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조지와 진보의 법칙, 그리고 불환빈 환불균

[서린민]

★ 다양하고 때론 상반된 견해의 충돌. 그 안에서 자신의 균형감각을 찾는 것이

    진정한 정치사회 입니다.

헨리 조지와 진보의 법칙, 그리고 불환빈 환불균

1. 헨리 조지 (Henry George, 1839~1897)

토지경제학에 대하여 깊이 있게 공부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다. 그 이름 정도는 들어 본 사람들 사이에서조차도 헨리 조지가 토지공유제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당사자로서는 억울하게도) 사회주의자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토지사유화를 반대했을 뿐 인간의 노력이 담긴 모든 산물의 사적 소유를 인정한 면에서 사회주의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공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나 가능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헨리 조지는 초등교육을 마치고 사환․선원․인쇄공․출판사원 등을 전전한 후 독학으로 경제학, 특히 토지경제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한, 그야말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의 평생의 화두는 바로 ‘진보와 빈곤’이었다. 즉, 사회의 생산력은 날로 발전하는데 왜 노동자들은 여전히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가? 빈익빈 부익부의 근본원인은 무엇이며 사회가 지속적으로 진보할 수 있는 법칙은 무엇인가? 이 문제에 대한 연구의 소산이 바로 영어로 출판된 논픽션 중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진보와 빈곤’이다.

그는 이 책에서 사회의 생산력 발전에 따른 이익은 대부분 토지의 독점적 소유자에게 흡수되어 버리는 결과 지대는 상승하고 임금은 하락하여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는바 현실적인 대안으로 지대를 완전히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진보의 법칙

헨리 조지가 이야기하는 진보의 법칙은 한 마디로 ‘평등 속의 어울림’이다. 그는 그 중에서도 특별히 평등을 강조하는데 유사 이래 모든 문명사를 총괄하면서 사회가 평등할수록 문명은 발전하고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쇠락을 면치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대를 거듭할수록 불평등이 누적’되는 사회에서는 사회의 진보를 기대할 수 없으며 '문명을 위협하는 위험은 생산의 용수철이 약한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문명에 고통을 주는 원인, 문명이 사망하는 원인은 바로 불평등한 분배‘라고 강조하며 불평등의 근본이 토지사유화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 이명박 정부의 성장프레임에 갇혀 경쟁적으로 성장타령에 매달리고 있는 여야 주자들이 새겨들어 볼 대목이다. 

3. 불환빈 환불균

논어에도 비슷한 취지의 글귀가 있다. ‘계씨’편에 나오는 구절인데 원문을 보면 이렇다.

‘나는 들으니, 나라를 소유하고 집을 소유한 자는 백성이 적은 것을 근심하지 않고 고르지 못한 것을 근심하며 가난한 것을 근심하지 않고 편안하지 못한 것을 근심한다고 한다. 고르면 가난이 없고, 화합하면 적음이 없고, 편안하면 기울어짐이 없다.’

나는 최근 김두관 지사의 ‘아래에서부터’라는 자서전에서 김지사의 좌우명이 ‘불환빈 환불균 不患貧 患不均’이라는 대목을 읽고 가벼운 탄성을 금치 못했다. 우리 사회가 고르지 못하고 화합하지 못하고 불안으로 가득차게 된 근본 원인이 불평등에 있다는 통찰이 있지 않고서는 좀처럼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아마 김지사 스스로가 뼛속까지 서민이고 몸소 불평등으로 인한 부조리를 체험했기 때문에 자신의 정치철학으로 기꺼이 받아들였으리라.

‘사람이 재물을 모으는 방법은 일하거나 걸식을 하거나 도둑질을 하는 세 가지 뿐이다. 만일 일하는 사람의 수입이 아주 적다면 그것은 너무 많은 사람이 걸식을 하거나 도둑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헨리 조지가 남긴 명언 중의 하나다. 물론 도둑질이 물리적 도둑질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걸식하는 사람은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다. 나는 김지사가 그의 좌우명대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도둑질을 근절시키고 지속적인 진보를 보장할 수 있는 결정적인 조건(평등)을 만들어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거불단]

문재인후보 "운명"을 읽어봤는데 그냥 눈물만 나는데,

김두관도지사 "아래에서 부터" 책을 읽어 보니 희망과 용기가 생기드라구요...절대 공감합니다...

[서린민]

저는 문재인의 운명은 집에 있긴 한데 아직 안 읽어봤습니다. 경선 끝나기 전에 함 읽어봐야겠습니다.

[이혜숙]

어려운 진리 입니다 ... .간단하지는 않은 생각 입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