 사용해 다운이 덜 새나오도록 하는 한편, 적외선을 흡수해 열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신소재로 보온성을 강화시키는 등 기능성 소재의 개발도 두드러진다. K2의 ‘초경량 슬림다운 재킷’은 소재뿐 아니라 퀼팅에서도 인체구조대로 슬림한 선이 돋보인다. 아디다스의 경우, 지퍼를 2중으로 달아 지퍼의 선택에 따라 꼭 맞게 혹은 넉넉하게 입을 수 있는 ‘아디핏 다운재킷’을 내놨다.
디자인에선 모자를 탈부착하면서 부분적으로 모피를 덧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살린다든지, 여성용의 경우 벨트 장식으로 허리선을 강조하며 ‘슬림 핏’을 추구하는 경향이다. 구소연 휠라디자인실장은 엉덩이를 살짝 덮는 길이의 기본형 다운재킷을 남녀 모두가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추천한다. 남성용은 청바지와 갖춰 입으면 보다 젊고 활동적으로 보인다. 여성은 다운재킷 아래 레깅스나 스키니진 및 발목길이의 부츠를 코디하면 세련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