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중계-감독 열전' 팬 사로 잡다 |
<인천=송정헌 기자 song@> |
5일 전국 4개 구장에 프로야구 1일 최다 관중인 10만1400명이 들어찼다. 식목일 낮경기를 3만 관중 수용 규모의 3개 구장(잠실ㆍ사직ㆍ문학)을 총동원해 치르게끔 스케줄을 짠 KBO의 전략이 얼마간 작용하긴 했지만, 예상밖의 뜨거운 열기에 프로야구 관계자들의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졌다. '빅3' 구장이 모조리 매진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대전구장이 1만500명 만원을 기록한 게 고무적이다. 12년8개월 하고도 13일만의 대전구장 매진은 흥행 대박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대체 이 많은 관중은 어디서, 어떻게 몰려든 것일까. 스포츠조선이 올시즌 프로야구 흥행의 가능성을 진단한다. < 편집자주>
MLB여 안녕 메이저리그 협상 결렬로 중계 경쟁 |
공중파 텔레비전의 메이저리그(MLB) 중계권 협상이 결렬된 점이 한국프로야구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국내프로야구 관중이 급감한 건 방송사들의 치열한 MLB 중계 전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사실이다. 사실 올해에도 한 개인사업자가 MLB 중계권을 따내 케이블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를 하기로 했지만, KBS 하일성 해설위원은 "공중파와 케이블 텔레비전은 파급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자연스럽게 국내 방송사들이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한국프로야구 중계에 전력을 쏟아붓게 됐고, 이는 결국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까지 MLB를 독점 중계하며 노하우를 쌓은 MBC가 독특한 분할 화면 등을 적용해 프로야구를 중계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프로야구 중계의 터줏대감이었던 KBS 역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골프 중계에 올인한 SBS는 예산 문제로 프로야구 중계권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김남형 기자 star@>
8개 구단은 대부분 지난 겨울 부서 통폐합을 통해 마케팅 부문을 강화했다. 프로야구 존립의 첫번째 근간은 결국 티켓 판매량이다. 개막 이전부터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언론 노출을 시도했다. 또한 근거리 원정 경기에 서포터스들이 원정 응원을 갈 수 있도록 하는 등 서로가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어느 해보다 두드러져 보이는 구단간 라이벌 의식도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선동열(삼성)-이순철(LG)의 지략 맞대결은 1위 후보와 꼴찌 후보라는 객관적인 전력을 싹 잊게 만들 만큼 파급력이 컸다. 이밖에도 최근 몇년간 묘한 앙숙이 돼버린 LG와 SK의 자존심 대결, 롯데와 한화의 약진 등이 인기몰이의 중심에 서있다. 근엄하게 뒷짐만 지고 있던 감독들이 올해에는 체면 따위를 무시한 채 "한판 붙어보자"며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는 것도 흥행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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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관계자 사이에서는 그동안 부산의 야구 열기를 어떻게 되살리느냐가 프로야구 인기 회복을 위한 숙제로 논의돼 왔다.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관중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롯데는 지난해 과감한 투자로 FA 정수근과 이상목을 영입했지만 또다시 최하위를 기록, 다시 한번 관중동원 실패의 쓴맛을 봤다. 올시즌 롯데는 한층 상승된 전력으로 시범경기에서 새바람을 일으키며 6승2패로 기아와 함께 시범경기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한 결과는 지난 5일 부산 홈 개막전에서 지난 97년 4월20일 LG와의 경기 이후 처음으로 홈관중 3만명 만원으로 나타났다.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롯데의 전력 상승과 이에 대한 기대감, 한때 '한국의 보스턴'이라 불릴 정도로 뜨거웠던 야구에 대한 잠재 욕구가 맞물려 9년만에 팬들의 발길을 되돌린 것이다. 결국 투자와 구단의 관중 동원 노력도 중요하지만, 팀성적이 야구장으로 관중을 끌어모으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임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 김태엽 기자 tapp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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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직장이 주5일 근무를 하면서 스포츠 관전 문화도 바뀌고 있다. 스포츠를 안방에서 시청하는 수동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경기장을 찾아 관전하며 현장분위기를 생생하게 즐기거나 직접 참가하는 '체험족'이 늘어나는 추세다. 생생한 스포츠 현장을 데이트 장소로 애용하는 신세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5일 야구장에 모인 대부분의 관중들은 가족단위였다. 또 애인과의 데이트를 즐기는 청춘남녀도 많았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무조건 교외로 나가기보다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가까운 야구장에서 승부를 즐기려는 '알뜰족'이 늘어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각 구단이 가족이나 애인과 함께 즐길 만큼의 경기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준다면 야구가 주5일 근무의 최대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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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쁩니다. 그만큼 책임감도 더욱 느낍니다. 팬들에게 더욱 박진감있고, 즐거운 경기를 선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4년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하루 10만 관중을 돌파한 하루 뒤인 6일 KBO 이상일 사무 차장은 여전히 흥분된 목소리였다.
-프로야구사에 의미가 큰 날이었인데. ▶개막전을 4월2일로 할지 5일로 할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었다. 어제(이하 5일)가 식목일인데다 3만관중 3개 구장에서 경기가 열리는 등 초반 대진 카드, 흥행 요소, 그리고 화창날 날씨까지 여러가지가 맞아 떨어졌다. -어떤 요인들이 작용했나. ▶불황 등 어려운 여건이지만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야구를 좋아하신다. 겨울 동안 거물 FA들의 이동과 이순철-선동열 감독의 라이벌 구도, 롯데의 시범 경기 깜짝 1위, 대형 신인들의 등장, 기아와 SK의 강팀 부상, 그리고 작년 코리안 시리즈에서 현대와 삼성의 명승부 등 여러가지 플러스 요인들이 있었다. -4개 구장 모두 만원 사례도 처음인데. ▶어제 인천 문학구장에 있었는데 경기 전은 물론 시작후에도 계속 팬들이 줄을 서고, 주차장의 차들이 막히는 등 대단했다. 못 들어가신 분들이 몇천명은 되는 것 같았는데, 잠실과 사직 구장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목표인 관중 302만 돌파를 낙관하는가. ▶입방정 떨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그러나 어제 KBO와 야구 관계자들이 느낀 점들이 많다. 팬들은 냉정하다. 경기는 박진감 있고 빠르게, 그리고 열심히 하면 팬들이 찾아주실 것으로 믿는다. < 민훈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